"열아. 넌 왜 여기 있냐?"
"그게 무슨 소리야?"
"왜 풍월이 된 거냐구. 이렇게 사는 게 좋냐?"

"그건 니가 알아서 뭐하게"
"삶아먹게. 으흐흐흐흐"

가 5/11 본공연부터
 
"그래! 좋아 죽겠다"
"나두 좋아 죽겠다"

로 바꼈더라.

열이의 "그걸 니가 알아서 뭐하게"와 "그래! 좋아 죽겠다"는
둘 다 열이가 담이 때문에 풍월을 한다는 걸
담이에게 알려줄 생각이 없다는 걸 나타내는 말이지만,
태도가 완전 다른 것 같아서 한 번 생각해 봤어.

나도 농으로 괴로움을 가리는 담이의 "삶아먹게"라는 대사를 좋아하긴 했지만,
그 앞의 "그걸 니가 알아서 뭐하게"는
(담이에게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했든 어쨌든)
너무나 명백한 거부라서 사실 좀 불편했었거든.

반면 "그래! 좋아 죽겠다"는
기생질에 대한 담이의 타박에 열이가 계속 둘러대던 말
"등따시고 배부르고 이만한 영화가 어딨냐."와 일맥상통하는 말이고,
어쨌든 기생질이 담이와 함께 조용히 사는 생활을 보장해 주고 있으니까
열이 진심의 일부를 담고 있는 말이기도 하고,
열이 성격상 담이 말을 저렇게 강하게 내치지 못했을 거 같고.
열이 캐릭터에 더 잘 부합하는 대사로 바뀐 거 같아서 일단 잘 바꿨다고 생각.

담이의 "나두 좋아 죽겠다"는
열이가 좋으면 할 수 없는 거니까.
열이가 괜찮다고 하면 저도 어쩔 수 없으니까 하는 말이지.

그래도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거 아니까,
열이도 저도 정말 좋아 죽어서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라는 거 아니까
"나두 좋아 죽겠다" 그러면서 그렇게 슬픈 웃음을 흘리는 거고.

어쨌든 전체 흐름이나 캐릭터 성격상으로는 이 대사 적절하게 바뀐 거 같아.
다만 이전의 "삶아먹게"만큼 임팩트는 없지만.

이렇게 해서 열이는 담이에게 기생질 하는 게 "좋다"라는 말을 또 하는구나.
정말 좋은 것두 아니면서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