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그럴 의돈 아니었는데 겁나 까는후기네... 취존바람요.

흠. 거참 찝찝하네. 내 감상은 이 한 마디로 정리될 수 있겠다..;
재밌고, 소름이 확확 돋고, 돈이 아깝지 않았는데 딱 그 정도. 작품 만듦새 문제 이전에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 나랑 상극이라. 말 그대로 취향이 아니었으.
근데 취향 아니다~ 하고 쿨하게 쓰루하게 되는 극하고는 또 다름. 좋은데 싫은 느낌 알아??;; 더 정확히는 흥미롭지만 딱 거기까지, 감동을 느끼진 못하는 느낌이랄까. 감정이입이 안 돼. 고로 감동도 못 받고. 나한테 오스카 와일드가 딱 그런데(와일드를 비롯해서 탐미주의 색채 묻어나는 계열이 싹 다;) 작품세계가 환상적이고 묘하게 퇴폐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건 알겠고, 썩 재밌게 소비하는데 동시에 너무 싫은 거야, 그 병적인 정서가. 그리고 그닥 가치 있는 예술로 느껴지지 않고. 그래서 실컷 재밌게 봐놓고 결국엔 엄청 까게 되더라. 물론 굳이 따지자면 정서적 친밀감은 블메포>>>>>>>>>>>와일드.  그래도 여전히 불편해. 재밌게 봤는데...불편해. 찝찝해. 이렇게까지 아이들을 괴롭혀야 하나 싶고, 이렇게까지 끔찍하고 자극적이고 멘붕돋는 방식이 아니곤 작품을 풀어갈 방법이 없었나 싶고. 으아ㅏㅏㅏㅏ 내게 무슨 멘붕을 보여준게요ㅠㅠㅠㅠㅠ딱 이 느낌.

배우들 연기가 후덜덜하단 얘기 들었는데 난 무난한 정도..? 이럴 수밖에 없는 게, 극의 초점이 인물 하나하나의 드라마에 가 있다기보단, 그 암울한 분위기, 미스터리와 물음 자체에 가 있어서 배우가 미친 연기력을 뽐낼 만한 극은 아닌듯. 에르니...가 아니라 성우배우ㅠ랑은 대판 싸운 정돈 아니고 미적지근하게 싸움. 토로는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잘 하고, 송안나도 괜찮았고, 이상하게 눈에 들어오는 건 윤요나스. 듣던대로 넘버는 그냥저냥. 근데 듣던대로 넘버가 넘버라기보단 대사에 음을 입힌 정도라... 그리고 그게 서작가가 의도한 바인 것 같고. 덕분에 내가 못 참아하는 찝찝함이 성공적으로 배가된 것 같다....으으으

누가 죽였나가 아니라 왜 죽였나에 포인트가 간 작품이라고 인터뷰에서 봤는데 그런 포인트를 잘 살렸나에 대해서도 시원하게 답을 못 하겠더라. 내가 기대한 것만큼 심도 있고 정교하지 못했어. 어느쪽이냐면 싱거웠고..;; 그닥 깊이 있게 파고들진 못한 느낌. 다른 후기에서 많이 지적되었지만, 진짜 공연에 드리워진 다른 작품의 그림자가 너무 많아... 솔직히 어디서 한 번 읽은, 아니면 본 이야기, 딱 그 정도였어. 새로울 것도 충격적일 것도 없는. 쓰릴미의 우중충함에 싸 안무를 가져와서 일본 만화 몬스터 플롯을 뒤섞어 엔투엔 2막의 주제를 오밀조밀 주무른 느낌;;(난 솜은 안 떠오르든뎁. 아트원이란 거 빼면...아, 과거/현재 왔다갔다가 있겠구나.) 그래서 얻은 결과물도 새로울 것 없는 해답, 결말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묘하게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생각나고(나한테 화크도 위의 와일드랑 비슷한 부류임;;)

고통뿐이 남지 않는 기억이라면 차라리 잊어버리는 게 좋을까, 아니면 그 아픔까지 힘껏 껴안고 살아가야 할까. 이 주제는 솔직히 엄청나게 변주된 주제고 대개 그 해답은 후자인 걸로 끝나게 마련이고. 어딘가 많이 익숙하다 싶더니 그거더라. "너한테 안 좋은 기억을 떠올려서 뭘 하려고." "난 모든 걸 기억하고 싶어." 다이애나랑 댄이네^^.. 비교질 돋는 것 같아서 좀 그런가....그런데 비교질 마즘...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는데 그 써먹을 대로 써먹은 소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심도있게 다루느냐 아니냐가 수작과 범작을 가르는 경계가 아닌가 싶은데 블메포는 그런 의미에서 범작인듯. 계속 비교질하게 되는데 엔투엔은 기억을 감추려는 쪽이 왜 감추려 할 수밖에 없는가를 보여줬고, 거기에 얽힌 흔들리는 가족상과 관계에 있어 평등/불평등, 자유와 구속까지 보여준 거잖아. 근데 블메포에선 그만한 치밀함이 안 보였어. 왜 잊게 해야 해? 울트라 캡숑 존나게 괴로우니까 으아ㅏㅏㅏㅏㅏㅏㅏㅏㅠㅠㅠㅠㅠㅠ 그럼에도 왜 기억해야 해? 불행과 함께 걸어야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여'ㅅ' 고통을 다루는 방식도 고통을 느끼는 인물들의 모습도 좀 피상적인 느낌이라 마지막 장면 보고도 아 그래...? 그래... 잘 살아... 딱 여기까지 말곤 생각나는 게 없더라.

써놓고 나니까 겁나 신랄해서 내가 식겁하넼ㅋㅋㅋ나 서작가한테 억하심정 없음요... 뒤늦게라도 ((((((('(((((나))))))))))))))) 무튼 겁나 깠지만 재밌게 봤고 재관람은 안 할 듯.

+) 헤르만이랑 안나의 미묘한 감정선은 왜 있는거지??;;;작품에 필요한가?? 있거나 없거나 큰 줄기에 영향이 없을 정도로 보여서 이건 다른 의미로 찝찝. 어서 그 애 이름을 대!! 에른스트 뢰벨?? 에른스트 뢰벨이니??? 벤들라아아~!!! ..가 떠올라서 현실입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