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른덕인데, 직업이 학생인 친구가 있어. 공부전 벌어뒀던 돈으로 생계+학원비 쓰는 친구이기에 내가 간간히 공연으로 문화생활을 시켜주곤해. 이친구가 고마웠는지 '코리아' 무료티켓이 생겼다고 영화를 보여주겠대.
몇백년만에 영화관이란 곳을 간거 같아. ㅎㅎ
양쪽에 팔걸이도 넓직하고 단차도 개념차고, 구지앞자리 아니라도 시방따윈 없어서, 씐나씐나 하면서 영상광고를 보고 있었다?

헌데...
앞열 왼쪽 사이드 커플에 눈이 뙇!
그 마트가면 파는 3봉 붙은 스낵을 손에 쥐고 있는거야. 첨엔 친구 쿡쿡 찌르면서 저런거 가꾸온 사람도 있어. 그러고 쳐웃었다?
영화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한봉은 헤치우길래... 설마, 영화보면서도 저럴까?
내옆에 앉은 60대 부부로 추정되는 아저씨는...  지독한 비염이 있는지, 몇분간격으로 자꾸 코를 드셔. 드러웠지만, 그래도 남의 질병으로 고나리는 할 수 없으니까 그냥 참았다?

그리고 영화 시작~
스낵쉐끠가.. 광고속의 스낵소리를 내면서 쳐먹고 있네? 입 벌리고 씹는 아삭아삭 소리가 내자리까지 계속 들려. 그때부터 온갖 신경은 그쪽으로 다 쏠림. 한봉 헤치웠음... 배 부르잖아. 그만 쳐먹으라고.!!
한봉 먹고, 두봉 먹고, 세봉째 또 뜯음. 그러면서 계속 문자 오는지, 문자 보내고, 받고, 과자 쳐드시고, 문자 보내고 받고를 반복.. 옆에 코 드시는 아저씨는 육성으로 자기 와이프한테.. 장면 설명. 내가 저걸 기사에서 본거같아. 그때 이겼나? 졌나? 화면이랑 대화하고, 배우 다음대사 마추기 놀이하심

내친구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는데, 난 어떤 이야긴지도 모르겠고, 머릿속엔 공짜표라도 다신 영환 않본다. 이새끠들 dvd방 가지, 왜 공공장소와서 이따우 짓을 하는거야? 별별생각만 머리에서 다 돌아.
횽들이 말한 시간도 돈이다. 이문장만.. 무한리핏.

영화는 점점 크라이막스로 향해 달리며, 스낵새끠도 긴장탔는지, 다 먹은 스낵봉지 계속 손에 잡고 구기며 주기적으로 콜라캔을 찌그러트려. 코먹는 아저씬 흥분하셨는지 큰소리로 북한을 욕하기 시작.

내이성은 이미 붕괴.
나도 잠시 미쳤었나봐. 평상시 소심돋는 내가, 한손으로 아저씨 손모가지 딱 잡고 반대 손으로 쉿모양하면서 좀 조용히 해달라고 했어. 대놓고 기분나쁘다는 식으로 째려보더라?
그러곤 일단 입은 닫더니, 말하고 싶을때마다 몸 틀어서, '이 재섭는 냔, 왠 고나리짓이야?' 이런 표정으로.. 날 째려봐.

공연은 티켓워를 뚫긴 쉽진 않지만, 앞자리로 가믄, 큰관크는 없잖아.
영화관 관크는 레알신세계다.

뻘인데.. 넘 속상해서 글 싸봐.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