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특정한 장소에서 모비딕 오스트를 들으면 모비딕 앓으면 3호선을 거꾸로 탄단 징크스 생긴듯ㅋㅋㅋ 벌써 두번째야ㅠㅠ종로3가 가서 종로5가 갈아타도 연강홀에 모비딕은 없다거 멍청한 나년아ㅠㅠㅠㅠ...그런고로 집에갈 길이 깜깜해서 써보는 모비딕 뻘글.

창작뮤지컬의 묘미는 점점 작품이 다듬어지고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게 아닐까? 아무래도 라센작들보다 극작 연출 모두에서 재공 올라올 때 고치고 수정할 자유가 크니까.. 그런 의미에서 11년의 나를 다시 한번 저격하고ㅜㅜ 한편으론 어서 마음을 촉촉허게 적셔줄 재공 소식을 기다리는 바이다..ㅠㅠ 서두가 길었는데 그래서 결국 꺼내려는 얘기가 뭐냐면, 다음번에(꼭 그러리라 믿고!) 모비딕 올라오면 이런 방향으로 보충되었음 좋겠다든가, 생각해둔 게 있나 궁금하다ㅎㅎ 허허 끝난 공연을 앓다보니 소비할 것이 없어 머릿속으로 공연을 셀프보수하는 지경에 이르렀구만ㅠ

난 모비딕에 아쉬운 걸 꼽자면 텍스트! 서사구가 좀 엉성한 건 차치하고(칠백 쪽 넘는 소설을 극화하다보니 최선을 다해 버릴 건 버리고 추릴 것 추려서 방향성 있게 구성했구나- 가 내 생각ㅋ) 대사나 가사가 보다 깊이있는 내용을 건드리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 모비딕 극작이 구리다기보단, 다른 요소들 - 음악이나 연출 등 - 이랑 비교해서 극작이 좀 떨어지는 감이 있다는 거?

물론 모비딕의 가장 큰 강점은 음악이고, 액터-뮤지션 뮤지컬로서 정체성을 세우는 데 심혈을 기울이다보니 비교적 텍스트의 비중이 작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원작이 워낙 방대하고 심오한 고전으로 이름 높잖아. 그래서 좀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 텍스트에 대한 아쉬움은 원작을 읽으면서 부쩍 느끼게 된 거거든. 뭐 개취의 영향이 거세게 작용하는 부분이긴 하지만ㅋㅋㅋㅋ 갠적으론 원작의 묵직함과 철학적 깊이를 잘 살렸으면 좋겠단 바람이 있고, 그러기 위해선 텍스트가 보다 촘촘하고 깊어지는 수밖에 없단 생각이 들어. 액터-뮤지션 뮤지컬은 음악이 중심이 되는 건 맞지만, 그럼에도 극을 이끌어가기 위해선 여전히 텍스트에 빚지는 게 많다고 생각해. 음악으로 관념을 전하기엠 어려움이 많이 따르는 게 사실이잖아? (이건 내가 음악을 잘 몰라서이기도 하겠지만ㅋㅋㅋㅋ) 만약에 별다른 실마리가 주어지지 않은 채 콘퀙이 쩔어주는 독주를 하고 뙇 끝나는데 플북에 이거슨 문명과 자연의 첨예한 갈등을 보여주는 거시다...하고 쓰여있는 식이면 난 많이 벙찌겠짘ㅋㅋㅋㅋ 예시가 병맛돋고 극단적이긴 하지만ㅋㅋㅋ음 작품 내에서 생각해보면, 에이헙과 스타벅의 갈등 같은 부분은 사실 여타 일반 뮤지컬에서 다루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게 처리되었단 느낌이 들고. 왜냐면 자연에 도전하는 인간의 정복욕이나 그런 건 전통적인 서사방식에 의존하지 않은 채 음악으로 풀어가기가 힘드니까. 결국 액터-뮤지션 뮤지컬에서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고, 그걸 관객과 나누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실마리 - 다시말해 어떤 맥락과 상황인 건데, 그것들을 파악하게끔 하는 매개체는 언어이고, 텍스트일 테니 - 가 있고 음악이 무대연출 등의 도움을 받아 그 실마리를 바탕으로 한 주제를 주체적으로 탐구하고 심화시키는 방향이 아닌가 싶어.

횡설수설했는데 다른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어쩌면 텍스트 자체가 그리 어렵지 않고 비교적 단순하게 가는 건 창작자의 의도일 수 있다는 거?.. 물론 텍스트적으로도 훌륭한 작품 쓰면 좋고 그걸 연출님이 모를리가 없지만은 현실적으로 그런 촘촘한 텍스트를 살리려면 그만큼 출중한 연기력이 필요한건데 뮤지션 출신 배우들한테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거잖아?ㅠㅠ그래서 현실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만큼을 다룬 게 지금의 텍스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ㅠㅠㅠ뭐 창작자에겐 창작자의 고충이 있겠지만 나야 평범한 더쿠니까..상상은 할 수 있는 거잖아여?ㅠㅠ

와 집 왔다ㅠㅠ뻘글 끝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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