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엄프랭크를 봤어. 2번째 캐치미 관람이었지. 요즘 시간 빼기가 쉽지 않아 이제서야 봤네. 어쨌든 나의 캐치미 자체첫공은 규프랭크였고 이번에 엄프랭크를 보니까 생각보다 개성이 제각각이라 한번 적어보려고. 누가 더 잘하고 못한다는 얘기를 하고싶은 건 아님ㅎㅎ

선호는 포인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일반적인 후기들에서처럼 연기면 엄, 노래면 규 이런 것 보다도 무대를 장악하는 노련함 vs 캐릭터에 맞는 풋풋함 이랄까?

확실히 엄은 장면간 전환도 능수능란하고 각 장면에서의 포인트를 살리는 능력이 뛰어나더라. 베테랑급이라 무대를 넓게 사용하는 방법이나 관객을 아우르는 것도 굉장히 자연스럽고 익숙해.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도 정말 척 하면 척 인듯. 그리고 단단한 대사 발성이나 거기서 비롯된 감칠맛도 좋았어. 프랭크가 감정의 기복이 제법 있는 캐릭터인데 극단을 오가는 힘도 좋았고. 문제점은... '상처받은 아이'로서의 연민이 덜 느껴진다는 거.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서가 아닌데 연령대에 맞는 역할이 따로 있긴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반면 규프랭크는 본인 대사 외의 부분에서는 마네킹같던 삼총사때에 비해서는 정말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부분부분 공백이 있긴 해. 그래도 호흡맞추는 배우들 이 워낙 베테랑이라 그런가 자체적인 설정도 제법 생기긴 했더라ㅋㅋ 규프랭크보고 드라마 연기를 하는 것 같다는 횽들 후기를 많 이 본것 같은데 나도 좀 그렇게 느꼈었어. 연기 자체가 나쁘진 않은데 뭔가 작아. 아직은 표현도 조심 스러운 듯 하고 평대사 칠때의 목소리도 작아. 그래서 사실 나레이션 할때 갑자기 빵빵 터지는 발성으로 바 뀌어서 놀라기도 했음. 힘 줘서 뱉는 대사... 그러니까 오케스트라나 스튜어디스, 간호사들 소개할 때 등등은 엑센트가 확실해서 오히려 규프랭크 버전이 더 좋았거든.
연기면에서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어리다는 것. 어린애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느낌이라 좋았어. 아직은 뭐든 처음이라 뻔뻔해도 긴장감을 담은 애송이 느낌이 제대로라서. 그리고 엄프랭크가 직업인 역할을 할 때 매력이 터진다면 규프랭크는 아들일 때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느낌이 있어. 외양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ㅋㅋㅋ 그리고 대사할 때 목소리 크기만 더 키우면 목소리 자체에서 소년 느낌이 나는 것도 프랭크를 표현하는 데에는 장점이 아닐까 싶음.

넘버는... 역시 노래가 본업이라 그런지 규프랭크가 좋더라. 저음 고음 다 좋음. 규타냥 봤을때보다 바이브레이션도 많이 잡혀서 연습 많이 했구나 싶었거든. 기본적으로 소리를 넓게 쓰는 발성이어서 공연에 잘 어울리는 목소리라는 생각이 들었어. 울림이 좋더라. 근데 궁금한건, 왜 노래할 때의 딕션이 더 좋은거지? 규프랭크의 딕션은 넘버>대사 고 엄프랭크는 대사>넘버 인 듯. 두사람 다 이게 무슨 말이야 싶을 정도로 뭉개지는 소리가 있는 건 아닌데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하는 포인트는 다르다는 것도 신기했었어ㅎㅎ

세븐원더스나 굿바이는 키가 다른 것 같던데... 사실 세븐원더스는 넘버 자체보다 달콤한 분위기가 더 중요 하다고 생각하는데 굿바이는 확실히 높은 키가 더 임팩트 있더라. 프랭크가 모든 것을 쏟아내는 절정 부분이라서 그런가봐. 대신 엄은 눈물연기에서 가산점!!!!

그래서 둘다 보고나니 두사람 다 좋았지만 난 프랭크는 예상 외로 ㄱㅎ에게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나))))))))))) 생각나서 한번 더 보려고 공원 가보니까 규프랭크는 하루밖 에 안남아서 자리가 업땅......... 2층 사이드라도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고민.

엄프랭크도 좋았지만 엄은 좀 더 무게감 있고 진지한 극에서 다시 만나기를. 감정선이 길게 이어지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엄의 감정연기 가 좀 아까운 느낌도 들었거든ㅠㅠ

암튼 개취니까 나한테 돌던지기 없기야ㅠㅠ? 느낌이 다른게 재미있어서 적어보려고 시작했는데 괜한짓을 하고있나 좀 무섭넼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