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꽃다송만 보고 꽃송은 못 봤던 하루살이.
더뮤어 포기하고 꽃송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나러 갔어.

지극히 개인적인 꽃송 중심 ㅃㅃㅃㅃㅃ 후기라는 걸 알아줘.ㅎㅎ

꽃송은 꽃다송에 비해 여자라는 느낌이 확실히 적더라.
예전에 나쁜자석이나 SA나 솜에서 봤을때에는 못느꼈던 숨겨지지않는 근육.
르네가 꿈속에서 마끄랑 송네 창문으로 훔쳐보는 씬에서
슬금슬금 감질나게 벗어주던 꽃다와는 달리 과감하게 훅 내리는 꽃송에서는 잠시 내 환상이 깨졌더랬지.ㅋ

다른 후기에 꽃송은 소녀같다고 한 말을 오늘 제대로 느꼈어.
꽃다송은 도도한 여인인데, 꽃송은 르네 처음 만났을때부터 너무 잘 웃잖아!!
내가 승 선생님은 패. 이러면서 어쩜 그리 해맑게 웃는지...
웃음도 헤프고 르네를 향한 애정도 헤펐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여기서 헤펐다라는 표현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야.
속을 알수 없던 꽃다송보다 감정표현이 솔직했다는 뜻.)

울보.....ㅠㅠ
솜에서도 울보 앨빈으로 이미지 콱 박혀있던 꽃인데 꽃송도 울보더라.ㅠㅠ
르네가 벗은 몸을 보여달라던 그때부터, 핑커튼의 환영을 쫓아내며 송 발밑으로 르네가 기어오는데
주르륵 굵은 눈물이 흐르더라.ㅠㅠ
그래놓고선 '중국인은 도박에 강해'라니...ㅠㅠ

딕션이 좋아서 꽃다송 여러번 보면서 못 들었던거 다 들었어.
대신 정동화라는 배우 특유의 음색, 발음, 발성이 어느 캐릭터를 만나도 유난히 숨겨지지 않는 것 같더라.
자꾸 앨빈 소환.ㅠㅠ
미스송 이었을때와 미스터송 이었을때의 목소리 변화를 주려고 애쓰는 건 보였는데
실제로는 크게 구분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구.

르네에게 자신의 모습을 확인사살 시켜주는 장면.
엉덩이..... 이건 분명히 배우 관크지?ㅠㅠ

꽃송 얘기는 여기까지...

난 르네가 송 무릎을 베고 눕는 장면이 참 좋더라.
그러다 일어나 서로를 너무나 사랑스러워하며 볼 뽀뽀를 해주는 장면이 참 좋아.
항상 조금만 더 오래 누워있어도 좋겠다 싶어.
그리고는 르네가 바로 내뱉는 대사.
"파국을 생각하면 슬픈 장면이지요."
그래서 정말 그 장면이 예쁘면서 너무 슬프다.ㅠㅠ

오늘 관객들은 왜 그리 웃는거야?
초반엔 도리어 조용하다 싶었는데.... 어김없이 들리는 알람소리.ㅠㅠ
후반 변신이라는 단어만 나와도 웃고.... 왜 그러는데?ㅠㅠ
분장실 쪽에서도 뭔가 쿵! 하는 소리가 들렸더랬지.
 

꽃다송은 일단 먼저 만나 익숙해져버렸고, 꽃송은 한번의 만남이었기에
나도 모르게 비교하고 낯선 부분도 있었을테지만....
오늘 참 좋았다.

참 좋았어. 그런데 왜 눈물이 나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