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공연은 처음이었음. 전공이 영어고 외국에서 살다왔답시고 자막 필요없어! 하고 갔는데 반은 못알아듣는게 함ㅋ정ㅋ




스토리는 다들 알듯이 도로시가 오즈로 날아와서 만나는 착한 동쪽 마녀와 나쁜 서쪽 마녀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걸 마녀들의 시점에서 바라본거. 그니까 도로시가 오기 전에 이 둘은 어떤 사이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일단 조명.... 甲.

무대 옆에 계단이나 뒤에 다른 배경으로 쓰면서 무대가 블퀘 전작인 조로나 엘리자벳보단 좁은 편이었는데

나 세상에 조명을 저렇게 멋지게 쓰는 건 줄 처음 알았어.

극의 특징은 암전이 거의 없는 거임. 1막은 기억 안나고 2막부터 셌는데 딱 한 번, 2초 정도 암전이 전부였음.

배경 바꿀 시간이 부족했는데 사람들이 그 바꾸는 시간을 지루하거나 어색하다고 느끼지 않았던 건 po조w명er

용이 움직이고 와이어를 타고 다니는 것도 멋있었지만 사람들이 '헐 대박'하는 건 조명의 힘이었음

다각도에서 조명이 색색별로 비추는데 색깔도 어쩜 그리 하나도 안 겹치고 디자인도 그렇게 잘해놨는지

진짜 소리 막고 조명만 봐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음bbbbb



근데 스토리는 빈약했음. 연결고리가 매끄럽지 않다고 해야하나,

뭔가 인물들이 정당성을 띄고 움직이는게 아니고 의례 그러려니 하는 당위성을 띄고 움직이는 거 같았음.

그래도 주로 가족단위로 많이 온 걸 보면 가족도 타겟층에 들어있었던 거 같은데

아이들이 보기엔 정말 이얼~ 하는 소리가 내내 들렸음.

근데 내 옆에 앉은 고딩 남자애는 보면서 웃었음. 그리고 나도 웃었음. 옆자리 직장인도 웃었음.





블퀘 첫공인 조로도 그랬고 처음으로 가열차게 달렸던 엘리자벳도 그랬고 뭔가 애증의 장소였는데 그냥 기분이 이상했음.

엘리자벳도 무대 장치 화려하다고 생각했는데 위키드 보니까 무대가 오밀조밀 꽉 차 있는데다가 화려했음

그 꽉 차고 웅장하게 들어선 무대장치에 조명이 가해지니까 이건 뭐 정말....

아직 우리나라 뮤지컬은 무대장치나 조명에 그렇게 힘 준다고 느껴지지 않는데 무대만 웅장해도 머글 영입은 쉬울 것 같음.



배우들은 처음에 딱 듣고 '디즈니..?' 떠올렸음. 근데 금발머리 글란다는 정말 백치미 넘치는 사랑스러운 요정같았음.

그리고 내한공연이니까 앙상블도 기대했는데 앙상블은 역시 한국이 甲

개개인으로 보면 춤도 진짜 잘추고 하던데 18명 앙상블 전체로 보니까 뭔가 극의 조화보다는 불협화음 같았음.

위키드 라이센스로 들어오면 누가할까 생각했는데 글란다는 김소현, 엘파바는 김선영이 떠올랐음ㅎㅎㅎ


아무튼 스토리보단 무대보러 가면 진짜 보는 내내 '헐 대박' 외칠 작품이었고

출연료+무대장치+숙식 생각하니까 거의 매진이어도 할인 안푸는거보단 못푸는게 맞는 거 같았음......






프로그램북은 종이질은 최상급이었는데 내용이 좀 허접했음...;;;;

근데 시놉시스에 맞춰서 넘버 적어준 건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