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있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붉게 충혈 된 눈에서 눈물을 연신 훔치던 이의 눈도 있

었고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듯 어딘가 불만이 가득한 눈을 한 이도 있었다. 연단 위

에 서서 엄숙한 얼굴로 그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던 목사님은 “그는 영원히 우리 가슴 속

에 있을 것입니다”라는 말로 마무리하고 나를 그가 서 있던 자리로 불러 세웠다.

“오늘 이 자리를 빛내기 위해 우리 마을의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가 앨빈 캘비의 송

덕문을 읽습니다. 모두들 경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필요 이상의 박수소리가 들리고 나는 깔끔하게 광을 내 놓은 가방에

서 종이 몇 장을 꺼내 단상 위에 올렸다. “베스트셀러 작가니까 멋진 말을 해 줄 거야”라며 

앞자리에 앉아서 귓속말로 속닥대는 사람이 있어 그를 가만히 응시하곤 미소를 지어주니 

그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으며 고개를 숙였다.

“오늘 우린, 앨빈 캘비의 생애를 기념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는 내 가장 친한 친구였습니

다.”

덜컹

멀리서 장례식의 지각생 한 명이 살며시 교회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검은 코트

를 입은 남자의 옷에는 얼룩덜룩한 하얀 눈 자국들이 남아 있었고 뒷자리에 조용히 앉아서

는 ‘함박눈이 오네요’하고 옆 사람하고 속닥이다가 이내 나를 가리키는 손가락에 따라 처음

부터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듯 숨을 가다듬으며 나를 응시했다. 나는 큼큼, 하고 목을 가

다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앨빈 얘기, 하나 해 드릴게요…….”

눈이 있었다.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엌ㅋㅋ 오글토글

그나저나 한글 기준으로 강제개행을 해놔서 폰갤러들은 읽기 좀 힘들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