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칠팔 새삼륙 프리뷰 보고왔어, 스포 있을까? 있겠지, 있을껄

옥임이! · 2012.07.01 17:20:47

일하느라 예매해둔 공연도 양도하고

열일하다가 자체 커피타임 가지면서 어제 본 콩칠팔새삼륙 프리뷰 후기

1. 무대

갤에 누가 무대 사진 올린거 보고 ㅈㄴ이뻐ㅠㅠㅠㅠㅠㅠ!!!! 했는데..

사진이 너무 이쁘게 나왔음ㅋㅋㅋㅋㅋ

그래도 소극장 뮤지컬치고 무대는 예쁘게 뽑았음, 내가 너무 기대치가 컸을뿐임ㅋㅋㅋㅋㅋㅋㅋ

2. 넘버

들을 때는 오, 괜찮다, 하고 화음이 아름다운데 막상 극장 나서면 생각나는 넘버가 없더라

난 미리 영상 찾아보거나 넘버 들어보거나 하진 않아서 첫관극 때는 머글같은 수준으로 보는데 그랬음ㅇㅇ

한번 더 보러 가면 또 틀릴거라 생각함ㅋㅋ

3. 배우와 캐릭터

프리뷰인데 배우들 완전 로딩되어있다는 후기는 그냥 잘하나보다, 라고 받아들이고 가는데

그러길 잘했음, 딱 프리뷰, 쏘쏘했음..

아직 로딩이 필요해보이는 배우도 있지만 프리뷰니까, 프리뷰인거 감안해도 괜찮은 것 같고

대사 씹거나 버벅거리는 건 없었음

게다가 전캐 원캐라서 불꽃로딩 될거니까, 막공 때는 어떨지가 조금 궁금하긴 함.

가장 좋았던 배우는 화동.. 가장 별로였던 배우는.. ...휘류씨랑 시모 앙상블 분.

아니, 배우가 별로라기 보다는.. 류씨 캐릭터 자체가 젼나 매력이 없는 것 같긴 함.

화동은 역 자체도 젼나 매력있고, 배우분도 매력있었음. 화동 솔로넘버 완전 좋음ㅋ

4. 스토리

딱 시놉 그대로임, 시놉을 쓰고 극을 쓴게 아닌가 싶음.

당시 근대화에 접어들던 경성의 분위기와 갈등을 다룬 건 흥미로웠는데

용주와 옥임이 불편했음

우선,

동성애 때문이 아니라 감정선이 좀 극단적이거나 명확하지 않은 게 있어서 불편했다는 건데,

근대화가 시작되던 시절, 한복에 두루마기를 입은 사람들과 양복을 입거나 정강이를 드러낸 원피스를 입은 사람들이 함께 걷던 시절 이야기임

새로운 문화에 눈뜨는 사람들이 생겨나지만 아직도 데이트 약속과 청혼은 그녀의 아버지에게 미리 허락을 받는 시대란 말임

그래서 용주가 시집갈 때 아버지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거나 이런 부분은 이해하겠는데,

기혼자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거절당한 뒤에 류가 옥임에게 들이대는 걸 보고 빡친 용주가 옥임이한테 널 사랑한다고 하는데

나 미친듯이 현실입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같은 시대에도 동성애는 아직도 타파하고 싸워야 할 편견과 부정으로 둘러싸여있는 쉽지 않은 사랑인데

그런 시대상에서 자신의 마음을 갈등하거나 고민하는 것도 안 보여주고 사랑한다고?

동기생이 손잡고 다니고 팔짱끼고 서로 어깨 기대고 끌어안는 장면 정도를 보여주고는 서로 처음부터 너를 사랑했다니..

남자들은 잘 안그러긴 하는데, 여자애들 사이에서는 친한 친구끼리는 얼마든지 하는 스킨쉽 단계잖음??

친구 사이에서도 나랑 친한 애가 다른 애랑 친하면 질투나고, 남자친구 생기면 친구 뺏긴 것 같고 그정도는 느끼지 않음ㅋㅋ??

그걸 여자인 나는 여자인 내 친구를 사랑하는거구나!! 라고 극단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나?

콩칠팔새삼륙식의 논리라면,

우리나라 단짝으로 붙어다니는 모든 여중생 여고생 여대생은 다 동기생을 사랑하는게 되어버림

게다가 청소년기에는 친한 친구에 대한 질투심같은 미묘한 마음 때문에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는 케이스도 많은데

실제로 성인이 되면서 그런게 아니란 걸 깨닫는 경우가 태반임

용주는 시집가고 옥임이를 못 보는 고통보다는 단순히 학업을 마치지 못한 서운함만 드러내고 있었고

용주 마음에 다른 사람이 있어서가 아니라, 남편이 엄청 밝히는 한량이라서 싫은걸로만 보임

마찬가지로 옥임이도 용주랑 학교 같이 못 다니는 걸 서운해 했을 뿐인 것 같은데?

심지어 자유연애라며 류군하고 데이트도 하고 다닌 것 같고ㅋㅋ

이건 사족인데 어장관리 하는 것도 아니고

데이트 실컷 해놓고 결혼은 생각해보겠다고 하고는

용주 찾으러 다닐 때 류군이 아메리카 가자고 하며 옥임이 휘두를때는 내심 즐기는 것 같은 모습도 보여서

단순히 누군가의 아내로 불리는 순간 홍옥임은 없는 시대라서 결혼하기 싫은건가? 싶었는데.

당사자 앞에서 동기생을 사랑한다며 엿을 먹이기까지ㅋㅋㅋ

뭐, 류박사도 단순히 옥임이 때문만은 아니고 옥임이 부친 때문에 그렇게 매달리는거겠지만 그걸로도 그쯤가면 불쌍한 호구생키ㅠㅠ

무튼, 적어도 그 시대에 쉽지 않은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으면,

스스로의 마음을 눈치채고 갈등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은 보여주어야 함이 응당 마땅하지 않은가??

용주의 결혼에 옥임이 질투하고 서운해하고 그래서 차라리 연락을 못하거나

옥임의 약호소식에 왜 자신이 심란하고 질투가 나는지 고민하거나 했다면 차라리 납득이 되었을텐데..

고민할 것도 없이 이미 두 사람은 처음부터 우린 사랑했음ㅇㅇ 라고 딱 정해져있다니

뭐, 그래서 난 불편했다고ㅇㅇ

둘째,

처음부터 동성애라고 박아놓고는, 왜 용주는 죽음을 맞이할때까지 남장을 하고 있었는가.

복장도 남장, 게다가 옥임이가 용주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어깨에 머리 기대고 하는 부분이

동성이지만 그 둘에서도 여성의 역할 남성의 역할을 나눠놓은 느낌이라.. 존나 불편했음

그리고 요즘 작가들 중에 개그욕심 과하게 부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의도된 깨알 개그 포인트가 많아보였는데도 실제로 별로 웃긴 부분은 많이 없었음.

오히려 여배우들 앉을 때마다 무릎 관절 끊어지는 소리 나는게 제일ㅋㅋㅋㅋㅋ

무릎 굽혀 앉는 씬 왜케 많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대 깊은 곳에서도 들리는 뚜둑거리는 소리ㅋㅋㅋㅋㅋㅋㅋ 솔까 최고 웃겼닼ㅋㅋㅋㅋㅋㅋㅋ

뭐, 초반에 개그 포인트 부분은 나도 실소정도는 지으면서 넘어가 줄 수는 있는데,

용주와 옥임이 재회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부분에서 류군이 굳이 나가면서 엿을 꺼내는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음..

불필요하며 몰입을 방해하는 개그포인트는 자제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그래서 화동은??

시놉에 옥임아버지와 화동의 불륜.. 이라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류군한테 많이 들이대는 것도 아니며,

용주와 옥임에게 해를 끼치거나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던데ㅋㅋㅋㅋㅋ

화동언니 나올때마다 정말 좋았고, 캐릭터도 매력있는데,

그녀와 다른 캐릭터들의 관계 뿐만이 아니라, 그녀 존재자체가 이러해서 극에 꼭 필요하다는 개연성은 좀 부족한 것 같음

잘 살리면 진짜 매력 터지는데! 그게 약간 아쉬웠음

5. 이벤트

왼쪽 통로석 중 한명은 엿 받을 수 있음

옥임이가 용주 사진 들고 다니며 찾을 때 휘류군이 관객한테 이 여자 봤냐고 물어보는데 양쪽 스피커 부근임

휘배우가 추후 여기서 애드립 찰지게 쳐주면 잘 살릴 수 있을 듯함

쓰다보니 괜히 길어졌네..

무튼, 창작극 치고 잘 뽑았지만,

주인공들의 심경변화 같은 부분에서 스토리 자체에 허술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소재나 여주인공의 연기노선은 정극쪽에 가까운데, 극분위기 자체는 쇼뮤지컬이라는 느낌.

한번 더 보면 또 틀릴텐데, 지금은 한번 더 볼 생각이 들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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