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은촤 두번 보고 작년 성남때랑 크게 연기 노선이 달라진 게 없어보여서 잡았던 표 반은 버리고
후반부에 잡아서 본 건데, 그 사이에 뭔일이 있었던거래?
오늘도 음향은 답답하고, 앙상블은 뭐 더 기대할 게 없다 싶었지만, 은촤 연기가.....
우선 가장 큰 차이는 대사톤이 좀 더 다듬어져서 더 자연스러워졌어.
그리고 탕이랑 케미도 케미지만, 아마데와의 커넥션이랄지, 그런게 훨씬 끈끈해졌더라.
주교앞에서 깽판치고 나서 '난 아버질 사랑해' 할때도 아마데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모드고
황금별 이후에 '나는 여길 떠나야만해~'할 때도 계속 아마데를 쳐다보는데
그게 꼭 밖에서 친구들이 놀자고 부르는데 안절부절 못하고 대문밖만 쳐다보는 아이같았어.

작년 재연과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왜 나를 사랑해주지 않나요.'하고 '마술피리' 부분.
재연때는 왜 나를~ 할 때 거의 시작부터 눈물바람이었던 거 같은데, 이번엔 시작은 담담하게 부르다가
난 다시 천재로 살지않아,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부분부터 감정을 쏟아내는데,
이게 아마데를 떨쳐내겠다는 선언같았어. 그래서 아마데가 볼프강을 공격하는 부분이 납득이 갔던게
지금까지 동업자 관계였던 녀석이 자신을 그저 '기억속에 간직'하겠다는 둥 하면서 부정하니까 빡친거 같았음.
혼란씬에서의 광기는 은차가 뭐 언제나 잘 해내서.

오늘 가장 울컥했던 부분이 '마술피리'였는데, 밤의 여왕 아리아가 나올 때
그전엔 이 부분에서 은차 감정선은 사실 두려움, 공포쪽에 더 가까웠는데, 이날은 감격에 겨워서 눈물을 글썽이며
환희에 차서 벅차하는데 같이 울컥하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 신선했다.

그리고 오늘 바다콘스도 나는 참 좋았어. 사실 첫공 보고 오늘 두번째인데, 첫공에 비하면 진짜 비약적으로 좋아졌더라.
그런데 베버가족씬에서만해도 은차에 별 관심없던 콘스가 재회할땐 어찌나 금사빠인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후로는 내내 사실 바다 콘스 짝사랑으로 보임. 은차는 그냥 오는 사람 안막는 거 같음. 나쁜 쉐이!
첫공 때 '난 예술가의 아내라'가 나에게 멘붕을 안겨줬는데, 오늘 바다 콘스는 확실하게 볼프강을 사랑하기때문에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콘스를 보여줌. 그리고 이게 주~욱 감정선이 이어지면서 마술피리 전에 예술가의 아내 rep.에서도
볼프강을 정말 사랑해서 미련이 철철 넘치지만, 더는 못참겠다고 떠나는 콘스를 연기해서 깜놀. 진짜 로딩 많이됐더라.

윤형렬 대주교는 오늘이 처음이었는데, 음...별로 기억에 남는게 없네.
임강희 난넬도 캐릭터가 좀더 강해지고, 노래도 훨씬 좋아졌고, 정열 파파는 가면무도회 씬에서 '행~복~' 이거 음정을 못찾는 거 빼곤 다 좋았고
황금별 영숙님이야 매번 레전드를 보여주시고, 믿고 보는 탕 아마데야 말하면 입아프고.
하여간 앙상블 빼고는 다 좋았던 공연이었음. 그래서 이번 주말 표를 놓아버린 걸 후회하며 산책하러 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