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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04 은차르트 막공 후기

Li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8.05 00:30:06
조회 1598 추천 9 댓글 25

은차르트 막공 보고 왔음. 사실 이번 주 내내 다른 공연을 하루도 안 빠지고(심지어 하루에 두 개도-_-) 봐서 컨디션이 제로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태 막공이라니 안 갈 수가 없어서 결국 가서 의자에 달라붙어서 보고 옴-.

 

조역들 얘기부터 하자면, 정열파파는 역시 내가 본 중 제일 불쌍하고 평범한 아버지. 범파파일때 두드러지던 음악가로서의 자존감, 그래서 아들의 재능이 자랑스러운 동시에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질시의 감정은 전혀 보이지 않아서, 그리고 심지어 빈에 왔을 때도 모차르트가 환호받으며 지휘하는 모습을 같이 따라하며 흐뭇해하는 모습까지 보여서, 갑작스런 아들과의 파국이 더 이해가 안 가기는 하지만, 그렇게 아들과 헤어져서 제일 오랫동안 비통해하고 가슴아파할 거 같은 아버지더라. 작년에 주교로 나오실 땐 참 많이 싸웠는데 파파일 땐 훨씬 편하게 볼 수 있어서 다행-.

 

작년에 이어서 여전히 참 좋았던 강희난넬. 모차르트의 누나일 뿐 아니라 음악가로서의 재능과 자아를 가지고 있던 난넬 모차르트, 라는 여자를 좀 더 두드러지게 보여줘서 좋았고, 오늘 황금별 장면에서는 정말 그 부분이 더 두드러지더라. 노래가 진행되면서 각기 자신의 황금별을 바라보고 있는 볼프강과 난넬. 그리고 더 이상 황금별을 따라가지 못하는 레오폴트의 대비가 참 선명하더라고.

 

그리고 황금별의 주인공 발트슈데텐 남작부인 신영숙배우. 앞으로 모차르트라는 공연이 얼마나 더 올라오고 얼마나 더 많은 배우가 모차르트라는 역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고, 그리고 그 중에서 이제까지의 모차르트들보다 더 훌륭한 모차르트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겠지만 아마도 신영숙 남작부인보다 더 멋지게 황금별을 불러줄 남작부인은 앞으로 나오지 않을 듯. 당신의 황금별을 처음 들었을 때의 전율을 기억합니다. 오늘도 여전히 근사하셨어요.

 

윤주교는 오늘은 목상태가 썩 좋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은촤랑 붙었을 때의 그 또래같은 팽팽함을 난 좋아하는지라. 초연 때의 내 첫 주교님이었던터라 올해 다시 만나서 반가웠어요-

 

오늘 처음 본 건 진영콘스였는데...굉장히 센 콘스탄체라는 느낌. 저 언니가 저렇게 안 이쁜 언니가 아닌데 콘스탄체 분장이랑 의상이 너무 안 어울리는 거 같아서 안타깝더라. 은촤랑 케미는 바다나 똑같이 없...;; 이번 콘스들이 다 에스메랄다 출신들이라, 은태랑 전작에서는 나름 명목상으로나마 부부사이였는데 뭐 거기서도 딱히 그랭과 에스메랄다가 케미돋을 일은 없긴 했지만 케미가 없어도 일케나 없을 수가...싶더라-_-;; 하긴 박은태가 여자랑 케미있었던 건 피맛골의 정은홍랑이 유일했던 터라(거기선 또 그렇게도 달달함이 흘러넘쳤...), 은태는 찐한 멜러물이라도 하려면 일단 조선녀부터 섭외해놓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앙상블 같은 경우엔 오늘까지도 좀 들쑥날쑥해서...이 아이는 누구인가, 도 첫부분은 읭? 싶고 끝부분은 괜찮고. 내운명은 또 좋다가 여기는 빈, 에서는 또 읭? 싶고. 모차르트 모차르트가 또 아주 좋았으니 다행이지만. 그런데 이번 모촤 앙상블은 면면을 보니 작년 앙상블이 절반가까이는 그대로 온 데다 나머지 새얼굴들도 경력없는 초짜 앙상블이 아니라 피맛골이니 조로니 앙상블이 꽤 좋았던 공연 경력자들이라 퀄이 왜 이런지가 참 이해가 안 갈 정도;;; 그 와중에 이정화씨는 발군으로 예쁘고 앙상블로 나올 때도 눈에 띄어서 담엔 꼭 좀 더 큰 배역으로 만나면 좋겠고. 모차르트 모차르트에만 나오는 거 같던 김순택씨를 돼지꼬리 장면에서도 찾았다는게 오늘의 수확이라면 수확; 글구 알로이지아랑도 아 저 언니가 노래는 참 잘하는구나, 노래만 들으면 보노, 벨라, 할만 하지 하고 걍 나름 화해-_-;; 

 

은태같은 경우엔 처음엔 목 상태가 좀 별로구나, 싶었는데 내운명 클리어하면서 2막에 확 좋아져서, 오늘 제일 좋았던 넘버는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였던 듯. 난 보통 은차 공연에선 항상 내운명이 베스트였는데 오늘은 저 장면에서 더 마음이 짠해지더라. 지난번에도 그랬지만 오늘도 2막이 훨씬 좋았고.

 

사실 이번 모차르트에서 제일 두드러졌던 건 탕아마데와의 관계였는데, 지난번 재연 막공 즈음부터 느껴지기 시작하던, 아마데가 단순히 무대에서 뽈뽈뽈거리고 다니는 모차르트의 꼬맹이 분신(사실 초연엔 레알 이 모드-_-;;)이 아니라 최종보스라는 걸 다른 페어는 내가 안 봐서 모르겠지만 은-탕 페어는 확실하게 보여준 듯. 그리고 은차르트의 특징은, 그 아마데를 단순히 두려워한다기보다는 경외하고 사랑한다는 거지. 근심없던 시절 빨간 코트, 노래에서 난넬과 볼프강과 아마데가 보여주는 어울림을 보면(근데 은차 빨간 코트는...초연때부터 언더로 시작한 티내듯-_- 다른 볼프강들이랑 다른 천이었는데 그냥 그걸 3년 내내 입은 듯; 인제 심지어 좀 낡은 티도 나던데 하나 새로 해주지 그랬냐능 이앰개-_-+), 그리고 그때 아마데를 껴안고 간지르면서 같이 웃는 모습을 보면 아마데와의 관계 때문에라도 저 시절이 볼프강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겠구나, 싶고.

 

볼프강이 천재 음악가로서만이 아닌 한 남자로서, 인간으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려 할 때마다 볼프강과 아마데는 부딪히는데, 은차르트 같은 경우엔 부딪히면서도 본인 쪽에서 아마데에 대한 애정을 완전히 놓지 못한다고 할까. 혹은, 마치 그랭일 때의 숙명이여-라는 노래 가사 처럼 결국 아마데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자신의 숙명임을 알고 있다고 할까..싶은, 그런 느낌이거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두렵고, 그 재능의 노예가 될 거 같아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결국 그걸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는 그 마음을 알 것도 같고.

 

그리고 탕준상 아마데, 역대 최강이라 감히 부를 수 있는, 아마데의 존재감을 새로이 정립시켜준 그야말로 천재소년 아마데. 아마 모차르트가 다시 올라온다 해도 그동안 쑥 자랄 탕아마데를 다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으니 새삼 아쉽더라. 아직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아 아쉬운, 믿고 보는 탕배우님도 조만간 꼭 또 만나요.   

 

오늘 은차르트의 피날레 샤우팅은 들어본 중 제일 파워풀했던 것 같고, 커튼콜에서 분명 울컥 했는데 안 울려고 억지로 눈물 참는 거 보니까 역시 비슷한 모습이었던 초연, 재연 때의 은차르트 막공도 생각나고...그렇더라. 그러면서 초연 때부터 많은 일들이 생각나서 내가 다 감개무량해지더라고. 초보뮤덕시절 응?박은태도 모차르트 한다고? 근데 회차가 넘 적네;; 그래도 한 번은 봐줘야지, 하면서 은차르트 세번째 공연인가를 보러 갔다가 그야말로 홀라당 낚여서, 이렇게 반복관람하던 시절 아니었는데 예매창에 상주하면서 표 잡고, 그때만해도 언더처럼 서던 때라 공연 중간에 열흘씩 텀이 있고 그래서 저렇게 잘 하는데 글케 오래 안 하면 감 다 떨어지겠다고 애면글면하고, 낮공해서 회차 늘었다고 좋아하고, 주목받으면서 인터뷰에서 그랭은 백번쯤 해서 인제 좀 알겠는데 모차르트도 백번 하면 좋겠는데 할 수 있을까요?하는 멘트에 또 짠해하고. 지방에선 은차 회차 많다고 좋아하면서 난생 처음 지방공연까지 가 보고.

 

초연에 그렇게 같이 마음고생 한번 한 후에야 완전히 떠서, 그 후 박은태 행보야 그야말로 일취월장이었지만, 그리고 사실 나도 어미오리는 은차르트지만 건차르트도, 동차르트도 무척 좋아해서 동차르트는 난생 처음 특정배우 회차 전관도 해 보고(그걸 가능하게 만든 달랑 5회 동차르트-_-), 아마 나한테 마음대로 캐스팅 골라서 딱 한 번만 더 모차르트를 보라고 하면 마르고 닳도록 본 은차르트가 아니라 건차르트 한번만 더요 이럴 거 같긴 하지만 ㅎㅎ 그래도 나한테 모차르트라는 작품은 박은태라는 한 청년이 자신의 황금별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가장 크게 기억될 것 같긴 해. 모차르트에게 아마데가 축복이자 저주였던 것처럼, 아마 은태에게 주어진 뮤지컬 배우로서의 재능도 가장 큰 자산인 동시에 가장 큰 부담이기도 하겠지. 하지만, 타고난 재능에 더해서 배우 본인이 피나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잘 보이는 배우여서, 그 성장의 모습이 여실해서 객석에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참 행복하고 보람있는 배우이기도 하고.

 

그래서, 고마웠습니다 은차르트. 3년동안 지켜보는 내내 참 많이 행복했어요. 다른 모습으로 곧 다시 만나겠지만, 언젠가는 모차르트로 또 다시 만날지도 모르지만, 기약은 없으니 인사를 전합니다. 굿바이, 은차르트. 내가 가장 많이 보고 사랑했던 모차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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