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봤던 거 같아. 96년인가 97년인가 정현 선생님이 장발장을 하고 건명배우가 앙졸라로 나왔던 기억이.......
내가 대학교 때 정현 선생님 수업을 수강했기 때문에 선생님이란 호칭을 버릴 수가 없어서 이 부분은 양해를 ㅎ
지금이야 해적공연이라고 하여 정식 공연 취급을 못 받지만 아무튼 그 때 정말 눈이 휘둥그레졌었음.
장발장 맡은 정현 선생님은 현대극장에서 레 미제라블을 처음 올렸을 때부터 쭈욱 장발장 역을 해오셨는데
전문적인 뮤지컬 배우는 아니지만 굉장히 노래가 와 닿았고 감동적이었던 기억이 있어.
선생님이 민예 극단이라고 지금은 분리된 극단 미추의 모체가 된 극단의 배우이자 대표여서
우리 소리를 비롯해서 성악도 공부하고 허규 선생의 뒤를 이어 창극 연출도 했다고 들었거든.
전문적이진 않지만 그 분야에 이해가 깊었었을 듯 싶은데 뭐 당시 꼬맹이 때 내가 그런 걸 알 수나 있나
그냥 졸라 멋있었을 뿐.
이건명도 그때는 잘 몰랐어. 그냥 잘생긴 사람이 앙졸라를 하는구나 했지.
무엇보다 무대가 참 멋있었던 기억이 있어. 바리케이트 씬은 그냥 이미지만 기억나는데 붉고 뭔가 거대한 느낌 있잖아ㅎ



근데 말이야 얼마전에 인터넷을 하다가 이 레 미제라블이 아주 저화질 파일로 돌아다니더라.
정식 루트는 아니지만 너무 반가워서 냉큼 다운받아 봤어.
ㅆㅂ 안 볼걸. 촬영이 허접하고 싱크가 안 맞는 것도 있지만 진짜 괜히 봤다 싶었어.
완전 아마추어 공연같은 거야. ㅠㅠ 좋아하는 배우이자 선생님이 삑사리 엄청 내는 광경도 목격.
그래도 무대는 여전히 지금봐도 잘 만든 거 같더라.

하여간 내 추억 다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