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시즌 짹 오늘 밤공으로 자체첫공했어.
난 작년 충무 짹 후반부에 완전 심하게 앓이하고 빠졌었거든.
삼더슨은 다 진리였지만 유더슨은 나에게 넘버원 최애였지ㅠㅠ
특히 엄다니엘과 유더슨이 함께 할 때면 연기 잘하는 두 남자가 각자 보여주는 아련함(+그 안의 섹시함)도 잘 살리고
1,2막 취조실에서 팽팽하게 맞서는 그 긴장감이 너무 좋아서 공연 내내+이후 며칠동안 두근두근하고 설레였단 말이야. 
둘의 연기 포인트 좋은 점 목록도 줄줄 써내려갈 수 있을 정도였는데...

단 이틀 4회뿐이지만 짹에서 엄유가 함께 돌아오다니! 두근두근하면서 1년만에 보는 오늘을 기대했단 말이지.

근데 작년의 그 잭더리퍼는 어디갔어요?? 작년에 진리였던 엄다니엘&유더슨 어디갔어요?? ㅠㅠㅠㅠ

일단 공연장인 국극 해오름은 내가 정말 싫어하는 극장인데 역시나 너무 크고 무대는 너무 멀어서
1열도 충무의 9~10열같은 효과를 주는데다 MR인것도 짜증나는데 음향은 완전 ㅂㅅ--++
엠알 반주 소리가 너무 울려서 원래 배우들 목소리가 앞에서 나와 깨끗하게 잘 들리던 부분 다 묻히고
앙상블도 녹음한거 트는것 같이 느껴지고 내가 가사를 알기에 망정이지 울려서 가사도 잘 안들려.
충무에선 처음 볼때도 그렇게 귀에 쏙쏙 들어왔는데..

그리고 티켓값은 오케 있을때랑 같거나 더 비싸면서 MR이라니 엠뮤 뭐니!!!
노래파가 아닌 엄유는 특히나 공연마다 박자도 그렇고 대사와 노래 타이밍같은걸 조금씩 변화주는 사람들인데
이걸 맞춰줄 오케가 없으니 편하게 하지를 못하고 엠알에 맞출려고 애쓰는게 느껴져서 아슬아슬하더라;;  

게다가 작년 진리의 짹 앙상블은 어디에ㅠ 게다가 포주한테 UV머리라니 개그도 아니고 뭐냐고;

말 많던 마술도 직접 보니 정말-- 춤추는 살인마때도 꼬챙이 꽂기 전에 조심조심하는거 다 느껴져서 현실입갤이었는데, 
2막 이밤이 난 좋아 때는 사이드쪽에 앉으니 장치 뒤에서 앙상블 여자 통과 전 대기하고 기어들어가는거 완전 다 보여;;;
그런 번거로운 마술이 있는 것도 짜증나는데 심지어 마술답지 않게 다 보이기까지 하고 대체 이거 왜 넣었니??
짹에게 희생되는 여자들 끝에 글로리아가 구해달라고 외치는 몽롱한 꿈 같아야하는 장면 엔딩에 장치만 남고 이게 뭐냐고;;


이제 배우 얘기.

다시 말하지만 나는 엄유를 각각도, 조합으로도 좋아해서 나에겐 드림캐스팅인 조합임.

유더슨 - 작년의 그 다크+진지+섹시+아련+슬픈 앤더슨의 매력이 50%도 안 산듯ㅠㅠㅠㅠ

이전에 비해 너무 안 다크해ㅠㅠㅠㅠ 유더슨이 한국형 부패형사식 야 이 새꺄 같은 말을 해도 정말 세상 포기하고 저 밑바닥에 살면서
괜히 툭툭 건들듯 농담이나 실없이 해대는 것 같아 그게 웃기는게 아니라 더 비관적으로 보이고 좋았는데 그게 안 느껴지니
이번엔 관객들이 웃어버리네ㅠㅠ  게다가 실험실에서 먼로 주절주절 끝에 그냥 넘어갔어야 하는데 순간 정적 흐르고 어색한 틈 생기니까
괜히 관객 박수유도하는 바람에 캐릭에 어긋나는 모습 보이고ㅠㅠ 원래 유더슨 안그랬잖아요 왜 그랬어요ㅠㅠㅠㅠ

폴리와 앤더슨이 함께 하는 이도시가 싫어+아주 오래된 얘기+작전취소까지는 내가 아련함x100 때문에 제일 좋아하는 부분인데

술집에서 작전 어렵게 부탁하려고 말 힘들게 꺼낼 때도 내가 기억하던 것보다 너무 쉽게 얘기하고 넘어간 것 같더니
폴리가 다리에서 노래할때 작년의 슬픈 표정은 어디가고 계속 뒤돌아 등만 보이다가
폴리가 꽃 달고 '나 예뻐?'할때 '응 예뻐'하는 것도 작년의 그 감정은 느껴지지 않더라ㅠㅠㅠㅠ 
앤더슨과 폴리의 관계는 전혀 안보여주지만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극의 멜로 담당은 둘이구나 싶을 정도로
후회 가득한 듯 울음 섞인 목소리로 유더슨이 속삭이듯이 '어 예뻐'하는거 원래 날 울게 만들던 눈물포인트였단 말이야. ㅠㅠ

앞 부분의 다크+진지함이 안 살고 짧은 씬에서 보여줘야 되는 멜로가 덜 사니
그 후 카오스 상태로 멘붕 오는 마지막 후반부가 감정이 다가오질 않지ㅠㅠ
앤더슨의 매력을 살리는 1순위라고 생각하는 '아련함'이 덜 느껴져버리니까 아쉽고
원래 훨씬x100 좋은거를 알기 때문에 제일 안타까움ㅠㅠㅠㅠ
 

엄다니엘 - 거의 마찬가지. 원래 안 이랬잖아요ㅠㅠ

앞에를 너무 가볍게 가버려서 글로리아와의 멜로는 물론 뒤에 진지+다크함이 덜 다가오고 
원래 소름 끼치던 막판 짹인 상태로 미쳐서 웃는 모습은 그냥 전반부 다니엘이 바보같이 웃을때랑 비슷해보이는 역효과ㅠㅠ
후반부 다니엘이 소리내서 우는 여러 씬에서도 비극+눈물의 왕 엄옵답지 않게 억지로 우는 소리 짜내는 것 같았어ㅠㅠ
엄이 다른 극에선 몰라도 짹에서는 박사님 소개같은 아주 초반 애드립 빼고는 진지노선 유지했었는데ㅠㅜ
노래도 캐치미때는 참 좋더니 작년보다 훨씬 힘겹게 부르고 고음 다 날리더라고ㅠ 


엄, 유 두 사람 다 드라마랑 겹치기해서 그런가 싶다가도, 이전에도 영화,드라마랑 겹치기하면서
공연을 몇 회 안할지언정, 무대에서는 확 그 캐릭터로 보일 정도로 몰입해서 전혀 방해되거나 그런거 없었고
역시 연기 중심인 배우들은 다르구나 싶었단 말이야ㅠ  준상옵은 국민드라마 캐릭이라 좀 다른가ㅠ 아님 첫공이라서일까?ㅠ

유더슨이 다른 앤더슨들에 비해 살짝 가볍다고 느끼는 덕들이 많기는 했지만 그래도 얼마나 다크하고 멋있었다고ㅠㅠ  
엄도 원래 훨씬 더 달달+절실+미침+슬픔 잘 살리는데ㅠ


신짹 - 난 작년에 건짹으로만 돌아서 신짹도 오늘 처음 본건데 비쥬얼이나 이미지는 정말 살아있는 짹 같고 좋지만
이 분도 노래가ㅠㅠ 거의 음을 혼자 만들며 노래 안하시는거 같던데? 법짹보다는 낫겠지만 난 짹도 아쉬웠다ㅠ 
노래 끝장나게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연기도 소름 끼쳐서 내가 그 전에 알던 건명옵이 맞나 싶을 정도로 
극의 중심 잡아주던 건짹도 그리웠습니다ㅠㅠ 

서폴리는 그대로여서 사랑합니다ㅠㅠ  


글이 길어졌네.

오늘 공연으로 짹 자체첫공하거나 유더슨 자체첫공한 사람들이 원래 이런줄 알고
실망할 생각을 하니 너무 안타깝다ㅠㅠㅠㅠ 이미 그런 후기들 많이 올라온거 보니 눈물이 나네ㅠㅠㅠㅠ

작년엔 그렇게 길지 않은 공연 기간에 세종 삼총사랑 겹치기까지 했는데도
더블 누구로 봐도 괜찮은 주연 배우들과 진리의 앙상블까지 매력 넘치고 
음향도 좋고 시야확보도 잘되고 오케의 라이브 음악에 여러가지가 합이 딱딱 맞아서 정말 좋은 공연이었는데...

원래 엔딩 때 오프닝과 반복되는 앤더슨의 '사건보고서'라는 대사 순간 다시 처음부터 공연했으면 좋겠다,
엔딩 이후 앤더슨은 어떻게 살았을까, 당시 사건 자료 등 달렸던 덕들 상플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그런게 식은 것만 봐도 올해 짹이 예전같지 않음이 느껴짐ㅠㅠ

예전같지 않은 배우들도 배우들이지만 이번 짹 자체가 극장+엠알+음향+마술 등 여러 요소로
이 공연이 가진 매력을 너무 못 살려줘서 이렇게 된 탓이 가장 크다고 봄요ㅠㅠ 

성남 삼총사때도 극장이 극을 망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엠뮤는 앞으로 이런 큰 극장과는 연을 끊고
극의 매력 잘 살리는 충무같은 곳들에서 공연을 많이 올리도록 합니다.



ㅎㅈㅇㅇ - 엄유는 원래 훨씬 좋습니다 여러분ㅠㅠ 작년 충무 짹 너무 그립다ㅠㅠㅠㅠ 그 때의 공연으로 돌아갈 수 없을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