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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자체 첫공 개취 후기!!!(스포)모바일에서 작성

ㅇㅇㅇㅇㅇ(61.43) 2012.09.09 23:43:37
조회 294 추천 0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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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솔직히 나 정말 기대 많이 했어.
그렇게까지 흥미를 보이지 않던 여친 표까지 예매하고
적극적으로 영업해서 오늘 자체 첫공 찍었는데...
기대한 것보단 실망이 컸어.

연출은 좋았어. 이야기와 현실 넘나들 때의 그 연결이나
세트나 스크린을 이용해 제한된 공간 내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이끌어내는 듯한 그런 연출, 좋았어.

근데 극 내용 자체가 생각보다 깊게 파고드는 맛이 없어.
뭘 말하려는지 대충 감은 와. 극이 꽤 친절한 편이니까.
여러 이야기의 내용, 극중 대사 등으로
거의 중언부언해가며 주제를 설명하다시피 하잖아.

일단 이 극은 말, 이야기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해.
이 극 속 비극의 원인도
카투리안이 마이클에게 이야기를 해 주고
그 이야기가 또다른 해석을 낳으면서 벌어진 비극이었어.
그 외에도 한 가지 말에서 문장 내의 헛점을 이용해
말꼬리를 비틀며 상황을 역전시키는 장면이 여럿 나와.
투폴스키와 카투리안, 에리얼과 카투리안, 마이클과 카투리안, 경우는 다양하지만 그 양태는 비슷해.
말, 그리고 이야기 그 자체가 생명을 지녀 화자, 작자의 의도를 압도해 버려.
이 극은 그 이야기의 힘을 긍정하며, 그 이야기를 발하고 취한 인물들의 행동들을 지켜봐.
그들이 이야기의 힘을 빌려 그들의 신념을 강화하거나 혹은 이야기의 힘에 의해 무너져가는 것들을...

모든 게 이야기에 의한 것이며, 이야기에 대한 해석이 묘하게 틀어진 탓이지. 누구는 이야기하기 싫었던 문제가 이야기되면서 폭발하고, 누구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포장하는 듯 자신을 들키고... 이야기꾼의 제1의 목표는 이야기하는 것이라 했지. 사실 이 땅 위 모든 사람은 이야기꾼이며 따라서 이야기로 매개하고 이야기에 잠식당할 운명이나 다름없어.

또 이 이야기 속 필로우맨 이야기는 비참한 삶을 사는 어른이 되기 전 스스로 아이들에게 목숨을 끊게 하는 필로우맨의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이 자체가 또 하나의 주제를 형성해.

이 삶이란 것이 그 모든 불행을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나, 어떻게 보면 극중 인물은 모두 불행한 과거에 따른 불행한 현재를 살고 있는 셈인데도? 투폴스키는 괴물이 되었고 에리얼은 유약한 속을 감추려 위악적으로 구는 깡패형사가 되었고, 카투리안이나 마이클은 더 말할 것도 없지

여기서 태어나는 또다른 질문. 그 모든 것을 겪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죽음 혹은 비참한 삶의 선택지는 온당한가? 카투리안과 마이클이 갈라지는 지점이자 에리얼이 한 번 더 갈라지는 지점.

그리고 또다시 피어오르는 의문. 그 질문을 제시한 그 '이야기'는 무죄인가? 마이클은 자신에게로 향했을 그 질문들을 애써 부인하며, 카투리안의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재현해 보임으로써 대답의 의무를 떠넘겼어. 혹자는 살았고 혹자는 죽었어. 그러면 마이클이 그 상황에 이르게 한, 그 이야기는 유죄일까 무죄일까? 죄는 카투리안 혹은 마이클에게 있을까 아니면 그 이야기에 죄가 있을까? 아니 그 이전에, 그 이야기는 죄를 물을 수 있는 대상인가?

여기서 주제는 다시 처음 그 주제로 향해. 이야기가 가지는 힘.

여기까지만 보면, 이 텍스트, 정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텍스트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그 주제의식을 수렴시키는 데 실패해. 수사 과정에 따라 카투리안이 여러 이야기를 늘어놓듯 그저 주제들을 늘어놓고 설명할 뿐 효과적으로 응집시키질 못해.

많은 사람들이 이 극에서 명료한 주제를 떠올리지 못하는 건 이 작품에 주제가 없어서가 아냐. 작은 소주제들을 끌어모아 빵 터뜨렸어야 할 극이 그걸 산발적으로 제시하는 데 그쳐서 생긴 안타까운 현상일 뿐이지.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아. 곱씹을수록 아쉬움만 커지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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