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우맨 이후 첫 관극이 아워타운이었는데 보고나니 마음이 엄청 쓸쓸해졌어..ㅠㅠ

일단 기대했던 것만큼 극은 좋았어....표현자체가 절제된 극이고 무대감독이 극중에 등장해서 관객과 거리를 상기시키면서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극이라서 그런지 눈물도 한방울 안났고. 근데 보고나니까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그런 느낌이야. 기분 참 이상하네ㅋㅋㅋ 내가 나이 먹어서 더 와닿는가 싶은 생각도 들고ㅋㅋㅋ

비루한 기억력으로 비교하긴 뭐하지만 우리읍내일 때보다 원작 그대로 올린게 개인적으로는 더 나은 것 같아. 아무래도 원작에 기독교적 정서가 깔려있다보니 좀 더 자연스럽게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더라고. 성가대 연습하는 장면이나 신문배달, 우유배달 같은 등장인물의 설정도 무리하게 바꾼 것 보다는 그대로 가는게 낫고.

아 그리고 서이숙 배우 보러간건데 정운선 배우가 기대보다 좋더라. 블 때 안나보다 훨 맞는 옷을 입은 듯. 그때도 나는 못보겠다 정도는 아니었지만 노래는 솔직히 많이 불안했었거든. 아워타운에서는 10대부터 20대 후반까지 시간의 흐름이 있는데 어릴 때는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좋았고 마지막 3막에서는 연기가 참 좋더라구...특히 마지막 장면 표정이 너무 마음 아파서 한동안 기억에 남을 듯..다른 배우들도 연기는 전반적으로 다 좋았어.

오히려 기대했던 이숙 배우가 오늘 대사 여러번 씹으심ㅋㅋㅋ 이런낯선 느낌은 또 첨이네. 애정배운데..그래도 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극이 전개가 평이하고 감정에 몰입한 틈을 안주는(의도적으로 몰입을 방해한다는 표현이 맞을듯) 편이라서 기승전결 뚜렷한 드라마틱한 극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비추. 실제로 머글들은 연기는 잘하는데 지루하다, 내용이 별로다...요런 반응을 보이더라. 근데 생각이 많아지게 만드는 여운있는 극이야. 고민중인 횽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