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브룩의 리투아니아는 이제는 학생들의 워크숍이나 대학로의 단순 공포연극으로 전락했다고 생각했다.
그로테스크 극이라 하지만 현재의 관점으로는 너무나 싱거워진 희곡의 감각. 오히려 카뮈의 작품 오해가 훨씬 더 지금 시대에 와닿을 거란 생각도 했지.
브루크의 희곡은 간결하지만 그리 압축적이지 않아 오히려 비어있단 인상을 줬고 주변인들은 이 빈 부분을 정공법으로 풀어냈어.
복선이 지나치게 노골적인 반전과 폭력을 탐구하기보단 인물들의 궁핍함, 절망적인 현실, 욕망 등에 집중했지.
대부분 성공적이었다고 봐.
반면 음악은 절반의 성공이랄까?
그냥 이 장면엔 이런 느낌의 음악이 필요할 거 같군 하며 조금 뻔하고 안일하게 배치된 곡도 있는 반면 손드하임을 연상시키는 플레이랜드같은 좋은 곡들도 있지.
배우들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데 최재림의 부족한 연기는 노래가 많이 커버하고 황성현 배우는 주변인들 연극으로만 봤는데 노래도 들을만해서 놀랐음.
추정화 배우 안정적이면서 좋은 성격창출을 한거 같고 김보경 배우는 아직 학생 연기 같았어. 크게 거슬리는 건 아니었지만.
여튼 굉장히 만족스럽게 관극했던 뮤지컬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