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난 후의 감상이 흩어지는 게 싫어서
시간이 멈추길 바래보는 건 또 처음이야
극을 관통하는 정서때문인지 보면서 감화되서인지 아주 오만생각이 다 든다
내 취향 직격탄인지 문화 컬쳐 무지 받아서 머릿 속이 복잡해;; 잔잔하면서 장면 장면 옹골찬 것도 좋고ㅠㅠ
잔상이 무지 남는 극이로구나ㅠㅠ
정물화 좀 더 보고싶은데 이제 막공날밖에 시간이 안되는게 슬프다 허엉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유서>　　후유미

당신에게 편지를 쓰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머릿 속에는 하루 두 통 정도는 쓰고 있었지만요

어디에 있어도 난 당신의 모습을 찾습니다
당신이 결코 있을리가 없는 곳에서도요
우연히 만나게 될리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요
저녁이면 당신의 모습이 석양으로부터 빠져나와 다가오지는 않을까
매일 컴컴해질때까지 하염없이 밖에 서있습니다

죽는 것은 다가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있을 때 떨어져있던 것들을 가까이 하는 것

나는 지금 당신을 생각하고 있지만
이 학교를 졸업하고 당신과 따로따로 떨어지게 되면
이런 생각들도 사라져갈 것만 같습니다
어쩌면 남자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난 당신을 향한 마음이 내 안에 사라지게 된 다음에는
살아있고 싶지 않아요
내가 당신에게 사랑을 품었기에
세상은 꼭 쥐었던 주먹을 펴도 모든 걸 말해주었습니다
당신을 만나 다행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