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너무 좋았던 홍-공
개인적으로 라만차 첫공 이후론 거의 울지 않는 편이고
둘시네아맆이랑 알론조 임종씬에서 좀 울컥하는 편인데..
어젠 나한테 뭐가 씌였는지 홍공(특히 공주돈자)한테 뭔가 씌였는지.. 알돈자부터 엔딩까지 내내 눈물이 철철...

다똑같아 부르면서 자기 모습이 너무 혐오스럽다는 듯이 우는 공주돈자
진심을 담아 둘시네아 부르는 동키를 보면서 표정이 변하면서 영주님 손에 이끌려서 들어가는 동키한테서 눈을 못 떼는 공주돈자
내게 뭘 원하나를 부르면서 혼란스럽지만 가슴벅차하며 눈물 흘리는 공주돈자
하늘을 바라보며 곧은 눈으로 철야기도를 하던 홍동키, 그런 동키에게 화를 내며 억지로 강한 척하지만 사실은 그의 말에 흔들리는 공주돈자
자신의 고결함과 순결함을 깨닫지 못하고 나쁜 말만 내뱉는 둘시네아에게 강하게 다정하게 얘기하던 홍동키

처음으로 맛본 순수한 기쁨에 환하게 웃다가 처절하게 짓밟혀서 온몸을 비틀며 괴로워하던 공주돈자
자신에게 닥친 현실이 두렵고 자신의 모습이 한심해서 눈물을 떨구다가도 내가 가진 이상은 틀리지 않았다고 강하게 외치는 이상주의자 홍세르반
처절한 모습으로 나타나 왜 나에게 이런 절망을 맛보게 하느냐고 온몸으로 부딪히고 흔들리고 절규하는 공주돈자
둘시네아... 둘시네아...를 부르며 쓰러지던 홍동키

나를 기억해보라고.. 당신은 내 기사님이라고 눈물범벅이 된 아이처럼 애원하던 공주돈자
죽어가던 힘없는 노인에서 광기서린 빛나는 눈으로 벌떡 일어나던 홍알론조
환하게 웃으며 희망을 노래하던 용초, 홍동키, 공주돈자
닿을 수 없는 별을 향해 손을 뻗듯 허공을 움켜쥐고 웃으며 천천히 쓰러지던 홍알론조
쓰러진 알론조를 붙잡고 통곡하던 공주돈자

눈물범벅된, 흐트러진 모습이었지만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모습으로 하늘을 응시하던 둘시네아..


꿈도 희망도 목표도 즐거움도 없이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가던 알돈자가 둘시네아가 되어가는 그 과정이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동키가 알돈자를 변화시키고, 알돈자가 동키를 깨어나게 하는 그 과정들이 어찌나 가슴벅차던지
이런 극을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이런 극을 보면서 감동할 수 있는 가슴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