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에서 영업당한 연극 중 하나 정물화
계속 시간 안 맞아서 못 보내고 보내나 했었는데 막공 예매해서 갔다옴(그 후에 특별공연이 추가됐지만 ㅋㅋ)

일단 이 연극은 여고를 다녔던 여자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라고 생각했음 ㅋ
그리고 아직 그 기억이 생생히 살아있는 나이대의 관객들이 보면 엄청 공감하면서 볼 거란 생각이 들었음

뜬구름 잡는 듯한 말들과 감정들, 불안하기 짝이 없는 위태로운 감성들이 가득하더라
그걸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중2병이라고 할 거 같았지만
공감할 사람들은 그 다섯명의 소녀들이 내뱉는 말, 감정들, 눈물들, 웃음들이 확 파고들 것 같은 느낌이었어

곁에 있는 친구를 낯설게 느끼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어 애닳아하기도 하고
갑자기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흘리다가도 눈만 마주치면 꺄르르 웃기도 하고..
10살부터 23살까지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그 기간 동안 잠들어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불안한 감성이
내 어느 시점인가의 기억을 건드리는 기분

특히 유서 장면은 소녀들의 유서 하나하나가 정말 가슴에 와닿더라
특히 나츠코의 유서... 내 7살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줬음...

나나코와 후유미의 키스는 나와 같은 것을 공유하는 사람에 대한 열망같은 거라서 자연스레 받아들여졌는데 헉하는 사람들이 많더군 ㅋㅋㅋ 특히 남자들 ㅋㅋㅋㅋㅋ
사람들 속에 함께 있으면서도 물 속을 홀로 부유하는 것 같았던 나나코와 늘 이방인 같았던 후유미라서 이해가 가더라고..
그 장면의 오묘한 분위기는 성적인 느낌이 아니라 두 사람이 안식을 찾는 느낌이라서 더 자연스레 받아들였는지도 모르겠다..ㅎㅎ

근데 정물화 후기는 참 힘들다 ㅋㅋㅋ 포도알 받아야할 거 같은 기분이라서 ㅋㅋㅋㅋㅋㅋ
대사 하나하나가 참 예뻐서 대본집 같은 거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 특히 나츠코의 유서.. 단어 하나하나가 참 좋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