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 드디어 봤다..

커피프린스때 필링 무대가 하도 가로로 넓고 뭔가 극장이 꾀죄죄 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막상 들어가니 무대 크기도 적당하고 그 국수커튼?들에 조명 정말 예쁘데~.

차라리 커피프린스를 그 분위기에 다시 올렸음 했음 ㅋㅋㅋ 몽환적인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싶은 느낌?

첫 느낌이 좋아서 스타트 괜찮다 생각했어. 그리고 늘보 나와서 시작하는데 괜찮은데? 좋은데!
싶어서 각잡고 봐야겠다 했지. 

시작이 약간 오글거림+뭔가 블메포 분위기가 조금 생각났지만 난 시작 좋았어.
그리고 늘보의 어리석음이요~ 이런 나래이션 부분 좋더라고. 늘보의 그 특유의 말투가
사극에 잘 어울리게 들렸어. 밀당 때 도련님 어투랑 비슷했는데 회환에 차서 말하니
이거 괜찮네 싶었어.

그리고 넘버들 시작되는데 넘버 좋아! 오~ 좋다~ 그랬지.

그리고 넘버들, 넘버들, 대사, 대사, 넘버들, 넘버들................................... ㅜㅜ
음? 음??? 음???????????????????????????????

뭐냐.. 이 패턴은......... 왕세자 실종 사건을 보지 못했는데 그 참신하다는 무대와 비슷할 것 같은 이 참신함은......

일단 신녀 나와서 말하거나 왕 말할 때 주변에서 속닥이는 소리 있잖아.
그거 앞열인데도 안들려. 잡음으로 밖에 안들린다. 대체 뭐라고 하는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급 피곤...
차라리 크게 말해. 웅성거리듯이. 그게 더 현장감 있겠어. 뭐라는건지 그거 듣느라 왕이나 신녀 대사 들어야 할때
그 텀까지 놓치게 만들어.

그리고 삼천 보니까 배우들 넘버와 대사만으로 모든 이야기를 진행시켜.
그니까 스토리를 모션으로 보여주지 않고 말로만 한다는 것. 거의 스토리에 필요한 움직임이 없어.
상징적인 안무와 모션들이 있기는 하지. 하지만 그것도 말이 기본이 되어야 저게 길 가는거 상징하는 거구나.
전쟁했구나. 이런거 상상하게 되지 그 자체로 무슨 내용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게 아님.

그러니까 말 의존성이 다른 극보다도 높은데 그걸 넘버로 계속 풀어내고 내용이 함축된 대사로만 풀어내.
근데 그게 몇 장면에서 그런게 아니라 모든 극 흐름을 다 그렇게 해버리니... 나중에는 그게 너무 피곤하게 만들어.

거기다 넘버나 대사가 명확하게 들리는 것도 아니고(음향 문제가 아닌 문장력) 한번에 와닿아서 이해시키는 것이
아닌데 극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다 잡아서 빨리 소화해야 하니 상대방 말만 주구장창 듣고 있는 것 같은
피곤함이 몰려와.

거기다 넘버라도 강/약/강/약 밝음/어두움 이런 것들이 있으면 모르겠는데 시종일관 비슷해;;;
누가 수 번을 들려준 이야기를 또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마지막엔 살짝;;

그런데 무대까지 단조롭고 뭔가 변화도 없으니 그게 더해.
그리고 의자왕 앉는 의자.. 그게 모니.. ㅜㅜ 되게 없어 보이더라... 보니까 왕 밖에 안지 않던데 좀 고급스럽게 하는게
더 극 분위기 살 것 같아. 이건 모던함도 아니고 의상들은 죄다 갖춰 입어놓고 의자는 왜 그럼?
차라리 통일되게 옷도 그냥 간소화 하던가. 아.. 그리고 토로.. 제발 상투 내려 ㅠㅠㅠㅠ
상투 보니까 머리에 큰 것 같던데 무슨 중국 강시 모자도 아니고 이상했음. 거기다 옷도 뒤에 꼬랑지야?
옷도 커보이던데 그 키 큰 토로가 짜리몽당해 보일 지경;;

하여간 내용은 스케일이 커. 그 큰 스케일을 넘버와 대사로 다 처리하려니 스케일은 전혀 살리지도 못하고
그냥 이건 뭐지? 하다못해 치정극도 아니고 그렇다고 국가를 건 음모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어.

차라리 내용 다 풀어서 대극장용으로 만들었으면 아마 좋았을 것 같아. 꽤 흥미진진하게 풀어갈 수 있는 내용인데
이건 뭐 시놉시스를 말로 다 하고 있는 것 같았네.

그렇다고 연기 문제냐. 전혀 아님. 배우들 연기는 좋았어. 우와. 배우들한테 절해야 하는거 맞음. ㅋㅋㅋㅋㅋ
그나마 그 배우들이니 이렇게라도 살렸지 안그랬으면 난 시작하고 15분 뒤부터 응? 응??? 하다가 그 후 졸고 있었을거야...
배우들이 이렇게 살려놓은거에 환호성 질러주고 나옴.

그러나 정말 극은 ㅋㅋㅋㅋㅋㅋ 난 밀당도 재미있게 봤고 블메포는 회전문도 돌았어서 이 극도 걱정 안하고 갔거든.
그런데 같이 간 친구한테 앞열 잡아놓은 표가 있어도 권할 수 없어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토로는 아무래도 좀 밝은 사극을 하는게 본인 매력을 더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아. 사극도 잘하는데
이 극에서 이 캐릭터는 토로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표현하기에는 색이 다른 것 같아. 극의 캐릭터로는 지금 상태가
맞긴 하지만 정상윤 배우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보이기에는 색이 달라서 다른 사극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늘보는 처음과 끝 나래이션 부분 정말 좋은데(이때 어투 마음에 들음) 극에서 대사 치는건 약간 어색하게 들리는 부분 있음.

나머지는 태국희 신녀야 연기, 넘버 좋았고 홍지희 연화는 목소리가 좋아서 넘버도 잘 어울리게 부르고 나쁘지는 않는데
감정 전달 잘 안와닿네. 박해수 예식도 괜찮긴 했지만 이상하게 존재감이 안남아.

그리고 극에 중심인물이 5명 다 중심인물인데 너무 퍼져있어서 정작 중심인물이라고 눈에 들어오질 않았음.
의자왕 비중도 적다고 느껴졌고 그렇다고 진장군이 주인공 같지도 않고 이야기 중축이 되어 흘러가는 인물이 안 느껴졌어.

우와.. 길다 ㅋㅋㅋㅋㅋㅋ
이거 읽는 횽이 있을라나 모르겠다. ㅋㅋㅋㅋ 일단 애정 배우들 나오고 기대했던 작품이라 기념 후기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