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니버셜에 일찍 도착해서 벨텔 원작 다 읽었어

근데 익숙한 전설이 책에 나오더라고.. "자석산 이야기" 말이야
공연은 오늘 처음 본 거였는데 원작에 나오는 이야기 중 자른게 너무 많아서 이것도 잘렸을 줄 알았어.
근데 안 잘리고 오히려 꽤 비중있게 다뤄지더라구...

자석바위 이야기는 '아라비안 나이트'의 일부분인 '청동기사 이야기'에서 유래한 건데,
내용은 다 알다시피 청동기사상이 서 있는 바위가 자석으로 만들어져서
그 근처를 항해하는 바위는 전부 못이 튀어나오고 널빤지가 부서져 결국에는 난파하고 만다는 이야기야.
여담이지만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중 4악장의 표제에 이 청동기사 이야기가 포함된다네.

나는 그녀의 곁으로 너무 가까이 오게 되고 -휙! 어느새 나는 그 곳에 가게 되는 것이네.
나의 하러니는 자석산 이야기를 알고 계셨네.

배들이 그 산 가까이로 다가오게 되면 쇠붙이란 쇠붙이는 단번에 그 산으로 끌려가 버리고, 못들도 그 쪽으로 날아가 버려서 이런 변을 당한 뱃사람들은 무너져 내리는 판자들에 깔려 죽었다는 것이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中>
한마디로 롯데가 자기한테는 자석산 같은 존재라는 거지. 자신을 끌어당기는 위험한 존재.

근데 이게 왜 익숙했을까?ㅋㅋ 두도시 원작소설 2부 24장의 제목이 '자석바위에 이끌리다'이기 때문이지

이런 사실 때문에 다네이는 파리로 꼭 가야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그랬다. 바람과 물살에 의해 자석 바위 주위로 끌려갔다는 옛 이야기 속 뱃사람처럼 파리도 그를 끌어 당기고 있었다.<두 도시 이야기 中>

찰스 다네이에게도 파리가 자석 바위(여기는 바위라 나오네) 같은 존재였다는 거지. 어마어마하게 위험하지만 자신을 계속 끌어당기는.

내가 유럽 문학 사조까지는 모르니까 이 시대에 아라비안 나이트가 유행했는지는 모르겠어.
유행이라고 보기에는 두 작품의 창작 시기도 거의 80년이 차이가 나고. (벨텔1774, 두도시1859)

사실 두 비유 사이에 연관점은 그다지 없어. 근데 그냥 신기해서 적어보았음.

결론은.. 동서긔 자석한테 죄지은거 있니?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