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단어는 별의미 없으니 태클 사절^^
그만큼 강신일의 모든 것을 매력적으로 드러낸 공연이었다는 말임.
이걸 공연이라 해야할지 톡콘이라 해야할지 좀 헷갈리지만
톡콘+음악연주가 있으니 음악회+연극을 짬뽕한 그냥 '공연' 이라고 받아들이면 됨.

이 공연을 가시면 아래와 같은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낙엽깔린 길 위에 바바리 입고 시낭송하는 가을 남좌 강신일, 노래하는 강신일, 폭풍 연기하는 완전 멋진 강신일,
젠틀남 강신일, 웃긴 강신일, 느끼한 강신일, 소탈한 강신일 ㅋㅋ

말 그대로 낭송도 하시고 노래도 하시고 연극도 하시고 얘기도 하심.
이걸 어떻게 자연스레 이어갈까 궁금했는데 구성이 아주 담백하고 매끄럽더라고.
그냥 차분차분 담엔 뭐 할거고 뭐 할거다 하고 바로 연주 깔리고 시작
근데 그 짧은 5초 동안에 완벽히 대본속 인물로 샤샤샥 변신했다 다시 샤샥 돌아옴 ㄷㄷㄷ
시 낭송도 정말 좋았던게 보통 시낭송 잘못하면 완전 오그리토그리 아니면 국어책을 읽는데
(난 그래서 시는 좋지만 시낭송은 정말 싫어 ㅋㅋ)
확실히 연기자들은 다르더라. 시도 그냥 대본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읊으시는게.
노래도, 뮤배도 아니고 전공하시지 않았기에 그냥 잘 부르는 일반인에서 조금 나은 수준인데
뭔가 가슴 속에서 끓어올라서 온 몸 다해 열심히 부르는게 너무 좋았어.
시낭송과 노래를 결합해서 하는게 많은데 정말 좋았음.

연극은 칠수와 만수 레드 등 몇편의 일부를 대본 들고 공연하시는데 레드는 오늘은 딱 한번만
대본 보시는 걸보니 기억력 다시 되살리신듯 ㅋㅋ
이왕 다시 외우시는거 진짜 내년에 꼭꼭꼭!!!! 다시 하세요ㅠㅠ
오늘 다른거 다 휘발되고 진짜 마크 로스코 다시 봐서 너무너무 좋았어ㅠㅠ

주말 낮인데도 관객이 넘 적어서 호응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열심히 반응 이끄시려고 노력하시고
나름 잔잔하면서도 훈훈했던것 같다.

이 공연, 난 시간이 됐더라면 엄마 모시고 갔다면 좋았을 것 같아.
일단 강신일 배우님 자체가 티비에서 낯이 많이 익은 배우니 어르신들이 덜 생소해 하실것 같구
혹시 부모님이 70. 80 세대라면 그 시절을 테마로, 혹은 그 시절에 나왔던 노래나 연극이 꽤 나와서 좋아하실것 같더라.
또 연극 한토막 하다가 노래 하다가 연주 듣다가 얘기도 하고 그래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연극 이런거 딱딱해서 싫고 노래도 오래 듣는거 별로다 하시는 분들 모시고 가면 좋아하실 듯함.
내가 머글이었으면 난 오늘 레드에 영업당했을 것 같음 ㅋㅋ

아무튼 참 훌륭한 배우라는건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오늘 혼자서 2시간 가까이 끌고 가시는 것 보니 정말
배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더이다. 그 나직히 깔리는, 하지만 뒤까지 쩌렁하게 들리는 발성, 엄청난 몰입도,
노래도 잘 하시고...요새 토크 콘서트가 좀 유행인것 같은데 중년 배우가, 뮤지컬 배우도 아닌데 이런 컨셉의
공연에 도전하신다는 자체가 참 의미가 큰 것 같아.
시간 돼는 횽들은 값도 착하니(고양 홈피에선 13500원에 꿀자리 예매 가능) 한번 댕겨와봐^^
연주라든지 뒤에 깔리는 영상들 퀄릿도 참 좋더라. 돈이 아깝지 않은 공연이란 이런걸 말하는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