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기법 주의

으레 몇 번 본 영화가 그렇듯이 처음의 감동이나 웃음은 없었어.

그래도 "날 붙잡고 지나간 수많은 놈 중에 당신이 제일 잔인해"랑 "꿈꾸게 하지 좀 말아" 부분은 나도 몰래 눈물이 줄줄 흘렀다.

여죄수 하나가 재판을 받으러 잡혀가고 나서 "라만차의 사나이"를 부르는 홍 세르반테스의 눈물이나 오열하는 혜돈자의 그렁그렁한 눈을 보면 왠지 공감이 돼서 눈물이 더 나고.


오늘 민철 도지사 처음 봤는데.
이번 관극은 민철 도지사/여관주인 보는 재미가 제일 컸던 거 같아.
영주님도 좋지만 민철님이 내가 생각하는 도지사의 모습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도지사의 카리스마가 좋았던 건 물론이고 여관 주인도 너무 방방 뜨지 읺아서 좋았어. 낮게 깔리는 목소리도 진짜 매력 있음.

영주 여관주인은 착한 이모님 같은데 민철 여관주인은 산적같이 생겼지만 맘씨는 푸근한 산장주인 같았어. 기사 책봉할 때 미소가 입가에서 떠나지가 않더라ㅋㅋㅋ정말 재밌었어. 묵직한 목소리의 "슬픈 수염의 기사"도 얼른 다시 듣고 싶다.


라만차에서 솔직히 그저 그렇게 느껴진 장면 하나 없이 다 좋아하기는 하는데 난 이발사 장면 정말 좋아ㅋㅋㅋ
다같이 쾌활하게 "맘브리노의 황금투구" 부를 때 시끌벅적한 분위기도 좋고 실실 바보웃음 짓는 홍할배도 좋고 귀요미 이발사도 좋고ㅋㅋㅋ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머릿속에서는 "이발사의 노래"가 자동재생되고 있어ㅋㅋㅋㅋ
입에 정말 착착 붙는 노래인 거 같아
화려하고 활력 넘치는 무어인 장면도 좋음.



1열 음감 왼쪽 꿀자리에서 코 앞의 샤롯데 지붕 뚫는 "이룰 수 없는 꿈"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ㅠㅠ

커튼콜 때 까라스코 배우님 미끄러지시는 것도 코 앞에서 봄 :O
나도 모르게 웃음 터졌는데 죄송해요ㅋㅋ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