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

초반부엔 둘 다 폴링인럽은 아님. 점점 서로에게 가랑비 젖듯 젖어들어서 나중에는 젖고 있는지조차 모름. 겉으로 보기엔 문프가 손을 내밀고 손을 잡았지만 속으론 훨씬 더 문프가 크게 들어와버린 현고든. 글을 쓰는것이 유일한 세상과의 통로였던 그에게, 아예 세상이 되어버린 문프. 숨을 쉬고 이야기를 하는 모든 순간순간에 존재하는 가장 소중하고 삶의 전부로 변화. 잡았던 손을 먼저 놓은 문프에게 순응하고 곁에 남기위해 나쁜자석이 되는 느낌.

중반부엔 문프가 그 세상이 되어주지 못한 죄책감에 땅을 파기 시작함. 살아있되 살아있지 않아서 어쩌면 현고든에게 문프가 세상이었듯이 문프에게 현고든도 세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함. 꽃비를 보며 점점 더 서럽게, 그리고 쉽게 멈추지 못하던 눈물.

그리고 4일에서 8일. 현고든의 노선이 다시 한 번 변화. 사실 첫눈에 반했던건 현고든이 아니었을까를 짐작하게 하는 표정과 시선들이 늘어남. 밴드씬에서 문프의 눈길을 갈망하던 그 목마른 표정과 크게 나타나진 않아도 자기도 모르게 문프의 표정과 말에 시선을 고정시키던 9살. 19살 폐교씬에서 나타난 문프에게 자신을 찾아줬다는 기쁨이 두려움보다 더 커서 행복해보이기까지하던 미소와 괜찮아....괜찮아...하며 도닥이는 문프의 손길에 아이처럼 펑펑 울며 끌어안던 손길. 너무나 사랑해서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슬픔으로 잠식당하던 절벽씬. 꽃비를 맞던 문프를 끝없이 바라보다가 울컥해버리던 음성.

과연 이 둘의 노선변화는 어떻게까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내 멘탈을 붕괴시킬지 남은 회차가 참 기대되고 두렵기도 하다.....


짤은 내가 생각했던 문프 닮은꼴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