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어디서 많이 본 것같은 설정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사전정보 없이 갔다면 창작뮤지컬이라고 생각 못했을 것 같아. 나도 걍 엠뮤 스탭들과 엠뮤 배우들과 류정한,박은태 조합에 뭐 괴물 만드는 얘기고 생각보다 평이 좋다는 것만 알고 갔지 넘버,내용 예습 안 하고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거의 백지상태에서 갔는데 소위 말하는 창작뮤지컬에서 많이 느껴지는 소박함이나 가내수공업같은 느낌이 없어서 올ㅋ싶었어. 번듯한 라이센스 작품이라고 생각할만한 스케일과 분위기를 가진 작품이었음 창작뮤지컬이라고 한국인 특유의 감정이나 소재같은 걸 녹여내지 않은 것도 더 창뮤 냄새 덜 났던 이유인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어디선가 느껴지는 잭더리퍼와 라만사와 삼총사의 냄새와 다른 데서 본 익숙한 향기는 어쩔 수가 없더라ㅋ빅터 캐릭터는 다니엘 생각났고 줄리아 죽어있는 자세는 폴리 죽었을 때와 똑같았고 줄리아 부여잡고 오열하는 유빅터는 배우가 배우인지라 더욱 더 앤더슨 생각 났고 숲속에서 조명으로 눈 표현하는 건 잭더리퍼 공장 잿가루 눈 생각났고 카뜨린느가 사주받고 한 일 들켰을 때 괴물 쳐다보면서 설마 그 대사 내뱉을까 싶었는데 내가 예상한 대로 글로리아마냥 쳐다보지마 대사 내뱉어서 살짝 웃겼고 나쁜 일 당하고 나서 부르는 넘버는 알돈자 생각나더라. 그리고 에바가 카뜨린느 손봐주라고 하는건 네이키드 웨폰에서 그 킬러 우두머리가 여자킬러들 내보내기전에 남자들한테 강간시키는 거 생각났어. 뭐 그당시의 현실이라고 해도 카뜨린느가 막 머리 조아리면서 굽신굽신대는거 불편한데 사람이 개도 아닌데 우리 안에 몰아넣고 싸우게 시키고 괴물이 사람 안 죽인다고 불평하고 강간 사주하는 가해자가 여자인 에바고..암튼 내가 제일 불편해하고 꺼리는 설정이 나와서 좀 그렇더라. 

대부분 노래 잘하는 배우들이고 후기에서도 넘버 얘기 많이 듣고 갔고 실제로 볼 때도 배우들 참 목 혹사시키는 작품이다 생각했고 라이센스극과 비교했을 때 빈약한 느낌도 없었지만 나한테는 프랑켄 넘버가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어 굳이 그럴 필요 없는데 고음 내지르게 한다는 생각도 들고...내 취향에 맞는 쫄깃한 멜로디가 거의 없더라구 넘버가 내 취향에 맞았다면 노담마냥 다른 배우가 부르는 넘버 들으러 전캐 찍을 생각도 있었는데.... 성준음감 회색도시 참 좋아해서 그 넘버에 견줄만한 쌈빡한 넘버를 기대했는데 보고 나서 이 작품 넘버에 대해 인상적이었던 건 남자의 세계 아!으!아!으!아~~~랑 생명창조에서 유옵 돌고래 고음이 명불허전이라는 것과 은언니 목소리는 참 성스럽고 은언니는 참~노래를 잘 한다는거..안유진 배우는 보니에서 구성지고 쫄깃한 발성이라 너무 맘에 들었는데 엘렌일 때 클래식한 발성도 소화하는 거 보고 걍 노래 잘하는 배우들은 뭔 노래를 시켜도 잘 하는구나..생각했어. 엘렌일 때도 넘버 소화 좋았지만 남자의 세계 격한 넘버도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엘렌 넘버보다 더 매력적인 건 대체 왜죠ㅋ

연출은 기존에 봐온 작품들에서 볼 수 없었던 몽환적이고 음산한 분위기 느껴져서 신선했어. BG도 그렇고 은괴물 의상도 그렇고 무대 세트도 그렇고..어린 백터 연못에 밀어넣는 것도 예상치 못한 설정이라 좀 놀랐고 마지막 총 맞고 나서 은괴물 나지막한 대사도 소름이었어..하지만 괴물은 앉은채로 죽어있는게 은행나무침대 황장군?마냥 더 아련했을 것 같아ㅋ북극 간다는 설정도 신선하고 신비하고 좋은데 아무래도 무대에서 기대한만큼 시각적으로 구현이 안 되니 그저 살짝 아쉬울뿐....유빅터 왼쪽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도 살짝 빈티났고ㅋ그리고 북극이 까뜨린느 입에서 나온 게 아니라 앙리에게 혹은 빅터에게 혹은 앙리와 빅터에게 의미가 있거나 추억이 담긴 곳이었다면 더 아련했을 것 같아 마지막에 북극에 가고 거기서 최후를 맞이하는게 좀 쌩뚱맞다 싶었어ㅋ

배우들은 다 잘하더라. 유옵 좋아해서 멀티캐스팅일 때 왠만하면 유옵으로 선택하는 편인데 오늘은 유옵보다 은언니가 더 매력적이었어. 뭔가 내 보기엔 빅터보다 앙리가 더 멋있고 괴물이 더 매력적인 듯한데....친구를 위해 죽음을 택하는 흔히 멋있다고 생각되는 설정도 앙리고 괴물이 빅터보다 더 인상적이었어 괴물은 심지어 레슬링까지!!!ㅋ걍 오늘 보면서 유옵 특유의 연기 스타일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어. 병맛넘치는 쾌남 연기와 잭 마지막 장면에서 먼로한테 우리 둘만 남은건가??할 때 앤더슨같은 미친놈 연기....아토스,앤더슨일땐 물론이고 막심일 때마저 그런 유옵 연기스타일이 맘에 들었는데 이번 빅터에서는 개취로 빅터 역할이 그렇게 매력 없는데 유옵 연기스타일이 빅터를 살짝 가볍게 만드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렇더라. 친구를 위해 죽음 선택하는 것 때고 앙리 역할 자체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무난한 느낌이었는데 은괴물은 참 좋더라. 아직 모촤 느낌도 나고 은언니 특유의 대사톤도 여전하고 북극에서 빅터랑 몸싸움할 때 순간 한뮤대인지 더뮤지컬어워즈인가에서 밀크 축공 때의 눈알연기를 보았지만 오늘 은언니 연기 좋았어. 괴물 역할 자체가 되게 안쓰럽고 감정이입 잘 되는 역할인 데 은언니가 잘 소화해준 것 같아. 

2막에서의 1인 2역 설정은 안에바 말고는 다 그다지.....괴물의 역경을 보여주는데 극 분위기와 동떨어지는 가벼운데다가 나한테 별 매력적이지 않은 인물설정과 장면들이라......안에바 애완견 부르듯 혀차는 소리는 겁나 씹덕포인트였는데 그 보풀일어난 것 같이 푸들같은 파마머리는 정말 별로였고 가슴팍에 조개껍데기는 또 뭐죠....에바가 자크 거기 꼬집는 것도 쓸데없다 싶고...유자크 너무 가벼워서 가뜩이나 유옵이 연기해서 더 가볍게 느껴졌던 빅터 캐릭터를 바라보는 내 몰입 살짝 깬것도 있고 별로 흥겹지도 않은데 꾸역꾸역 관객 호응 유도하고 하는거 그닥...이게 무슨 삼총사 이벤트도 아니고....까뜨린느도 마찬가지...줄리아는 예상했던 것처럼 내 보기엔 걍 남주 여자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녔고 없었어도 크게 문제없었을 것 같고 카뜨린느는 아무래도 설정 자체가 나한테 너무 불편해서....하지만 은괴물한테 고옴~하는건 귀엽더라. 후기에서 본 것처럼 넘버 부를 때 숨소리도 난 못느꼈고....그리고 최미용 배우 노래 참 잘하고 개성있는데 이제 앙상블 그만하고 진우타냥마냥 좀 비중있는 역할 맡아서 잘 됐으면 좋겠다....

임팬트도 비중도 에바,알렌이 압도적인데 왜 컷콜 때 줄리아,카뜨린느 배우가 나중에 나오는지 모르겠고 유옵은 평소에 무대 설때보다 분장을 덜 한건지 오늘따라 되게 내츄럴해보이러라. 평소 그 유쾌한 모습 어디가고 아직도 감정 유지한 채로 아련아련한 모습 신선했어. 은언니는 머리 찰랑찰랑거리면서 모델 워킹하면서 걸어나오는데 패션쇼 무대인줄..그렇게 쓸데없이 도도한 표정 지으면서 의기양양하게 걸어나오지 말라곸ㅋㅋㅋㅋ

암튼 결론은 킬링넘버 없는 무난한 라이센스극과 같은 느낌이었다는거..연기하는 배우들도 보는 관객들도 감정소모 심한 기빨리는 극이라는 건 알겠는데 내가 기대한 건 귀에 쫙쫙 들러붙는 넘버였던 지라 나한테 별로 매력적이지 않아서 재관람의사는 없는 극이었음ㅋ

글고 복지사이트에서 예매해서 당연히 클립이라 생각하고 예매처 클립이라고 말했는데 한참 헤매더니 오픈리뷰에서 표 찾아주네. 표도 거지같이 허접하게 생겨가지고는-_-글고 충무 사원증 검사 빡세게 한대서 일부러 턱밑에 들고있었더만 따로 요구하지도 않고 뭐 이래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