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햄릿 출연진을 보고 일단 기대했는데 연출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오필리어 가족 외에 다른 배역들에서 색을 찾기 어려웠다는게 내 솔직한 심정. 큰 기대를 안고 갔던 이유중 하나인 클로디어스와 호레이쇼.  남명렬배우의 클로어디스는 의중을 모르겠고 지춘성배우는 알리바이연대기에서 정말 인상깊게봤는데 아무래도 억양과 발음의 한계인듯 어떻게보면 스토리텔러인 그 존재감이 어색하게 남았다. 클로디어스가 욕망으로 인의를 져버린 인간이냐 죄책감에 비중을 둔 인물이냐의 기로에서 지나치게 투명하달까. 연출의 의도라기보단 배우의 전달에서 모호해지는 그런식의..

거트루드도 이해하기 힘든 일막과 이막의 간극이 너무 컸어. 일막은 햄릿이 외치듯 약한자, 여자ㅡ약하다가 우매함을 지칭하기도 했단걸 염두에 두고ㅡ였다면 이막에서는 원작에서 강조하지 않던 어찌보면 여자를 버린 헌신적인 모성만 보였달까.  극중에선 그런 극적 변화의 순간이 제공되지 않았는데 말이지. 이건 캐릭터를 만든 연출탓인가.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 극적 요소는 감탄을 자아내고 극에 몰입을 주더라.


그리고 오필리어에 대한 각색이 절망을 더함. 난  각인적으로 이 햄릿의 의미와 의도가 오필리어를 통해 나타나지 않나 싶기도 해.  햄릿의 절망도 거트루드와 클로디어스의 욕망도 레이티어의 분노도 오필리어를 관통해 역설적으로 설명되지 않나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