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피곤한 3시간이었다..
개취 한탄 작렬할 예정이니 오늘 극 좋았던 사람들은 스킵 추천..

오픈했을 때쯤  차류셩으로 한번 보고 극이 왜 이렇게 정신없고 조울증 심각하냐 껍데기 밖에 없네.. 차언니 너무 고생하는게 안쓰럽네.. 하고 그만 봐도 되겠다 싶었는데,

비씨에서 40%하길래 바르멘이랑 에녹가르시아 보러 한 번 더 다녀옴. 류호세 지난 번에 봐서 록호세 보고 싶었는데 날짜가 안 맞아서 그냥 류호세 재탕. 차르멘이 캐릭에 비해 좀 너무 이미지나 존재감이 무겁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어서, 바르멘이 좀 나을까 싶기도 했고, 셩가르시아가 좀 너무 남성미 질펀한 트로트의 황제같아서 에녹이 조금 담백할까 기대도 되고.

지난번에 그래도 차언니 노래가 괜찮아서(와일드혼 작 중에 자신있게 최악인 작품이라 넘버는 꽝이지만 어쨌든 가창은 선방) 류호세가 제일 구멍이었는데(고음처리 안 되고, 힘빼야 하는 부분 안 되고, 박자강약 밀당이 중요한 스페인풍 음악이랑 류 노래스타일이 상극),

오늘 제일 구멍은 바르멘.
바다는 미괴에서 되게 좋게 봤는데 노담에서 그 창법이랑 음색이랑 연기랑 너무 싸워서 남은 표 다 놨었다가
카르멘은 어떨까 싶어서 보러 간 건데,
노담보다 더 하네.

음정도 자꾸 떨어지는 거 거슬리고, 콧소리 심한 창법에 헬륨가스 먹은 음색도 기본적으로 내 개취에 안 맞는데, 바이브레이션 정말.. 미치겠더라. 차라리 바이브레이션을 안 썼으면 좋겠어. 안 그래도 갈수록 자꾸 비브라토가 축축 늘어지는 경향 심해지는 류랑 만나니까, 류 비브라토가 한 번 출렁이는 동안 바다 바이브레이션이 한 서너번은 들어가는데.. 음색도 안 맞고. 누가 저 둘을 듀엣시킬 생각을 한 건지 참 난감.

차류는 합은 나쁘지 않았고, 임카타류도 그렇진 않은 걸보면 바르멘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지질 않는 듯. 안 그래도 음색이 울림이 별로 없이 빼액하고 얇게 빠지는 소리라 솔로도 오래 듣기 힘든데, 바류 듀엣 정말 답 없더라. 1막 후반에 옷벗으면서 누워서 둘이 부르는 넘버 마지막은 정말.. 왜 내가 창피하지;; 둘 다 노래가 가관..

게다가 바르멘 왜 이렇게 헉헉 학학 흑흑 하면서 노래를 하는지, 계단 있는 연못?에서 호세 만나서 나같은 여자 만난 적 없겠지 하는 넘버에서는 진짜 공기반 소리반이 저런 건가? 싶을 정도로 진성을 안내고 바람소리로 대사를 쳐서 무슨 말인지 반도 안 들림. 그나마 난 차르멘 하는 걸 들었으니 내용이라도 아는 거지..

물론 운동량이 많은 배역인 거 알지만 서커스에서 단상위에 올라가서 무희 서넛이랑 춤추며 노래하는 데서도 세 글자 말하고 헉, 세글자 말하고 헉, 이런 식으로 숨몰아쉬는데 정말 차라리 노래를 말던지 아니면 춤을 쉬던지;;

극 자체가 조중-조증-조증-갑자기 울증-조증-조증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극이다 보니 바르멘도 계속 그런 식으로 노래하고 연기를 하는데 내가 지금 런닝맨 보는 건가 싶었음. 바르멘 연기가 너무 조급하고 들떠있어서 보는 사람이 감정선을 따라갈 수가 없음.

게다가 포즈도 표정도 상당히 거친 극이라, 여배우로선 참 용기가 필요할 법도 한 극인데, 그나마 바다는 몸연기가 좋고 끼가 넘치는 편이라 포즈는 대체로 이쁘고 그닥 민망한 게 없었던 것같은데, 표정은 정말.. 몇 군데에선 진짜 민망하더라.

바다는 이목구비가 크고 표정이 과장된 연기를 하는 편이라 그런 게 수줍은 캐릭을 연기해야 하는 미괴에서는 어느 정도 절제가 되었고 노담도 그냥저냥이었는데 카르멘은 그게 여과없이 노출되는 편이라.. 물론 예쁜 척 하라는 건 아니지만, 좀 민망한 표정이 가끔 연출되는데 자꾸 그것 때문에 현실입갤.

참 바다는 너무 열심히 하는데.. 그냥 노래 역량 자체가 한계가 있고, 극이랑 배역이 너무 답이 없더라. 음향도 너무 후져서 내가 지금 날박보러 삼성홀에 와있나 싶을 정도였는데, 특히 서커스 장면에서 오케 소리도 빈약한데 호중단장도 멘트 안 하고 비는 텀이 너무 길어서 얼마나 뻘쭘하던지.. 호중시 그렇게 존재감 없는 배역 처음 보는 듯. 극의 코믹코드도 너무 유치함. 웃기지도 않고. 특히 미용실에서. 오늘 세 시간 동안 딱 한 번 웃음. 컷콜에서 바르멘이 재미있게 진행해서.

무대도 너무 산만하고 싼티나고.. 미용실 어휴... 성당 어휴.. 거울들 천막들 시장딸 방 어휴.. 와일드혼 루돌프 보고 무대니 연출이니 불평했던 나를 매우 치고 싶다. 카르멘에 비하면 루돌프는 토니상 감임. 짹 보고 회전무대니 서커스니 불평했던 것도 반성함. 카르멘에 비하면 짹은 짜임새와 완성도 끝내주는 작품인 듯.

게다가 오늘 고모역할 맡은 배우 (유보영 배우임?) 노래 정말 재앙수준이더라.. 캐릭은 싫지만 지난 번에 이미라 배우는 노래고 연기고 딱히 흠잡을 데 없었던 것같은데. 오늘 고모님 제발 노래를 하세요. 다 드시지만 마시고.. 어휴...

무슨 극이 넘버소화 제대로 하는 배우가 이렇게 드물어.. 그나마 목소리는 고운 임카타는 넘버도 몇 개 없고 좀 고음 올라가면 불안불안, 그나마 노래 좋은 태엄마는왜 그런 이상한 모습으로 이상한 역을 연기하고 있어;; 차라리 삼천이 그리워질 정도.. 앙상블들 떼창은 그냥 없다시피.

에녹가르시아는 수형가르시아보다는 덜 부담스러웠고 그나마 바르멘과 노래합이 나았던듯. 둘 다 울림이 별로 없는 목소리라 그런지. 에녹도 워낙 몸연기 좋은 배우고, 갈수록 연기 스케일이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줌. 하지만 가르시아 배역이 정말 초딩수준 캐릭이라.. 왜 부끄러움은 관객 몫인가.. 어휴..

분장도 이상함. 카르멘들은 너무 천박한 분장에 천박한 의상, 호세나 카타리나는 좀비들처럼 핏기없는 분장. 임카타 본판이 그렇게 예쁘고 류도 비주얼 상태 나쁘지 않은데 대체 그 분장이 뭐임.. 안 그래도 류호세는 몸짓이나 연기나 노래나 사위가 아니라 정열파파랑 동년배로 보이는데. 정말 카르멘은 무대미술과 분장 등이 안티인듯.

스토리 유치하고, 넘버 산만하고 뽕삘 칠갑에, 캐릭개연성 실종, 배우들 노래 불안, 연기 과장.. 극을 개선시키기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질 모르겠네. 거의 루팡 봤을 때 느낌인데, 차라리 루팡은 지루하기나 했지.. 카르멘은 사람을 괴롭고 짜증나게 해서 지루해질 틈도 없음. 3시간 동안 그냥 뒷목땡김 어깨결림의 연속.

컷콜 때 바르멘 보니 미괴 생각나더라. 그 땐 나도 정말 신이 나서 뛰었는데..

정열파파 연기 좋았어요. 캐릭은 꽝이었지만.
정열파파는 넥이나 캐치미에서 다시 만나는 걸로.

참, 경게파비오도 연기 나쁘지 않았음. 그러나 노래는 좀 아쉬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