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생시절 피규어쪽에 입문을 하게됬고

스케일피규어보단 아기자기한 넨도에 끌리게 되었다

내가 알고있던 미쿠와 세이버 넨도는 거의 다 샀고

귀여운 넨도가 있으면

그 넨도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본후 그 시리즈에 나온 넨도를 사는식이었다

처음엔 가족들도

귀엽다 이쁘네

특히 아버지께선 마 얘 머리 무거운데 얼굴을 잘 들고다니냐라는 식으로 좋아하셨다

그러나 이러한 화목한 분위기도 오래가지 못했다

내가 넨도 40개쯤 모을시기에

아버지가 다니는 회사가 부도가 나서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어버리셨다

아버지 어머니 나 그리고 고등학생과 중학생인 여동생 두명

이러한 가족이었기에 돈을 벌고있으신 분은 아버지가 유일하셨다

아버지께선 괜찮다고

아버진 바로 다시 취직할수있다고 우리를 안심시켰지만

쉰이 다되가는 사람을 어느 회사가 받아주겠는가


난 그때까지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넨도를 계속 사고있었다

그리고 얼마후

진짜 싸운걸 본적이 일년에 손에 꼽는 부모님들께서

대판 싸우시고 아버지는 홧김에 집을 나가셨다

그리고 며칠후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아버지가 건달들에게 맞아 중태에 빠졌다는걸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장남인 내가 짊어진 무게를


좋은 대학교도 안다고있었던 나는

휴학을 하고 알바를 뛰기 시작했다


엄마는 식당에서 서빙을 했고

동생들은 예전처럼 웃는날이 없었다




나도 힘들었던거같다

대학생인데

나도 놀고싶은데

청춘인데

휴학하고 알바하며 집안을 책임져야한다니

나는 이 짐이 너무나 무거웠고

어느새 알바를 그만두고 밖에서 놀기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넨도는 틈틈히 삿다


결국 얼마못가

어머니와 말다툼을 했다


아버지가 없는데 너가 제대로 기둥을 잡아줘야지

아직도 그런 인형 모으고있으면 어떡하니

알바하라곤 하지않으마 그래도 동생들을 위해서 오빠다운 모습 좀 보여주렴


지그보면 정말로 맞는말이었지만

그 당시엔 저말이 얼마나 듣기 싫었는지


그날 그 말을 어머니께 듣고


나도 이 좆같은 집안에 있기 싫다고 한 후 집을 나왔다

사실 핑계거리가 필요했을뿐이었다 이곳을 나갈..


그렇게 친구집에 묵고 여기저기 떠돌다가

어느날 어느 가게앞을 지나가는데

많이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어떤 남자에게 사과하고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서빙하다가 실수한 어머니는 계속 그 말을 반복하고있었다


남자는 옷 어떡할꺼냐며 어머니한테 계속 노발대발하였다


그걸 본 나는


언제나 우리들은 돌바주시고

우리가 잘못했을때 나와서 당당하게 우리편이 되어주시며

우리 키우느라 남편 뒷바라지하느라 한번도 자기 옷 안사입으시고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시고

한평생 우리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셨던

어머니가 떠올랐다


그래서 뛰어가서 멱살잡고 주먹으로 때렸다

" 니가 뭔데 우리 어머니한테 " 내 머리속을 계속 이 생각뿐이었다


결국 경찰이와서 소동은 마무리됬고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날

같이가기 뻘줌해서 앞에서 빨리가고 있는데

어머니가 말하셨다

고맙다

고맙다

고맙다..



그날 나는 태어나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 이후로 나는 넨도와 피규어등 취미생활을 싹 정리하고

알바와 학업을 병행했고

가까스로 회사에 취직하여 돈을 벌게되었다

내가 회사에 다니고 5개월정도 뒤 아버지가 깨어나시며

우리 가족은 다시 도약할 힘을 얻게되었다



지금은 부모님들은 시골에서 잘 계시고

두 여동생들도 잘 지내고있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넨도나 피규어는 내가 현실에서 도망치게 해주는 부분 중에 한곳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