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친구와 밤늦게까지 피시방에서 몬스터를 죽이고 피로에 젖어 집으로 향했다
으슥한 골목길을 걷다가 교회 벤치에서 일어나 우릴향해 걸어오는 낯선 그림자를 바라보곤 담배를 끄고 상황에 맞는 대응을하기위해 긴장감을 유지한채 계속 걸었다
걸어오던 그림자는 전체적으로 이질감이느껴지는 분위기의 여자였고 짧은단발머리에 흰색원피스를입고
더러운 맨발에 두손은 소중한듯 신발을 꼬옥 안고있었다
난 혹시나 나쁜 일을 당했나싶어 도와주려는 마음이 생기던 찰나 그녀가 입을 열었다
"학생 예문여고가 어디예요?"
평생 부산사투리만 듣다가 예쁜목소리로 말하는 서울말은 직접듣기가 처음인듯했다
그녀가 궁금해하던곳의 위치는 멀지않은곳이었고
난 친절히 가르쳐주었다
"같이 가주면 안돼?"
"왜요? 무슨 일이있어요?"
"같이 가주면 안돼?"
"같이 가줄수는 있는데 무슨일인자 알아야죠"
"같이 가주면 안돼?"
"...그냥 경찰 불러 드릴까요?"
"같이 가자"
난 소름이 돋았고 뒷걸음질 치며 바쁘다고 했다
그녀는 화장실이 급해서 그렇다고 예문여고로 계속 같이가달라며 다가왔고
교회뒤에 화장실있으니깐 거기가서 싸라고 짜증섞인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녀는 한결 같았다
"저 화장실 같이가자"
난 엄습해오는 공포감에 친구에게 이 장소를 피하자고 말하려는데
이미 친구는 저멀리 도망가있었다
의리없는 친구의 겁에질린 표정으로 외쳐대는 소리가 잘 안들렸지만 도망치자는 의미인것은 확실했다
난 도망치며 태어나 처음으로 여자에게 심한욕을 내뱉으며
미친듯이 달렸고 속으론 쫓아오지 말아달라고 빌었다
뒤를 돌아보니 그녀는 없었고
친구는 나에게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