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들의 조언대로 엄마와 맞서볼까 생각했지만 섵불리 나댔다간 대학 등록금으로 협박당할 확률이 높기때문에 그건 포기하고 휴일 날잡아 어제 사촌집까지 몰래 버스 몇번씩 갈아타 그 집에 찾아가 고모한테 자초지종을 말하고 다른 잡다한(HG나 SD도색작. 근대 이것도 값은 꽤 될태지만) 건프라는 사촌이 계속 가지고 비싼 모쇼 1/72 에일스트락이랑 용도자 데스티니는 돌려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다행히도 고모는 그렇게 해주기로 했고 또 다행히도 사촌이 개념건덕후의 씨앗인지 용캐 하나도 안부숴먹고  잘 전시하고 있더라. 아쉽긴 하겠지만 그래도 나머지 건프라 주는걸로 충분히 만족하는데 이뻐죽겠더라. 그 집에서 박스 포장해서 다시 학교 기숙사까지 들고 왔는데... 가는길에 다행히 고모가 버스정류장까지 태워주긴 했는데 그래도 건프라 박스 2개나 짊어지고 용인에서 대구까지 가느라 디지는줄 알았다.

집에와서 잠깐 풀어보고 감격의 재회를 하긴 했지만 이 기숙사에 부모님 한번씩 불쑥불쑥 튀어오는데다가 기숙사 다른애들이 호기심에 만졌다가 뭔일생길지 모르니 결국 팔기로 했다. 참 아쉽긴 한 놈들이지만 나랑 있으면 앞으로 얼마나 더 험한꼴 볼지 모르니 하루빨리 더 나은 유리 장식장에서 삐까번쩍하게 살길 바라며 팔기로 함.

부디 넥스트 주인은 3-40대에 유리장식장 빵빵한 아재길 바란다. 나도 그렇게 될때 다시 건덕질 시작할테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