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 3년 전에 114 근담에서 만원대의 원피스 주인공 배 8개를 사서 친구들한테 돌린 적이 있음.

이때가 내가 건프라질 다시 시작할 때라서 니들도 같이하자는 식으로 뿌린건데, 스티커 붙이는 것만 좀 짜증난다 뿐이지 조립 자체는 스몰게이트라 굉장히 쉬운 킷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박스채 놔둔 놈이 있다는걸 최근에 알게 됨.


그래서 8명의 표본을 통해 요놈들을 분류별로 나눠보면,

1. 다 만들고 사진 찍어 보내주는 놈
- 한 세명이 여기에 속했는데, 그중 관심을 보이던 한 놈은 이런거 어디서 사냐고 물어보기도 했음. 나중에 가보니까 매니저로 일하는 카페에 전시해놨더라.

대게가 긍정적인 반응이었지만, 공통 의견은 만드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귀찮다 였음. 스티커 붙이기 싫다고 하나도 안붙인 놈도 있었고


2. 지가 만들긴 귀찮으니 자기 누나한테 만들어 달라고 하는 놈
- 이놈은 인생이 롤이라 퇴근하고 주말이면 롤 해야 된다고 안함. 방구석에 굴러다니는 박스가 귀엽다고 걔네 누나가 손톱깎이로 잘라서 만들었다고 함. 나중에 나한테 쵸파 5단 합체 로봇 어디서 사냐고 물어봄


3. 안줬는데 어디서 소식 듣고나서 난 왜 안주냐는 놈
- 응 니가 사


4. 만들었는데 부모님이 쓰레기통에 처박아버린 놈
- 넌 뭔 애가 나이먹고 이런걸 만드냐 (20대 후반) + 어머니가 집에서 컴퓨터로 게임하는 것도 싫어하셔서 폰겜 과금전사로 진화함. 세븐나이츠 상위 랭커 찍은거 같은데 요즘은 안하는 듯


5. 세트로 다 모으는 놈
- 유일하게 성공한 케이스. 지금은 국전이랑 건베 가끔 같이 다니긴 하지만 hg만 모으는 놈으로 이상하게 진화해버림. 다반제도 추천해줬는데 그냥 시큰둥함


6. 피규어만 모으는 놈
- 내가 준 배까진 만들었는데, 다음부턴 만들기 귀찮다면서 피규어를 찾아가더라. 원피스 큰 피규어나 넨도 사서 모으는거 같음


7. 뜬금없이 pg 스프덤을 선물로 사준 놈
- 지 여친 만나러 용산역 간다더니, 거기 건베에서 떡하니 pg 박스 들고 지하철 타서 내려온 놈. 얘는 아직도 뭔 생각으로 이걸 사서 들고온건지 의문임


이러한 결과로부터 나는 남한테 취미를 권유해봤자 같이 놀만한 놈 찾기는 힘들다는 것과, 프라질이 굉장히 마이너한 취미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아무쪼록 토갤 아조씨들은 주변인들 끌어들여 자기 침대를 피규어와 프라모델에게 빼앗겨 방 구석에서 새우잠을 자는 것 마냥 인생 망치게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