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지 좀 되었는데 그래도 비교적 최근이지 디지털 전투복 입고 나왔으니 태극기 안 달려 있는 초기형 ㅇㅇ

한가지 즐거웠던 썰을 풀자면 

아저씨가 이등병일 때 유격을 갔었음 내가 2월군번이고 당시에 동기가 제법 많았는데 그중에 통신분대에 있던 친구가 있었는데

막 밖에서 컴퓨터 고치고 그러던 친구였나봐 

좀 사람 대하는게 어눌하고 대인관계 원만하게 잘 풀어나가지 못하는 친구였고 훈련소 때도 같은 소대에 있었는데 

군생활 좀 힘들거 같은 타입이었지

아니나 다를까 자대 와서도 좀 많이 혼나고 그랬는데 그래도 잘 버텨왔는데 문제는 유격이었지

우린 사단 유격장이 그놈의 대성산 자락에 있어서 항상 행군을 시작하면 대성산을 타고 유격장으로 향했는데

산악행군, 그것도 진짜 등산로가 아닌 비탈길을 올라가다보니 이 통신 동기 친구가 조기에 퍼진거야

퍼졌으면 뭐 욕좀 들어가면서 여차여차 데리고 가는데 이놈이 무슨생각이 들었는지 

중간에 올라가다가 막 넘어지고 일부러 ㅇㅇ

자꾸 절벽쪽으로 가려는거야 그걸 본 포대장이 간부들한테 쟤 잘 보라고 신신당부를 했지

암튼 그렇게 유격장에 도착했고 PT체조 하고 구보하는데 얘가 중간에 열외를 많이 했는데

뒤에 따로 불려가서 막 당시 좀 체대 출신이던 간부가 엄청 갈궜거든 막 울고 그랬어 

그래서인지 주눅이 잔뜩 들어서는 다음날엔 구보할때도 또 따로 혼나고 통신 선임들은 단체로 갈구고 아마 힘들었을거야

몸도 힘들고 그랬는지 중간에 환자조로 빠지고 그랬지만 그래도 여전히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

그렇게 3일차가 되던날에 점심을 먹고 집합을 하는데 그 친구가 없는거야 

찾아도 없어, 화장실가도 없고 막사에도 없고, 없어 그냥

혹시 어디 짱박혀 있는줄 알고 연대책임으로 다 같이 엎드려있는데 캬 그 장면이 진짜

비오고 천둥치는데 다 엎그려 있고 한명이 없어 ㅋㅋㅋ

그렇게 몇명 뽑아서 찾는데 그래도 없는거야 그렇게 탈영이 발생했고.

우린 유격이고 뭐고 다 때리치고 사람찾으로 다녔는데 

결국 잡혔어 멀리 못 갔거든 어차피 유격장이 민통선 안에 있는 지역이라 그랬을 테지만 놀라운건 

이 친구가 입고 있던 훈련복은 벗고 민가에 가서 옷을 훔쳐서 입고 있었다는거지 

당시 군수과장이 우리 포대 선임 운전병이랑 같이 사단 헌병대에 군견데리러 가던 찰나에 길가에 누가 걷고 있던걸 보고 내려서 

"너 병사지?" 라고 묻는 대답에 "아닌데요" 라고 했었데.

하지만 같이 갔던 운전병이 이 친구를 알아봤고 결국 잡혀왔지, 

이후 우린 탈영이 아닌 유격도중 주둔지 이탈 병이 나온 부대로 한동안 연대장이 직접와서 갈갈이를 주는 보기 드문 장면을 봤지

다들 군대군대 하니 생각나서 적어봄 ㅋㅋ

그러고 보니 사건사고 개 많았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