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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업종으로서의 철도.

만철조사부장 2006.04.22 13:09:05
조회 927 추천 0 댓글 10




위의 짤방은 유럽 어느 도시를 다니는 꽃장식이 된 구형 노면전차고, 아래 짤방은 케냐의 열차 내부 풍경이오. 요즘은 모든 산업이 서비스(용역)이라는 개념을 많이 내포하고 있어서 사실 제목을 저렇게 쓴다는게 여러모로 까다롭기는 하오. 전통적인 제조업체 조차도 설계나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하는 일은 부지기수고, 커스터마이즈된 상품이나 OEM, ODM 같은 변형적인 제조업 영업 형태도 얼마든지 나오는 상황이오. 건설업 조차도 DBB니 하던 것이 아니라 턴-키, 패스트 트랙 같은 식의 용역과 건설 본업이 섞인 행태는 얼마든지 나오고 있고 말이오. 수송에서도 예외는 아닌 상황이오. 철도라는 업종 역시 그렇소. 수송력 만을 제공하던 전통적인 철도업의 개념은 이제는 한계라 할 수 있고, "어떤 수송력"이냐에 대해서 따지기 시작하는 그런 시대가 이미 도래해 있는 셈이오. 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천안에서 급행전동차나 무궁화호 대신에 새마을을 타는 사람이 나오고, KTX 영업에서 서비스 변동에 대해서도 상당한 부담감을 기업측에서 느끼는 상황이오. 그런 추세에 잘 못따라 오는게 오늘날의 철도공사라는 건 별로 이견은 없으리라 생각되오. 철도에서의 서비스는 크게 세 개의 측면이 있다고 보이오. 하나는 얼마나 빨리 바로바로 보내주느냐의 부분으로, 이건 매우 전통적인 영역의 수송 서비스가 가지는 부분이라 할 수 있소. 또 다른 하나는, 외국친구들이 흔히 말하는 편의(Accomodation)로, 좌석이 얼마나 편한가, 차가 얼마나 쾌적한가에 대한 부분이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객과의 접촉하는 영역에서의 편함으로 흔히 말하는 접객(Hospitality)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소. 다른 부분이야 사실 잘 되는 부분이오. 오늘날 목제 박스시트에 앉아 선풍기 바람을 쐬어가며 만원 기차에 치여 여행을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소. 에어컨디셔너의 보급율이 거의 100%에 이르고, 지정석 열차에 리클라이닝이 안들어가면 이상하게 취급하며, 차내판매가 없으면 창구직원의 목을 조르려고 할 정도요. 차량의 조달도 그래서, 증기열차 같이 대량의 매연을 내는 열차를 퇴출시키고, 고속 운전과 급행 운전이 광범위하게 보급되어 있는 상황이오. 객차의 안전도 역시 상당히 높은 수준이고 말이오. 목조객차에 묘한 노스탤지어를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50년전에는 그 목제객차 퇴출을 위해서 여러 나라에서 대규모 차량 조달이 벌어졌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문건 재밌을 지경이오. 그러나, 접객 부분만큼은 여전히 악평이 쏟아지는 것이 현실이오. 철갤 전래의 개낚시질 소재인 너저분한 열차부터 시작해서, 차내 소음이니, 홍익회(지금은 한국철도유통이던가)의 폭리니, 허접 서비스니 하는 말은 얼마든지 나오오. 차표에 낙서한다고 뭐라 하고, 집표에 투덜거리고 하는 건 아주 단골 소재에 가깝소. 이것만 보면 이놈의 접객업무가 존내 개같고 초 허접이다 말하기 매우 쉽소. 사실 허접한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말이오. 그러나, 접객 서비스는 두 가지 요소가 전제되어야 하는 법이오. 하나는 그만한 비용이고, 하나는 사회적 수용성이오. KTX 세차하는데 용수 5톤을 소모한다고 하고, 이 중 중수도 설비로 4톤을 재활용한다는 언급을 한 일이 있소. 언론 보도 쪽에서 찾은 언급인데, 용수 소모량이 사실 그리 많은 것은 아니오. 전장 400m가 넘는 열차를 닦는데 5톤이면 양호한 수준이라 할 수 있소.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에서 보면, 요금이 누진제라 바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대개 톤 당 800원에서 1300원 범위의 용수 소요가 이루어지고 있소. 하수 쪽은 톤당 200원에서 850원 정도가 소요되니, 이렇게 보면 별로 돈이 안깨지는 것 같아 보일게요. 입출고 열차가 하루 12편인가 되는데, 다 엎어봤자 수 만원 범위에서 끝날 수 있으리라 보이고 말이오.... 문제는 그걸 1개월에서 1년 정도를 엎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고, 세차 작업을 위해 동원되어야 할 설비투자나, 인력 고용을 더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오. 대당 돈 만원이나 치일까 싶던 일이, 순식간에 하나의 거대한 사업으로 변질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게요. 겐또 때려서 하루 12만원의 순수 러닝 코스트면, 월 360만원, 연간 4,380만원의 멋진 비즈니스가 되오. KTX의 수익율을 생각하면야 별 거 아닌 비용이라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별거 하닌게 누적되어 적자가 생긴다오. 원가 절감이 별거겠소? 또, KTX나 새마을 까지는 자동세차 설비를 쓸 수 있다 치지만, 7100대 특대형 기관차들은 자동세차설비를 적용하는게 불가능한 구조요. 정확한 비용산정을 하려면 Men-Hour를 겐또쳐봐야 알겠지만, 자동세차보다는 절대 싸지 않소. 거기다가 사람을 고용한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행정업무가 동반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세차장의 요금감각으로 때려보면 대충 사람이 투입되는 세차 작업은 4배의 코스트가 드는 느낌인데...이 위치에 도달하면 연간 4,380만원짜리 사업이 2억짜리 사업으로 올라가는 셈이오. 남의 돈 울궈내 본 적이 있다면 이 돈 이야기의 무서움을 바로 알 수 있을게요. 말과 실천의 간극은 보기보다 막대하오. 이런 코스트에 대해서, 근래의 추세는 그래도 써야 한다는 분위기로 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오. 품질은 원래 전통적으로 품질이 나빠서 생기는 비용이 품질 개선의 비용보다 많아지는 그 접점에서 결정되는 법이었소. 그러나 경쟁이 격화되면서 품질이 나빠서 생기는 비용의 크기가 엄청나게 커졌소. 즉 그래프를 그리면 기울기가 엄청나게 강해졌다고 할 수 있고, 그래서 품질을 잡는게 중요해졌소. 또, 품질이라는게 단순히 열차 고장안나는 범위가 아니라, 더 포괄적인 범위, 예를 들면 서비스 질이라던가 등등에 까지 확대되어 있으며 그래서 이러한 부분 역시 잡아야 한다는게 요즘의 추세요. 그러나, 그것도 한계점이 있는 법이오. 1의 결점을 잡기위해서 10의 돈은 기본으로 쓰고, 15의 돈을 써야 탑이 되는게 추세라면, 20의 돈을 쓰면 돈지랄이고, 30의 돈을 쓰면 패가망신이 되는 것이 또 추세라는 이야기오. 이것이 바로 사회적 수용성이라 할 수 있소. 일본이 고비용 시스템이라고 말하는 것이 그런 것이오. 우리는 10을 쓰는 것으로도 탑이 된다면, 일본에서는 20의 돈을 써야만 눈이나 깜짝 하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것이오. 사람들이 운임 2배가 되어도 물어줄 수 있는 상황이 되기에 일본이 그런 서비스를 땡겨줄 수 있는 것이오. 이번에 KTX 여승무원들이 자기들을 고용함으로서 생기는 운임의 증가율이 200원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소. 그런데, 사람들이 200원 깎으라고 하지, 200원 더 내마 라고 하는 경우는 없소. 특실 요금 내리라고 난리칠 뿐이오. 컴파트먼트 이야기는 잘 하지만 2인별실이나 4인별실이 있던 90년대 초반에 그거 하다 장사 안되서 죄다 없앴다는 걸 언급하는 사람은 잘 없소. 외려 이상한거 만들어서 운임이나 올린다고 투덜대지나 않으면 다행이오. 그 부분이 바로 "사회적 수용성"이오. 이거와는 또 다르지만, 외식접객 쪽을 하는 분들이 어려움을 이야기하는게 저런 사항이오. 우리나라 레스토랑에서 캐주얼 입으면 출입 금지를 시키면 우리나라 사람들 반응이 어떨 것 같소? 팁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소? 레스토랑 산업에 관련된 책이나 만화를 보면 이쪽의 분위기를 잘 알 수 있지만... 외국은 저게 당연한 문화요. 하지만, 우리는 그걸 당연하게 절대 생각하지 않소. 철도에서의 접객 부분도 비슷하오. 일본의 차내검표나 지정석 시스템이 멋지다 생각해도, 유럽의 자유개찰, 불시검표 시스템이 그럴듯 해도, 우리나라에서 적용하면 좌석뺏는 노인과 무임승차의 압박에 사업이 안돌아갈 것이오. 한국사람이 유럽사람이나 일본사람 보다 민도가 떨어진다는 소리는 사실 프로파간다에 가까운 소리라 할 수 있소. 하지만, 그렇다고 인터내셔널리즘을 외치면서 우리에게 체화되지 않은 것을 강요하면 수용되지 못하고 실패하게 되오. 서비스는 그래서 어려운 부분이오. 예전에 누가 한 말대로, 반 걸음 앞에 가야만 하는게 서비스라오. 똑같이 가면 식상하고, 한 걸음 앞에 가면 삽질이오. 그 간극을 못찾다 보니 한국철도의 서비스가 후달리는 거지만, 그렇다고 한 걸음 더 나간다고 서비스가 극적으로 좋아지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는 걸 알아둘 필요가 있소. P.S.: 신칸센이 깨끗해 보이는 건 도장면 관리를 잘 하기 때문일수도 있다오. 도료가 질이 좋고, 두껍게 잘 도포되어 있으면 자동세차기로 대충 쓸어도 깨끗해지오. 하지만, 도료를 그렇게 좋은 걸 못쓰는 경우에는, 또는 선구의 상태가 안좋은 경우에는 정말 관리도 잘 안되오. 10년전의 차량 도색들과 오늘날의 차량 도색을 보면 이부분은 쉽게 와닿을 게요. 여기서부터는 자동세차기 굴리는 러닝코스트는 애교가 될 수 있소. 차량 하나 도색비용이나, 도료의 개발/구입비 부터는 여러모로 빡세니 말이오... 이런 부분의 차이가 사실 경제력의 차이고, 선진국과 개발국가의 차이인 셈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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