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철박에 있는 파시형 증기기관차 되겠소. 텐더형으로 휠 배치는 4-6-2이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제 기관차로, 국내에서는 본선 여객을 견인하였다고 하오.
아래 사진은 서울과학관에 전시되어 있는 혀기형 협궤증기기관차 되겠소. 탱크형으로 휠 배치는 2-8-2라오. 수인선 협궤용으로 쓰인 녀석인데, 이 녀석 외에 텐더형 협궤증기기관차도 사진에는 보이오. 같은 기종에 텐더를 붙인 것인지 아니면 별개의 기종이 있던 것인지는 모르오만, 사진의 디테일과 조금 차이가 있는 걸로 봐서는 별도의 기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오.
간만에 글을 쓰게 되오. 요새 쓸데없이 바쁜 것도 있고, 뭐 꺼낼만한 껀수도 마땅찮아서 조용히 지냈다오. 그래서 기왕에 쓸 게 없는 김에 참고자료 삼아 글을 써 보도록 하겠소. 예전에 글을 쓰면서 A형 탱크니 D형 텐더니 하는 이야기를 얼핏 했었을 것이오. 이게 참 처음 들으면 무슨 뻘소린가 할 수 있는데, 일종의 차량 형태를 언급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소.
증기기관의 분류 방식은 매우 다양하오. 1850년대 이전에 퇴출되지만 이른바 수직형 보일러라던가, 괴상한 피스톤 레이아웃이라던가 하는 식으로 기괴한 물건이 상당히 많기도 하고, 이 시대를 지나 더 안정된 19세기 중반에만 하더라도 무언가 비슷하면서 다른 다양한 형식의 기관차들이 주요 공업국가 곳곳에서 설계되고 생산되기에 이르게 되오. 오늘날의 철도차량은 그 시절에 비한다면 정말 유도 아니게 단촐해 진 편이라 할 수 있소.
다만 그러다 보니 증기기관차를 부르고 구분짓기 위해서는 그 형식명을 일일히 적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는지, 이른바 "차량 배열"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오. 즉, 저 위에 써 놓은 4-6-2 나 2-8-2 라던가 하는 표기법이 생기게 되오.
표기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하오. 2-8-2와 같은 화이트식, 1D1과 같은 유럽식이 있소. 미국은 아예 차량에 대해서 클래스 명을 붙이는 식("퍼시픽", "아메리칸", "프레이리"같은 식의)이고, 일본은 동력축 수만 세는 좀 러프한 방식("C형 텐더", "D형 탱크" 같은 식)으로 부르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식에 가깝지만, 정작 옛 사진을 보면 무언가 미묘한 형태라오. "퍼시픽" 타입은 "파시"형으로, "미카도" 타입은 "미카"형으로, 협궤는 "혀기"형으로 부르오. 이는 일제 당시의 영향인 듯 하지만, 정작 일본국철과는 다른 표기고, 또 일제 당시의 표기는 사진으로 보면 또 다른 형식("푸러"형의 경우는 "プレ ハ xx"식인데, 한글로 읽으면 "푸레 하 xx"이라오. 하는 숫자 8(일본어로는 하치 라고 읽소)의 표기인지 애매하오만)으로 읽고 있어 큰 차이는 없지만, 무언가가 한 단계 빠진 느낌이 드는 구조가 되어 있소.
좀 글이 빠졌는데, 다시 본궤도로 오면... 화이트식 표기는 매우 심플한 표기법이오. 증기기관차라면 반드시 가질 수 밖에 없는 특징을 사용한 표기법이라 할 수 있소. 2-8-2라고 적어 놓으면 각각 전륜-동륜-후륜의 순으로 읽으면 되오. 즉, 2-8-2 "차량 배열"의 기관차는 그냥 동력 없이 움직이는, 차량 앞부분의 보조륜이 2개(1축), 크랭크로 서로 연결된 동륜이 8개(4축), 그리고 차량 뒷부분의 보조륜이 2개(1축)이 붙은 형식이라고 해석하면 되오. 퍼시픽도 똑같이 전륜 4개, 동륜 6개, 후륜 2개의 구조라고 보면 되오.
예전에 말한 빅 보이는 4-8-8-4로 표기하는데, 이는 중간에 동륜이 서로 구분되어 별개의 피스톤과 크랭크로 동작하기 때문이오. 즉, 동륜이 여럿이라면 4-6-6-2나 2-10-10-0 같은 식으로도 쓰오. 이러한 타입의 기관차로는 유명한 "맬릿"이나 "개럿" 같은 이름을 붙이기도 하는데, 영어권에서 주로 쓰는 표현은 "연접식Articulated"이라고 하오. 즉, 하나의 보일러 아래에 흡사 보기 대차처럼 회전하는 2개의 동륜군을 가진 것에 이런 표현을 쓰는데, 우연찮게도 오늘날의 대차를 공유하는 형식의 차량에도 이 표현을 쓰고 있소.
그 외에 탱크와 텐더라는 표기를 종종 볼 수 있소. 이는 기관차 뒤에 연료와 물을 적재하는 탄수차(Tender)가 달려 있느냐, 아니면 그런 거 없이 그냥 기관차 자체에 연료와 물을 적재하느냐로 구분하는 것인데, 이것은 차량의 용도가 장거리 용이냐 단거리 용 또는 입환용이냐를 구분짓는 요소요. 일본의 경우 증기기관차를 동륜 수에 저 텐더 유무로 구분하는데, 그래서 은하철도 999의 모델로 유명한 C62형 같은 경우 "C형 텐더"라고 분류를 하오. 저 표기법에서는 알기로2-8-2T 라는 표기법으로, 탱크형을 따로 구분하기도 하오. 이는 텐더형이 증기기관차의 대세라 그런 모양이오.
이외에, 형상이나 몇가지 특징에 따른 구분도 더 있는데, 대표적인게 유선형 바디를 가졌는가("Streamlined"라고 하오), 운전대의 위치에 따른 구분, 예를 들면 운전석이 대개의 증기기관차와 달리 앞쪽에 나와있는 형태("Front Cab")이라던가, 보일러실 중간에 안장 처럼 설치된 형태("Camel Back" 내지는 "Saddle Back") 같은 것이 또 있소. 대개 증기기관차 하면 운전석이 뒤에 있는 걸로 알기 쉬운데, 아닌 경우도 존재한다오.
"맬릿 Mallet"이나 "개럿 Garret"도 이러한 형상에 따른 구분법이오. 맬릿형은 연접식 대차를 쓰되, 저압 피스톤과 고압 피스톤을 병행해서 설치하는 방식이던가 해서 좀 기계적으로 특이한 케이스로 알고 있소. 이 방식을 설계한 프랑스 엔지니어의 이름을 따서 맬릿(이라지만 프랑스 식으로 읽으면 "말레" 라고 읽어줘야 할텐데-_-)이라 부르오. 개럿 형은 협궤나 매우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증기기관차에 흔한 형태인데, 연접대차를 통해 구동륜 수를 늘리되 기관차 자체에 물과 석탄을 직접 적재하는 탱크형 연접기관차 정도라고 보면 되오. 다만 특이한 것은 보일러 앞쪽에 물탱크를, 뒤쪽에 석탄을 적재하는 적재실을 설치해 두고 있고, 종종 탱크형 처럼 보일러실 양 옆으로도 적재실을 두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오. 개럿은 영국인 엔지니어의 이름을 딴 것이고, 이 타입은 주로 아프리카에 많소(유럽에도 몇 개 있긴 하다지만).
그런데, 이 화이트식 표기를 씀에도 구태여 유럽식 표기를 섞어 쓰는 사례가 있소. 영어권 자료에서 자주 보이는데, 이것은 구동 방식에 따른 차별이라고 보면 되오. 즉, 화이트식은 증기기관처럼 피스톤과 크랭크를 직결해서 직접 바퀴를 구동시키는 방식을 의미하고, 유럽식은 반대로 축을 회전시켜 구동하는 방식을 의미하기 위해서 구태여 쓰기도 하오. 따라서, 극초기의 디젤이나 전기기관 중에는 화이트식 표기를 하는 녀석이 있다고도 하고, 또 Shay 던가 해서 미국에 어떤 변태적인 증기기관차는 차축 구동을 하기 때문에 B-B-B로 적기도 하오.
단지 축 구동을 하더라도, 전륜이나 후륜이 있는 경우가 있어서(초기엔 많소) 이 경우에는 증기기관차 처럼 1B1 같은 식으로 적기도 하오. 다만, 보기가 갈리거나 할 경우라던가 할 경우에는 또 구분해서 1-B-D-D-B-1(미국의 전기기관차인 "Bi-polar"의 것이오)로 적기도 하고, 또 중련 유닛으로 구성되는 경우 1-D+D+D-1(스웨덴의 화물용 전기기관차인 "Dm3"의 것이오) 같은 식으로 표기하는 등 매우 복잡해 진다오. 이쪽은 또 동차에는 적용하지 않는 표기법이던가 그렇고 해서 더 나아가면 스스로도 정확하게 표기할 자신은 없다오.-_- 읽는 것도 정확하게 읽는지 애매할 때도 많고 말이오. 이 영역까지 오면 증기기관차는 해당이 없긴 하지만...
P.S: 일본에서 오타쿠를 약칭해 부르거나 할때 ~ヲタ 라고 적는게 많은데, 저 ㅋ 를 닮은 ヲ 라는 글자는 요 로 읽는게 아니라 오 로 읽는게 맞다오. 히라가나의 を에 해당하는 글자인데, 이게 목적격 조사로 쓰기도 하지만 고어 표기에서는 종종 보통의 お(オ) 대신 쓰이기도 하오. 아 ゐ(ヰ), 우 ゑ(ヱ)와 같은 계열이오. 고어 표기 읽을때 이걸 구분하는 룰이 있던가 그런데, 별로 관심을 두지도 않고 이런거 알아서 뭐에 써먹나 싶어서 쌩깠다오. 후후후.
아마 가이낙스 옛날 작품에 보면 이런 표기를 종종 하는게 보이는데, 2차대전 이전에 쓰던 공문 표기법이 이런게 있던가 그렇소. 그때는 장음 표기도 지금과 다르고, 글자 쓰는 법도 꽤 이상해서 일본애들도 공부 안하면 못읽는 경우가 많다오. 더 이전의 고문 영역으로 가면 얘들도 포기한다던가.-_-
한글은 그점에서 맞춤법(정서법)이 후대에 복잡해져서 그렇지, 그 표기 체계가 마구 바뀌거나 하는 일은 없다는게 참으로 놀랍다 할 수 있소. 한국어는 한글과 반대로 외국애들이 아주 치를 떨 정도로 어렵고 까다롭지만 말이오. 이정도의 안정성은 아마 알파벳이 겨우 따라 올까 싶소. 끼릴 조차도 표기법이 통일된게 1917년 러시아 혁명 전후라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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