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코끼리 마을에 해가 쏟아진다.

아직 잠에 덜깬듯한 마호트(코끼리조련사)들이 아침을 맞는다.

첫 담배를 찾아 나선 이들은 해가 드는쪽에 나란히 앉아 해바라기를 하며 아침을 맞는다.

이제 이들은 한모금의 담배를 피운 후  

곧 뜨거워질 태양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코끼리 훈련을 시작 할 것이다.

이들 마호트들은

이른 아침부터 카메라를 들고 나타난 이방인들인

우리들에게 의심의 눈길을 주거나 적대적이진 않았다.

마치 관광객 대하듯 코끼리들에게 쇼를 시키고 자기에게 돈을 주면

더 어려운 동작도 가능하다며 꼬득이기까지 했다.

                                   아침을 맞고 있는 조련사들

  우리에게 코끼리의 쇼를 보여주며 돈을 달라는 조련사 

커창이라는 날카로운 쇠꼬챙이 굳이 쓰지 않더라도  코끼리들은 마호트의

몇 마디에 순한 아이처럼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가벼운 한기를 걷어내며 지표면이 조금씩 달궈지기 시작하자

마호트는 각자 자신의 코끼리를 훈련시킬 곳에 자리를 잡았다.

마호트들은 커창이라는 쇠꼬챙이를 도구삼아 코끼리에 등에 올라타고

코끼리를 수족 다루듯 하며 얼르고 때리기 시작했다. 

넓어 보이던 운동장이 순식간에 코끼리로 가득찼다.

축구공 차기를 연습하는 코끼리

훌라후프를 하며 재주를 부리는 코끼리

농구며 병원놀이까지

나조차 하기 어려운 다양한 재주들을

코끼리들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마호트들은 상상가능한 모든 재주를 코끼리에게 훈련시키기에 여념이 없었고

이 순간 만큼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듯 보였다.

마호트들은 처음에 카메라를 의식해 커창이라는 쇠꼬챙이의 사용을 자제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자 그들은 가혹해지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코끼리가 쇠꼬챙이에 맞는 소리가 들린다.

"퍽퍽" "키야약"  

살풍경이다.

그 중 한 마호트는 생후 한달이 지난 어린 코끼리에게 사람 태우는 훈련을

하다가 코끼리가 사람 태우는걸 거부하자 

서슴없이 코끼리를 꼬챙이로 내리찍기 시작했다.

마호트는 잘 알고있다.
야생의 코끼리는 절대 사람을 등에 태우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늘 이 어린 코끼리 녀석의 야성을 확실히 죽여야만

앞으로 사람이 등에 탈 수 있고

그래야만 훈련을 시킬 수 있다는걸 너무나 잘알고 있었다. 

앞으로 이 코끼르는 어린아이가 등에 타더라도 내동댕이 치지않고

순한 양처럼 변할것이다. 

그렇기에 형벌은 너무나 가혹했다.

쇠코챙이로 내리칠 때 마다 절규하는 코끼리 때문에 난 오삭오싹 한기를 느꼈고

이제 한달밖에 안된 코끼리의 머리와 귀에서 피가 솟구칠때마다

쭈볏쭈볏 내 머리속이 하얗게 변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