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닝뉴스]◀ 앵커 ▶

태국 태권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최영석 감독이 구설수에 시달리다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태국 현지에선 국민적 영웅으로 불리는 최감독의 사연, 허무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밤늦은 시각, 태국 방콕 공항 입국장에 취재진 수백 명과 영접객 천여 명이 몰렸습니다.

주인공은 태국 태권도 국가대표 최영석 감독입니다.

"감독님 파이팅! 파이팅!"

이날 최감독의 거취가 태국사람들의 주요 관심사였기 때문입니다.

사건은 지난 11일 경주에서 열린 국제태권도대회에서 비롯됐습니다.

최감독은 경기에 늦은 태국 선수를 훈계했습니다.

상대 선수가 코트에 나왔는데도 아이디 카드와 장갑을 챙기지 않은 채로 경기 준비를 못 해 실격될 뻔했기 때문입니다.

◀ 최영석 감독/태국 태권도 국가대표 ▶

"손으로 볼을 이렇게 3번 치고, \'들어가! 똑바로 해!\' 이러면서 배를 살짝 쳤는데…"

태국 선수 룽라위 쿠라싸는 다음날 다짜고짜 최감독에게 얼굴과 배를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 룽라위 쿠라싸/태국 태권도 국가대표 ▶

"음식을 먹을 때 턱과 이가 아파요."

최감독은 선수단의 기강을 잡기 위한 조치였다고 합니다.

◀ 최영석 감독/태국 태권도 국가대표 ▶

"중요한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야 되고 다시는 다른 선수들에게 이런 게 문제가 야기되지 않기 위해서"

그러나 난무하는 유언비어에 최감독은 세계적인 명장에서 폭력 감독으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태국태권도협회는 진상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결론은 타당한 훈육이었을 뿐 폭행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 쁘리차 떠트라쿤 부회장/태국태권도협회 ▶

"(그 선수는) 최감독한테 맞아서 아픈 게 아니에요. 15점이나 실점한 경기였기 때문에 몸이 아팠던 거예요."

사건의 본질은 태국태권도협회의 내부 갈등이었습니다.

해당 선수의 학창시절 감독이 최감독 부임 직전 대표팀 감독이었는데 현 태권도협회를 곤경에 빠뜨리려고 선수를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파벌싸움에 최감독이 희생양이 된 셈입니다.

태국 사람들은 마음이 상한 최감독이 한국에서 돌아오지 않을까 봐 노심초사했습니다.

최영석 감독은 12년 동안 태국 태권도대표팀을 맡아 세계 선수권 대회 첫 금메달과 올림픽 메달을 안긴 유명인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히딩크 감독의 위상과 비견됩니다.

태국태권도협회는 내부 문제로 최감독에게 상처를 주게 돼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최감독도 해당 선수를 용서했습니다.

◀ 최영석 감독/태국 태권도 국가대표 ▶

"태국 국민이 이렇게 힘을 실어주고 태권도 코치 감독으로서는 제가 분명히 태국에서 마무리를 할 거고요."

방콕에서 MBC뉴스 허무호입니다.(허무호 특파원 november@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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