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머샌이 자살하는 짧문학

언갤러(212.89) 2024.02.22 22:09:17
조회 227 추천 6 댓글 4


트리거 주의 우울묘사 주의



.

날개가 꺾인다. 팔랑거리던 희망이 거친 발길질에 짓밟혀 추락한다. 이제 더 이상 망가질 마음조차 없다고 믿었는데, 그마저도 제 착각이였던 모양이다.

* 파피루스, 팝, 파피-..

먼지가 가득 눌러붙은 후드가 잘게 떨린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몇번이고 되내이며 제 뺨을 뾰족한 손끝으로 긁어내렸다. 손에 닿는 것이 눈물인지, 아니면 핏물인지 알 겨를이 없었다.

* 내 옆에 있기로, 했, 그랬, 그렇게 말했었잖아.

말이 덜덜 떨린다. 경련이 주체가 되질 않는다. 방금 막 고비를 넘긴 듯 가파르게 숨을 헐떡댄다. 이따금씩 숨 대신 헉- 하는 소리가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연신 해대는 헛구역질은 멎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살려줘. 살려주세요. 제발. 닿지 못할 말들이 천장에 매달린다. 매달려서 한참을 핑글핑글- 돌며 제 귀에 맴돈다. 귓가에 꽂히는 제 말들이 숨통을 쥐고서 마구 흔드는 느낌이였다.

주저 앉아서 한참을 울던 해골은 실성한 듯 시야를 굴렸다. 시선 끝에 닿은 건 의자 하나와 두꺼운 노끈. 아마도 인간을 묶어두려고 마련한 것일테다. 이제와서 그런 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저 물건들은 스스로의 쓰임을 다 해야만 했다, 지금 당장.

우울을 호소하듯 한참을 흐느끼던 몸이 쩌적- 갈라지는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그의 마른 입에선 갈라진 듯한 목소리가 자츰자츰 뜯겨지듯 나왔다. 소스라치던 손이 의자에 닿고, 밧줄을 쥐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둥글게 묶인 밧줄이 고스란히 시야에 들어왔다. 어느새 의자 위에 서선 노끈을 동앗줄마냥 두 손으로 꽈악- 쥐고 있었다.

해골은 잠시 숨을 멈추더니, 등골을 타고 오르는 죄악감에 몸서리쳤다. 죽어, 죽어버려. 같은 말들이 발목을 타고 기어올라 갈비뼈 틈을 파고든다. 그 자리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독한 고통의 내음이 풍기는 과실을 맺었다.

애써 방황하는 시선의 초점을 잡은 그는, 그대로 제 목을 그 밧줄 안에 들이밀었다. 이제, 다 끝이야. 더 보고 싶지도 않아. 돌아오지 않는 인간을 기다리는 것도 지쳤다. 썩은 희망이 터진 고름처럼 악취를 질질 흘렸다.

그대로 밧줄에 목을 끼우고서.

도약한다.

그리고 추락한다.

* .....-!!

아파, 목이 아프다. 후드가 들썩거리다 뒤로 넘어갔다. 덕분의 그의 형형한 눈빛이 보란듯이 드러났다. 붉고, 푸르고, 자줏빛의 동공이 갈 곳을 잃고 미아처럼 헤맨다.

제 몸에 엉겨있던 죄악감, 우울, 분개심이 후두둑- 떨어져나간다. 떨어져서 바닥에 가득 고였다. 떨어지고 싶지 않아. 그래서 밧줄을 더욱 세게 움켜쥐고 한참을 버둥거렸다.

아, 아.

숨이 멎는다.

끄윽- 하는 볼품없는 소리가 그의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그 소리마저도 발톱을 긁듯 끼긱거리며 벽을 타고 흘러내렸다. 생리적인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아까 긁은 상처를 타고 흐른다.

따끔거리는 감각마저도 아득해질 지경에, 눈이 서서히 감겨왔다. 시야가 검게, 거멓게 물들어갔다. 이제 더 이상 뭐가 앞이고, 뒤인지도 알 수가 없다.

이제 끝이야.

마지막까지도 생명의 불씨를 태우듯 발악하던 몸이 서서히, 느리게 추욱- 늘어졌다. 인간도, 괴물도 아닌 몸은 먼지로 변하지도 못한 채 남아 자리를 지켰다.

나락의 끄트머리마저 집어삼킨 종말의 끝이였다.







추천 비추천

6

고정닉 2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주위 눈치 안 보고(어쩌면 눈치 없이) MZ식 '직설 화법' 날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9 - -
1230668 알피스 자살했냐? [8] 언갤러(112.186) 03.04 355 1
1230667 불다인 브금 듣다가 알게 됐는데 [1] 맹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242 0
1230666 대충 빠르게 몇 장 [4] antares03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544 6
1230665 이 브금 괜찮은듯 돼지바꿀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133 2
1230664 이거 밈 원 브금 뭔지 아는사람 [2] 로드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191 0
1230663 오늘 산나비 해봤음 [2] ㅇㅇ(14.63) 03.04 238 3
1230662 차라하고 가스터는 왜 인기많은거임?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324 2
1230661 가챠굿즈 출시 [5] 효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465 11
1230660 이거 내용 90퍼는 다 아는데 다시 해볼 가치 있을까 [5] 늘낙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186 1
1230659 가스터==아직도 떡밥이네 씨부럴 [2] Blue_Child_Jon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336 1
1230658 갤로그저장해두고 그림보던사람있었는데 [2] 풍숭이(211.224) 03.04 200 1
1230656 사실 사람들은 [1] 엠브리(211.36) 03.03 157 1
1230655 델타룬 챕터3 3월 3일에 나온다! [1] ㅇㅇ(223.38) 03.03 355 4
1230654 챕3 히든보스 어떤식으로 나올것같음? [1] 언갤러(118.218) 03.03 208 1
1230653 짤신받 [20] 파르페를왜볶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3 247 3
1230652 짤배달 & nak seo [7] 시고르(14.37) 03.03 493 18
1230651 언붕이 굿즈 만들면 살사람 있니 [20] itsjusta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3 493 14
1230650 AU) What comes after - 72 [7] 언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3 533 14
1230649 고도로 발전한 언더테일은 동방 프로젝트와 구분할 수 없다 Blue_Child_Jon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3 218 1
1230648 내가 이겼다 시발놈아 ㅋㅋㅋㅋ [1] ㅇㅇ(59.6) 03.03 364 4
1230647 델타룬 쳅터3 출시기원 21일차 [1] Wi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3 169 1
1230646 옐로 몰살 최종 시발 피하라고 만든거 맞노 ㅇㅇ(59.6) 03.03 176 2
1230645 스포)ts언더스왑 개재밌네 [1] ㅇㅇ(39.7) 03.03 342 5
1230644 정신이 아득해지는 고전 짤털 [5] 치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3 987 12
1230641 크리스 그림 그렸다 [6] 추선탈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2 618 25
1230638 프리스크랑 진심 아스고어 누가 더 쎔??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2 274 2
1230636 씹뉴비 델챕 1 플레이한 후기 [10] 추선탈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2 574 16
1230635 나도 델타룬 회지 갖고싶어 [5] 파르페를왜볶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2 237 3
1230634 옐로우 혹시 한글번역팀 아직도 모집하나? [1] B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2 307 11
1230633 와 델타룬 공식사이트에 뭐떴다 [2] 언갤러(112.186) 03.02 622 8
1230632 델타룬 쳅터3 출시기원 20일차 [3] Wi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2 211 1
1230630 차라 당일치기 낙서 [11] 언갤러(61.76) 03.02 654 15
1230629 델타룬도 없고 실크송도 없지만 [3] antares03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474 21
1230628 짤배달 [10] 파르페를왜볶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554 22
1230627 뉴비인데 질문 가능함? [1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265 1
1230626 예전에 만들었던 델타룬 리믹스 [3] InfinityVa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301 16
1230625 구강(九綱), 편광(偏光), 까마귀와 성명(声明), 표리의 틈새. 언갤러(1.229) 03.01 235 6
1230624 TS!언더스왑 한글패치 근황 (+ 샌즈 폰트 투표) [10] 노피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714 16
1230623 나도 스케일이 큰 일러스트에 도전해봐야겠다 [7] itsjusta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507 16
1230622 델타룬 챕터2 아직 안깼는데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138 1
1230621 델타룬 쳅터3 출시기원 19일차 [2] Wi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176 3
1230620 옐로우 스포?)야 얘가 왜 여기 나오냐 [7] 언갤러(39.7) 03.01 452 6
1230619 샌즈 [1] 도리카(39.115) 02.29 578 9
1230618 여기갤 조현병 환자 있는 거 같다 [4] ㅇㅇ(182.217) 02.29 403 4
1230617 대충 빠르게 몇 장 antares03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9 521 6
1230616 전에 지상이랑 지하 경계 글 올렷는데 (토리엘 문에 대한 고찰) [2] ㅇㅇ(211.105) 02.29 161 3
1230615 34챕 그냥 2챕이랑 같은날짜에 나오지 않을까 [5] sahrb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9 232 0
1230614 옐로우 한패 ㄹ황 [14] 언갤러(175.196) 02.29 1505 68
1230613 델타룬 쳅터3 출시기원 17+18일차 [7] Wis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9 256 1
1230612 이거 누구 목소리임? [4] ㅇㅇ(182.217) 02.29 756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