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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샌이 자살하는 짧문학

언갤러(212.89) 2024.02.22 22:09:17
조회 250 추천 6 댓글 4


트리거 주의 우울묘사 주의



.

날개가 꺾인다. 팔랑거리던 희망이 거친 발길질에 짓밟혀 추락한다. 이제 더 이상 망가질 마음조차 없다고 믿었는데, 그마저도 제 착각이였던 모양이다.

* 파피루스, 팝, 파피-..

먼지가 가득 눌러붙은 후드가 잘게 떨린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몇번이고 되내이며 제 뺨을 뾰족한 손끝으로 긁어내렸다. 손에 닿는 것이 눈물인지, 아니면 핏물인지 알 겨를이 없었다.

* 내 옆에 있기로, 했, 그랬, 그렇게 말했었잖아.

말이 덜덜 떨린다. 경련이 주체가 되질 않는다. 방금 막 고비를 넘긴 듯 가파르게 숨을 헐떡댄다. 이따금씩 숨 대신 헉- 하는 소리가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연신 해대는 헛구역질은 멎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살려줘. 살려주세요. 제발. 닿지 못할 말들이 천장에 매달린다. 매달려서 한참을 핑글핑글- 돌며 제 귀에 맴돈다. 귓가에 꽂히는 제 말들이 숨통을 쥐고서 마구 흔드는 느낌이였다.

주저 앉아서 한참을 울던 해골은 실성한 듯 시야를 굴렸다. 시선 끝에 닿은 건 의자 하나와 두꺼운 노끈. 아마도 인간을 묶어두려고 마련한 것일테다. 이제와서 그런 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저 물건들은 스스로의 쓰임을 다 해야만 했다, 지금 당장.

우울을 호소하듯 한참을 흐느끼던 몸이 쩌적- 갈라지는 소리를 내며 움직인다. 그의 마른 입에선 갈라진 듯한 목소리가 자츰자츰 뜯겨지듯 나왔다. 소스라치던 손이 의자에 닿고, 밧줄을 쥐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둥글게 묶인 밧줄이 고스란히 시야에 들어왔다. 어느새 의자 위에 서선 노끈을 동앗줄마냥 두 손으로 꽈악- 쥐고 있었다.

해골은 잠시 숨을 멈추더니, 등골을 타고 오르는 죄악감에 몸서리쳤다. 죽어, 죽어버려. 같은 말들이 발목을 타고 기어올라 갈비뼈 틈을 파고든다. 그 자리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독한 고통의 내음이 풍기는 과실을 맺었다.

애써 방황하는 시선의 초점을 잡은 그는, 그대로 제 목을 그 밧줄 안에 들이밀었다. 이제, 다 끝이야. 더 보고 싶지도 않아. 돌아오지 않는 인간을 기다리는 것도 지쳤다. 썩은 희망이 터진 고름처럼 악취를 질질 흘렸다.

그대로 밧줄에 목을 끼우고서.

도약한다.

그리고 추락한다.

* .....-!!

아파, 목이 아프다. 후드가 들썩거리다 뒤로 넘어갔다. 덕분의 그의 형형한 눈빛이 보란듯이 드러났다. 붉고, 푸르고, 자줏빛의 동공이 갈 곳을 잃고 미아처럼 헤맨다.

제 몸에 엉겨있던 죄악감, 우울, 분개심이 후두둑- 떨어져나간다. 떨어져서 바닥에 가득 고였다. 떨어지고 싶지 않아. 그래서 밧줄을 더욱 세게 움켜쥐고 한참을 버둥거렸다.

아, 아.

숨이 멎는다.

끄윽- 하는 볼품없는 소리가 그의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그 소리마저도 발톱을 긁듯 끼긱거리며 벽을 타고 흘러내렸다. 생리적인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아까 긁은 상처를 타고 흐른다.

따끔거리는 감각마저도 아득해질 지경에, 눈이 서서히 감겨왔다. 시야가 검게, 거멓게 물들어갔다. 이제 더 이상 뭐가 앞이고, 뒤인지도 알 수가 없다.

이제 끝이야.

마지막까지도 생명의 불씨를 태우듯 발악하던 몸이 서서히, 느리게 추욱- 늘어졌다. 인간도, 괴물도 아닌 몸은 먼지로 변하지도 못한 채 남아 자리를 지켰다.

나락의 끄트머리마저 집어삼킨 종말의 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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