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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크가 샌즈 해부하는 글 (부숨주의)

ㅇㅇ(212.89) 2025.01.13 21:41:30
조회 219 추천 3 댓글 6


짐노페디 1번 들으면서 오랜만에 부숨글이나 써봤다

필체 바꾸니까 또 쓰는 맛이 다르네





.


정신이 아득해진다.


샌즈는 이게 단순히 빈혈이나 가벼운 저혈압으로 인해 찾아오는 어지럼증이 아니란 걸 알았다. 정확히, 그걸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지금 막 자신의 3번 척추를 오로지 완력으로만 살살 비틀어 뜯어내고 있는 저 손길이, 그 사이에서 철철 흘러 넘치는 핏물이. 그 모든 것들을 외면하려 눈을 감을때면 소름 끼칠 정도로 다정한 음성이 귓가를 스민다.


- 샌즈, 여긴 어때? 좀 더 아픈 것 같아?

- ···커흑, 읍, 우욱······.


순간 턱 밑까지 구역감이 치민다. 아마 입이 제대로 막혀 있지 않았다면, 그대로 쏟아 냈을지도 모를 일이였다. 설령 그런다 하더라도 허기진 내장은 위액만 줄기차게 내보냈겠지만. 그런 상태를 속속들이 눈치채고 있는 지, 프리스크는 가볍게 웃음을 터트리며 너스레를 떨었다.


- 아, 내가 입을 막아놨지? 미안. 항상 웃고 있으니까 분간하기가 힘들더라고.


붉은 액체를 뚝뚝 떨어트리던 손이 해골의 입에 감긴 테이프로 향한다. 어느 정도의 적당한 힘과, 그보다 더한 고통을 동반하며 엉겨 붙은 테이프가 그대로 입에서 뜯어져 나간다. 기다렸다는 듯 거칠게 각혈한 그의 주위에 불그스름한 핏줄기가 틱틱 튀어 나갔다.


- ······개, 자식···.

- 그건 식상한데, 다른 별명은 없어?


여태껏 입을 막은 탓에 듣지 못했던 비명들이 아쉽다는 듯 금세 손이 방금 뜯어낸 척추 밑으로 향한다. 아니지, 다음은 갈비뼈로 해볼까? 길어서 뜯어내기도 쉽고, 단조로운 행위지만 꽤 보는 일품은 있었다. 프리스크는 갈비뼈를 모두 뜯어서, 그 틈에 솜을 가득 채워 넣은 순간을 떠올린다.


- ···대체 왜, 이러는,


6번 갈비뼈.


- 아아, 아···!! 허윽, 프, 리스크···!


인간은 유난히 저 목소리를 좋아했다. 늘상 거짓된 웃음을 입에 칭칭 동여맨채로 어깨나 으쓱거리던 자가. 끓어오르는 증오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절망을 우걱우걱 삼키고, 시시한 개그나 내던지는 괴물이. 저렇게나 경멸스럽고 비탄스러운 음성으로 저를 절규한다. 사랑스럽다.


- 예쁘다.


고통을 따라 반사적으로 버둥거리는 몸뚱아리를 바라보던 프리스크가, 턱을 괸 채로 중얼거렸다. 뒤이어 무서울 정도로 잔잔한 노래를 흥얼거리며 물 밖에 내던져진 물고기처럼 덜덜 떨어대는 해골의 앞에 주그려 앉았다.


- 그거 알아? 대체 왜 이러냐는 질문, 천번도 더 받아봤어. 정확히는 오백 번쯤부터는 세기가 귀찮아졌지만.


아무튼 그 언저리는 되지 않을까? 라고 덧붙이는 그의 손가락이 식은 땀을 흘리는 하얀 골을 문질거렸다.


- 대답은 한 이백 번 정도 해준 것 같아, 내가 제대로 셈했다면.

- ···이번엔 당첨이네. 축하해, 샌즈.


어차피 곧 잊어버릴 것을 알면서도 구태여 답을 해주는 이유는 간단했다. 이 말을 들은 해골의 표정이 사색이 되어, 아연실색을 하며 그딴 개소리는 집어 치우라고 할 그 비명이 퍽 즐거운 구경거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네가 특이해서 그랬어.

- 은근히 경계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실실 웃는다던가. 사실 내가 하는 일들을 진작 막았을 수도 있을텐데,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기다리다가······그 끝에 내몰려서야 억지로 떠밀려나와 심판하는 겁쟁이 같은 자세라던가.

- 처음엔 물어봤거든. 그 다음엔 친해져보고.

- 조금 강제적이긴 했어도, 서로 사랑한 순간 또한 있었어. 그땐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성인을 연기하느라 꽤 애를 먹었지만.

- ······모르겠더라, 네가 왜 '그런' 괴물인지.


그 순간, 해골은 실소를 터트렸다. 이미 목청이 나가버려 쉰 목소리로 끅끅대는 수준이였으로, 그게 비웃는 용도인지 아니면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는 것을 표출하려 한 건지에 대해 프리스크는 이해하지 못했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그의 의지를 충만하게 한다.


- 이렇게 널 해부하다 보면 언젠가는 알게 되리라고 생각해. 어쩌면, 언젠가는 널 진심으로 사랑할지도 몰라.


···아니, 이미 사랑하는 걸까? 프리스크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다, 아무렴 어떠냐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해부를 이어나가기에 적합한 연장들을 찾아 걸음을 내딛는다.

자리에 덩그러니 남은 해만이 부들거리며 엉망이 된 몸을 뒤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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