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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위가 차라 꿈 꾸는 글모바일에서 작성

언갤러(1.238) 2025.01.18 22:55:43
조회 327 추천 5 댓글 5

 아까 프리스크 떨어진 이유 어쩌구 한 양반임. 히히 써봐야지! 하고 막상 쓰기 시작하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지고 생각보다 많이 우울함 야호…? 그래서 환기 시킬 겸 다른 글 써야겠다고 하고 짧게 끄적인 거 올려봄 근데 대충 썼고 나 글 되게 못씀 기대는 ㄴㄴ

 차라 캐해는… 몰라 나는 차라 나레이터 설 믿는 파라 원래는 그렇게 사이코 같은 성격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해 그냥 인간들이 너무너무 싫었고, 다시 살고 싶었는데 괴물들 죽이면서 힘을 얻어가니까 그렇게 바뀌어 간 거 아닐까 싶음. 그래서 조금 짓궂은 아이처럼 묘사되어 있으니까 염두에 두고 읽어줘요



 나는 눈을 떴다. 황금꽃들이, 눈부시게 반짝거리고 있는 곳이었다. 나의 세이브 포인트였다. 그리고 그곳에, 황금꽃보다 더 빛나는 아이가 서있었다. 나는 단박에 그 아이를 알아볼 수 있었다.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었던 그 아이.

 매일 같이 울먹이며 속삭였던 그 이름.

 그 이름을 내지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는 지금 꽃이다. 엄마도, 아빠도 날 알아보지 못하는데, 그 아이라고 알아보겠어. 내가 포기한 그 순간, 아이가 뒤를 돌아 나를 보았다.


“아스리엘! 거기 서서 뭐해, 바보야!”


 내가 손을 내려다봤다. 복실복실한 털로 뒤덮인, ‘진짜’ 내 손이었다. 나는 단숨에 뛰어가 아이를 안았다. 그 애가 또 사라지기 전에, 먼저 잡고 놓치지 않고 싶었다.


“차라, 보고 싶었어.”


 내가 차라를 꼭 끌어안고 말했다. 차라가 깔깔 웃었다.


“이 울보야, 또 울어?”


 차라는 나를 놀리면서도, 작은 손으로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어릴 적의 어느 날처럼, 차라의 어깨에 파묻혀 소리내어 울었다. 그동안 얼마나 그리워했는데, 내가 얼마나 많이 후회했는데. 그때 그냥 인간들을 죽여버릴 걸, 아니, 그 때 애초부터 그 계획을 못하게 할걸, 얼마나 많은 날들을 차라를 잃은 공허함 속에서 살아왔던가. 


“ 왜 이제야 온 거야. 내가 널 얼마나 보고 싶어했는데. 네가, 딱 한 번이라도 내 꿈에 나오길 얼마나 간절히 바랬는데…”


“…미안해, 아스리엘. 내가 너무 늦게 왔어.”


“나쁜 차라… 네 옷에, 콧물 묻힐 거야.”


 내가 차라에게 속삭였다. 차라가 피식 웃으면서 나를 토닥였다.


“더러워 이 바보야.”


 나는 행여나 놓칠까, 한 손으론 차라의 손을 꼭 잡은 채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곤 차라를 노려봤다.


“왜 그랬어!… 그냥, 그냥 계속 지하에서 살았어도 됐잖아… 아님, 그 다음에 떨어진 인간을 죽였어도 됐잖아… 왜 네가 죽은 거야?”


“너야 말로 왜 그랬어, 내가 인간들 죽이려고 할 때 안 막았으면, 아니 적어도, 공격에 대해 방어라도 했으면, 그랬으면 너라도 살았을 텐데.”


 차라는 한마디도 지지 않고 받아쳤다. 나는 말없이 차라를 쳐다봤다. 넌 늘 그런 식이야. 네멋대로, 네 마음대로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맨날 난 바보 취급하고. 


“… 결국 새 인간이 떨어졌어도 넌 못죽였을 거야. 너만 그래? 토리엘도, 아스고어도, 우리가 살아있었다면 인간은 못 죽였을 거야.”


차라가 날 약간은 안쓰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너희가, 지상으로 나가길 원했어. 나 같은 거 없이도 잘 살아왔던 너희니까, 그리고 날 사랑해주신 엄마 아빠, 그리고 너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으니까…”


 나는 다시 울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차라와 맞잡은 손만 빤히 쳐다봤다. 눈물을 참다보니 눈이 아파왔다. 그렇게 참았는데도, 결국 눈물이 우리의 손 위로 투둑 떨어졌다. 


“네가 없는데, 지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 난 애초에 지하에서 나고 자랐어, 태양 같은 거, 안봐도 돼. 그냥… 그냥, 네가 있는 곳이면 그곳이 내겐 낙원이고, 네가 없는 곳은 내겐 지옥이야… 그게 지상이든, 지하든.”


 아마도, 내가 감정을 못느꼈던 건, 차라가 없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차라가 있으니 이렇게 많은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밀려오는데. 기쁨도, 그리움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도, 그리고 사랑도 이렇게 분명히 느껴지는데.


“…네가 없으면 안돼, 차라. 할 수만 있다면, 그날로 되돌아가서, 네 계획을 막고 싶어. 제발, 내 옆에 있어… 그냥, 네가 늙어죽어도 좋으니까 나랑 평생 같이 있어줘.”


 차라는 내 눈물을 닦아줬다.


“나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건 여전하네. 차라리 같이 죽어서 다행이야. 알피스가 널 다시 살린 건 유감이지만…”


 갑자기 불안감이 들었다. 이렇게, 또다시 제멋대로, 날 떠나버릴 것 같은 불안감. 방금 평생 같이 있어달라고 애원했는데도, 그때처럼 들은 척도 안하고 뒤돌아 사라질 것만 같았다.


“차라, 잠깐…”


“아스리엘. 그래도, 살아야지. 넌 살아났잖아. 네가 프리스크를 유도해서, 우리의 목표를 이뤄냈잖아. 모두가 태양을 보는 것.”


“뭐? 아니, 아니야. 그거, 내가 신이 되려고, 꽃의 모습이 지겨워서, 내 모습이나 되찾으려고 그런거야. 나 엄청 나쁜 의도로 그랬어.”


 차라가 생긋 웃었다.


“우우와, 아스리엘 어엄청 나쁜 녀석이었네. 나보다도 더 나쁜 녀석이었잖아?”


“…놀리지마, 진짜야.”


 차라가 다시 깔깔 웃었다. 웃음이 멈춘 뒤에, 차라는 나를 다시 안아주었다. 황금꽃의 향기가 코끝을 계속 간지럽혔다. 부드러운 머리가 바람에 산들거릴 때마다, 내 피부를… 


아니.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 분명 차라가 날 안아주고 있는데도, 차라의 온기도, 어떤 감촉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아이가 점점, 내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내 몫까지 살아줘, 아스리엘.”




“차라…!”


 내가 다시 눈을 뜬 건, 황금꽃들이 눈 부시게 빛나는 곳이었다. 차라와 내가 만난 곳. 그리고 차라의 시체가 묻힌 곳. 나를 안아주고, 달래준 그 아이는 이제 이 밑 어디선가 벌레들에게 먹히고, 썩어 문들어져, 실실 웃고 다니는 그 짜증나는 녀석들처럼 됐겠지.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더 끔찍한 모습일지도 몰라.

 나는 다시 내 손을 내려다봤다. 아니, 정확히는 손을 내려다보려고 했지만 내 눈에 들어온 건 잎사귀 뿐이었다. 어이 없는 상황에 그저 실없이 웃음만 새어나왔다. 꽃은, 눈물조차 흘릴 수가 없어 그저 웃을 뿐이었다.


 그 순간에, 어디선가 황금꽃 향이 났다. 아니, 그냥 주변에서 나는 그런 황금꽃의 향기가 아니라, 조금 더 특별한, 그런 향기였다. 뭔가 더 그립고, 더 애절해지는 향이었다. 


‘또보자, 플라위.’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내게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어느 외로운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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