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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위가 폐륜하는 글.

웡웅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13 20:32:20
조회 613 추천 12 댓글 14





플라위가 토리엘 죽이는 주제랑 죽인 후에 반응이랑 두 주제를 합쳤음
단편적으로 장면만 써낸거라 시1발이게뭐지? 싶을 수 있는데 정상이야

약 2800자, 가볍게 쓴거라 한 40여분에서 1시간 사이쯤 걸린 듯
퇴고 안함, 오타 있을수도 있음


마음에 안 들긴 한데 일단 나중에 보고 그래도 거지같다 싶으면 새로 쓸지도 모르겠다 ㅇㅇ








*


통각이 마비될 정도로 저미는 고통이 온 몸을 전류처럼 타고 흐른다. 분명 살덩이랄 것도 존재하지 않을텐데. 플라위는 문득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각이 자기 자신의 것이 맞는지조차 아득해졌다. 맨 살갗이 화끈거리다 못해 미칠 듯 쓰리다. 아프다. 금방이라도 정신을 놓아버릴 것 같아서. 그게.

더 이상 스스로 살 가치가 없다는 생각조차 하얗게 번져 형체를 잃는다. 아파. 아파. 아파요. 머리를 감싸쥐려 잎사귀를 뻗댔으나, 이미 팔이라고 부르기도 아까울 줄기만이 나풀거리며 붉은 액체 사이를 휘젓는다. 지하의 중심부가 이리도 뜨겁고 아플 줄 누가 알았겠는가. 플라위는 한 순간에 끝나리라 믿었던 명줄이 거머리마냥 계속 늘어지자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아직 해보지 못한 일이 많았는데. 작별 인사를 하지도 못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이렇게 아프고 힘들 일이였으면.


—살고 싶어.


그 생각이 머릿속에 치밀자 반쯤 타들어간 몸뚱아리가, 꽃잎이 볼품없이 팔락거리며 몸부림치기 시작한다. 살고 싶어. 살아남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여기서 이렇게 죽고 싶진 않아. 그 의지가 단단해질수록 절박하게 비명을 지른다. 찢어진 성대에서 맥없이 소리가 흘러, 붉은 용암을 타고— 끝내 열기에 파묻혀 분사한다.


다시.
한번만 더.

한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고 하면, 나는.


세상이 뒤틀린다.
작은 꽃의 절규가 신에게 닿았다.


/


······

·········
············?

황금꽃 무더기에서— 조그마한 노란 꽃 하나가 머리를 급하게 치켜든다. 꿈이였나? 그렇다기엔 온 몸에 남은 고통이 지나치게 생경했다. 작은 이파리로 줄기를 만지작거리자 채 남은 화끈거림이 느껴진다. 꿈이 아니다. 그렇다면···.


내 기도가 이루어졌구나.


플라위는 눈을 깜빡거리다, 다시 감았다가, 다시금 조용히 고개를 들어 주위의 꽃들을 바라본다. 순간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자기 자신이 우스워졌다. 꽃은 웃고 또 웃는다. 너무 웃기다. 멈출 수가 없다. 눈물이 얼굴을 따라 흐른다. 안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한낱 간질거림인지, 살의인지, 다른 무언가인지 구분할 수 조차 없었다. 이렇게나 멍청할수가.

그렇게 한참 동안 꽃을 쥐어 뜯으며 낄낄거리던 플라위를 그녀가 발견한 건 우연이였다. 폐허를 관리하는 늙고 노쇠한 염소 괴물. 눈물을 흘리며 광기 어린 웃음을 넘치게 토해내던 꽃을 본 그녀는, 당황한 눈빛으로 축 늘어진 가지와 이파리를 들어 올리며 괜찮냐고 연신 걱정스런 말들을 건넸다. 플라위는 고개를 살짝 치켜들어 그녀와 눈을 마주한다. 여전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귀머거리가 된 기분. 그건 결코 유쾌하다고는 할 수 없는 기분이였다.

그럼, 그 날카로운 가시들을 가득 뻗댄 줄기가 정확히 그녀의 심장부를 향한 건. 그건 우연이였을까? 정확히 어딜 찔러야 죽음을 맞이할지, 한 번에 방심한 괴물을 끝낼 수 있을지를 완벽하게 계산한 공격이였다. 아주 오랫동안 고민해온 흔적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 우둔한 덩치가 바닥에 스러져 천천히 먼지로 바스라지는 동안— 플라위는 표정에 남은 웃음기를 지우려 부던히도 노력해야 했다. 아니, 애당초 그럴 필요가 있던가?

잘게 떨리던 잎사귀가 먼지 위를 쓰담듯 어루만진다. 스멀거리며 터져나오는 희열감과, 자기 자신이 아닌 듯한 기분. 플라위는 다시금 폭소하며 얼굴을 감싸 쥐었다. 이젠 눈물조차 흐르지 않는다. 정신이 나갔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순간이 있다면 바로 지금이리라. 제 어미의 유해가 한때 손이였던 이파리 위에 가지런히 올려져 있는데. 그러니까.


그 여자를 죽였어. 내가. 이렇게나 무참하게. 이렇게나,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아.


환멸감이 구더기처럼 온 몸을 야금야금 갉아 먹는 기분이다. 잠시나마 아찔해진 뇌리를 팽팽 돌고 있던 건 도파민이였나? 오랜만에 느낀 행복감은 완전히 농익어 물러 터진 과실을 입에 거칠게 욱여 넣는 기분이였다. 너무 달아서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아. 그녀가 죽어가며 내뱉었던 탄성과, 덜덜 떨리던 손과, 줄기 끝에서 묻어나오는 그 뭉툭한 감각이 천천히 머릿 속에서 필름처럼 굴러간다. 그런 반응은 처음이였어. 상대가 악에 받쳐 내질렀던 그 짧은 비명만이 머릿속에 남아 메아리친다. 플라위는 마침내, 자신이 한낱 귀머거리 따위가 아니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그건 몇 번째 시간선이였을까.

쓰러진 몸뚱아리를 바라보며 꽃이 조소를 터트린다. 한껏 고양된 음성이 허공을 끼긱거리며 긁어내렸다. 그 앞에 쓰러진 몸뚱아리가 움찔거리며 단어가 되지 못한 낱말들을 툭툭 내뱉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위는 그 말을 정확하게 알아 들었다.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거니.


- 하하— 정말 모르는거야?


꽃의 얼굴이 보기 좋게 일그러지다, 이내 잊어버린 누군가의 얼굴을 흉내낸다.


- 엄마, 아빠! 저예요. 아스리엘! 당신네들의 가장 소중한 아들.


그들이 넋이 나간듯한 표정이 한때 자신의 자식이였던 꽃을 향한다.


- 왜 날 죽어가게 내버려뒀어요? 왜 내가 싸늘한 주검이 될때까지 찾지 않았어요?


영혼을 차곡차곡 뜯어낼때보다 훨씬 자극적인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들을 응시하며, 플라위는 깔깔거렸다. 먼지가 가득 들러붙어 칙칙해진 줄기 끝이 순식간에 영혼 한 가운데를 꿰뚫는다. 익숙한 파열음이 뒤를 잇는다.

꽃은 웃었다.


- 하··· 하하, 그러게. 진작에 구했어야지.


멍청이들. 세상에 둘도 없는 멍청이들이라고 중얼거리며 노란 꽃은 땅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지독하게 말라 비틀어진 사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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