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관절기 알지도 못하는 놈들이 날 깐다' 이런 소리하는 건 그러려니 했음.

업계 내부인들이 업알못 시전하는 거야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워낙에 흔해서... 당장 앰브로스만 해도 이번에 업알못 드립쳤고.

로만 레인즈 부자 드립도 뭐 딱히 문제 될 내용은 아녔다고 생각함.

"지금 회사는 회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고, 팬들은 팬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좋은 현상이다. 팬들이 원하는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듯, 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회사는 회사가 원하는 일을 할 것이고, 팬들은 팬들이 원하는 일을 할 것이다. 그리고 최후에 가서 부자가 될 자는 바로 나다."

인터뷰 내용 옮긴 거임. 출처느,ㄴ 뉴스레터. 

저 내용만 보면 걍 '팬들에겐 돈을 지불한 만큼 마음대로 행동할 권리가 있고, 회사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향대로 나아갈 권한이 있고, 이 업계에 일하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한 나는 결국에 부자가 될 것이다'

뭐 이런 소리인데, 저걸 꼭 '니들이 날 욕하든 말든 결국에 부자가 될 건 나다' 뭐 이런 식으로 받아들일 이유는 있을까 좀 의문이네.

근데 그걸 떠나서 인터뷰에서 말은 별로 못 하는 거 같음.

트리플 H, 커트 앵글, 크리스 제리코, CM 펑크 전부 다 인터뷰에서 자기 PR을 참 잘했음.

단순히 말을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청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법을 알고 있었음.

존 시나도 예전에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음. 자신을 만나면 죽여버리겠다고 떠드는 매니아 팬들이 많지만, 그들과 일 대 일로 만나서 대화를 해보면, 그들은 5분도 안 돼서 '그거 알아요? 난 여전히 당신이 싫지만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에요' 이렇게 말한다고. 항상 그래왔다고. 저런 것도 화술의 일부일 텐데 로만 레인즈는 그런 재주가 없는 듯. 물론 믹 폴리 같은 이들도 로만 레인즈의 인성에 대해 호평을 했으니, 화술이 화려하진 못해도, 로만 레인즈를 실제로 만나면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을 확률도 있지만.

예전에 생각했던 거지만, 로만 레인즈가 '나를 존 시나랑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내가 존 시나보다 운동 신경도 좋고 잘생겼음' 뭐 이런 식으로 얘기한 적이 있음. 그냥 저때 인터뷰에서 '존 시나는 지난 10년 동안 업계의 가장 큰 스타였으니 우리 모두가 그의 비교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 목적은 제 2의 존 시나가 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팬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존 시나를 포용하면서 자기 자신도 띄우는 식으로 말을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음. 자기 캐릭터엔 안 어울리지 몰라도.

커트 앵글 같은 경우엔 예전에 트위터 해킹 드립친 다음에 어떤 라디오 쇼에 나와서 그걸 해명했는데, 그때 해명이 워낙에 논리적으로 맞아떨어져서 그걸 들은 나 같은 경우엔 '정말 다 그냥 해프닝이었나?' 라고 생각할 정도였음. 물론 몇 달 뒤에 다시 인터뷰에서 '잭 스웨거와 랜디가 내 기술을 쓴 건 무례한 일이다' 이런 소리한 거 보면 걍 구라 같지만...

이와 다른 의미에서 인터뷰에서 말을 참 재밌게 하는 선수가 랜디 오튼임. 세그먼트에선 지루하다고 평가를 듣는데,  라디오 쇼만 나가면 존나 막 말을 많이 하거든. 레매 27 시즌 때 락이 빈스한테 자기 뒷담을 깠다는 얘기부터 켈리 켈리 따먹은 선수가 내가 아는 것만 열 명이라고 폭로(?)하기까지 하고, 결국에 나중엔 켈리 켈리한테 직접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도 하고. 

저 성격을 스토리 라인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