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달 간 트리플 H 패션을 보면, 예전처럼 타이를 매는 대신에 걍 앞섶을 풀어헤치고 나옴.

예전까지의 모습이 비지니스 맨이었다면, 저런 패션은 어째서인지 '산전수전 다 겪은 마피아 두목' 같은 느낌을 줌. 한국 영화로 치면 신세계에 나올 듯한 큰 형님.

반면에 앰브로스는 완전히 캐쥬얼한 패션을 지향함. 건방지다면 건방지다는 의상을 주는....

둘 다 모범생 같은 패션이라기 보다는 야성적인 느낌을 주는데, 둘이 전혀 반대의 모습이라는 게 참 재밌는 거 같음.

한 명, 트리플 H는 업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고, 믹 폴리, 언더테이커, 숀 마이클스 같은 선수들과 피비린내나는 혈전을 다 겪어서, 이 업계의 잔혹함을 모두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그 잔혹함을 잘 아는 베테랑이라면

다른 한 명, 딘 앰브로스는 아직 젊고, 세상에 피비린내를 맡아본 거 같지 않은 거 같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패기를 갖고 당돌하고 대담하고 공격적이게 될 수 있는 뭐 그런 기질을 갖고 있는...

한 명은 경험을 통해서 잔혹함을 알고 있는 노장이라면, 다른 한 명은 본능적으로 그 잔혹함을 지향하는 신예?

내가 쓴 수식어들이 좀 오글거리긴 하지만, 캐릭터랑 대립 구도 자체는 딱 둘이 어울리지 않을까.

둘이 붙으면 단순히 권력층 vs 반항아 이런 이미지인 게 아닐 거 같음. 트리플 H 본인 자체가 업계에서 산전 수전을 다 겪었고, 레슬링 캐릭터로 봤을 때 백전노장이자 가장 잔혹한 싸움꾼이었으니까.

펑크 vs 로러나이터스가 반항아 vs 무능한 얼간이 화이트 칼라 대립이었을 때 걍 별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는데

앰브로스 vs 삼치는 한 쪽이 광기에 가득 찬 반항아라면, 다른 한 쪽도 '싸움이라면 지겹게 해봤고, 잔악무도한 짓도 누구한테 밀리지 않게 해본' 왕년의 끝판왕이니까 좀 재밌을 듯.

둘이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의외의 공통점이 있다는 점에서 더 재밌지 않을까.

사실 사람들이 넥스트 빅 띵으로 점찍어진 로만 vs 삼치 대립을 더 예상할 거 같은데 이건 대체 어떻게 진행될지 감이 안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