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장면에서 레스너가 테이커에게 쳐맞고도 썩소 짓는 거 보고 갑자기 괴물 포스 내면서 테이커 역관광시킬 줄 알았다.. 현실은 걍 쭉 털림)

우선 이번 RAW 엔딩, 몇주 전에 WWE 구성원 대부분이 뛰쳐나올 정도로 둘이 존나 크게 싸웠는데 이번에 링 사이드에 안전요원 대다수를 배치하던가 하는 연출이 없는 것부터가 개연성이 존나게 떨어지고

지들 딴엔 그래도 악역 포지션에 가까운 레스너를 고향에서 대놓고 선역 분위기로 밀어주면서 거만의 극에 다다랐을 때 언더테이커가 정의구현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었던 거면 존나 병신같은 판단미스였던 거고

안 그래도 헤이먼이 로우 블로 언급했는데 거기다 로우 블로 한 번 더 먹임으로서 아예 레스너를 선역에 가깝게, 테이커를 악역에 가깝에 배치하려는 생각이었다면 서머슬램에서 레스너가 이겨야 아귀가 맞는 전개가 됨

2004년 2주간 잠깐 턴힐 했을 때 제외하고(심지어 이 때도 악역인데 찌질한 면모는 전혀 없었고) 13년을 연속으로 선역으로 살아온 테이커를 악역 이미지에 가깝게 만들었다는 거 자체가 테이커 본인의 이미지를 내려놓으면서까지 레스너에게 끝판왕 이미지 완벽히 계승하겠단 이유 아니고서는 설득이 안 되지

서머슬램 직전에 언더독마냥 테이커에게 쳐발린 레스너가 서머슬램에서도 발리면 그건 걍 레스너의 포스를 의도적으로 죽이겠다는 의미로밖에 안보이니까

테이커의 이미지 쇄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래를 내다봤을 때 테이커보다는 레스너의 이미지 유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봄

테이커는 아무리 무너져도 이미 쌓여온 리스펙트+그 무너진 이미지를 충분히 무시할 수 있는 뚜렷한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레매 32에서 시나를 붙이든, 스팅을 붙이든 그들과 상대할 때 비빌 이미지에 레스너에게 또 한 번의 패배가 생각만큼 엄청난 타격까진 오지 않겠지만

레스너가 이번에 테이커에게 무너지면 레매 30에서 테이커 연승끊고 섬슬 2014에서 시나 원사이드로 잡아버리면서 기껏 쌓아 온 끝판왕 이미지를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꼴이니까

지금 상황에서 레스너에게 클린핀 얻어 낼 현역이 보이지 않는다지만 오웬스가 됐건, 로똥이 됐건, 새로운 누군가가 됐건 차라리 1년 뒤 내다봐도 아끼는 게 훨씬 낫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