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매니아 19 비하인드 더 신 - 오스틴 편 다시 보는 중인데

나레이션에서 먼저 2003년 복귀한 더 락을 소개하면서 "많은 이들이 <왜 돌아왔어? 그럴 필요없잖아> 란 질문을 많이 하더군. 하지만 이건 돈 문제가 아니야. 내 열정이었다구." 라면서

레슬링과 영화 양쪽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락의 스타다운 모습을 조명한 반면

오스틴은 맨첨에 "락의 인기는 오스틴에 미치진 못했지" 라는 빈스 맥맨의 인터뷰를 보여주면서 오스틴도 비슷하게 가는건가 싶었는데

갑자기 2002년 통보없이 회사를 떠난 것과 데브라와의 이혼 등으로 악재를 겪은 걸 보여주더니 

레슬매니아 19를 앞두고 락커룸 벽에서 쓸쓸이 있는 장면, 그리고 오웬 하트의 파일드라이버 후유증을 보여주면서 두 사람의 현 처지를 완전히 대비시킴 ㅠㅠ 

그나마 도사님이랑 포옹하는 장면 보여주는데 그것도 친구 사이의 포옹이 아니라 그냥 몰락한 스타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좀 뭔가 짠해보임

뭐랄까 혼자 권력을 잃어버린 뒤 간간히 명맥만 유지하는 노인네라고 해야하나... 존나 불쌍

제일 슬픈 부분이

<레슬매니아 19가 그의 마지막 경기가 될 것임을 그 누구에게도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라는 나레이션이 나오더니 찬돌성님 왈

"사실 누가 신경쓰겠어? (그런 이야기에)아무도 슬퍼하지 않아. '야, 들었어? 찬돌성님 마지막 경기래' 해봐야 이건 엔터테이먼트야. <레슬링>이란 기계가 있는데 이 기계를 돌리는 연료들이 다 사용되면 그냥 빼버리고 그곳에 새로운 연료를 넣는 형태야. 그러면 기계는 계속 잘 돌아가는거라구"

씁쓸...

맞는 말인게 종목을 떠나 안타깝게 커리어 마감하는 레전드들은 많지만 결국 팬들이 이들을 댓글창 폭발시키면서 동정하거나 그들을 몰락시킨 주범들을 욕해주는 것도 하루 이틀이고 어쩌다 가끔 재조명해줄 뿐이지. 

당사자의 팬들이나 친구들 역시 모두 생업에 쫓기다보면 자연스럽게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결국 잊혀지는 거지

이런 부분에서 굳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담담하게 자신의 몰락을 받아들이는 오스틴의 인터뷰였는데 안타깝긴 하더라

가끔 찬돌성님 복귀하라ㅠ 원 모어 매치 해주세요 ㅠ 이러는 글 볼 때마다 난 무조건 반대의견을 내는 이유가 이 때문임.

숀 마이클스나 릭 플레어, 에지와 같은 화려한 은퇴도 멋있지만 자신의 자리를 치운 뒤 빈 손으로 깨끗하게 물러난 찬돌성님 은퇴는 뭔가 지켜주고 싶은(?), 깨고 싶지 않는 완벽한 스토리의 결말이었다고 생각

언더테이커 형님은 어떻게 떠나실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