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장시작하게 된 계기가 좀 이상함ㅋㅋ

교양수업때 어떤 여성분이 화장도 안한 수수한 모습이 너무 예뻐서 내가 끈질기게 쫒아다니며 고백해서 간신히 사겼음
항상 머리는 바짝 묶고다니고 립밤만 바르고 바지 외에 다른 하의를 입은 모습을 본적이 없었음ㅋㅋ 여튼 하는짓도 귀엽고 내 이상형이니까 마냥 좋았지

하지만 사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꾸민 여자친구의 모습이 궁금해지더라ㅋㅋ내 욕심이긴 하지ㅋㅋ
솔직히 갓 스무살 여자친구가 색조화장도 하고 원피스나 치마입은 모습 보고싶은게 잘못된건 아니잖아?

어쨌든 여자친구한테 꾸미면 더 예쁠 것 같다고 말로도 몇번하고, 오프라인 매장도 같이 다니고 했는데 끝까지 진전이 없더라
최대한 여자친구를 존중해주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할 방법을 궁리했음

그래서 고안해낸게 서로 화장해주고 놀면서 칭찬해주면 자연스럽게 꾸미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바로 화장품 검색해서 공부하고 종류별로 인터넷 주문까지 했음

그렇게 텔에서 장난치면서 놀다가 자연스럽게 주제를 바꿔서 화장품을 꺼내보려고 했는데, 막상 상황이 닥치니까 갑자기 내가 화장품꾸러미를 가방에서 꺼내는 상황자체가 이상하다고 느꼈고 스스로도 미친놈 같아보이는거야

그냥 그렇게 계획은 무산되고 화장품은 구석 어딘가에 방치되어 많은 시간이 흘렀음

한적했던 날이었는데 문득 그때 사두었던 화장품이 생각나는거야
아직 잘 있나 찾아서 꺼내봤음
이게 그렇게 못할 짓인가? 하는 생각에 거울앞에서 파운데이션을 쭉 짜서 얼굴에 한번 발라봤음
처음엔 무슨 갸루같은 느낌나서 혼자서 쳐 웃다가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마인드로 유튜브 보면서 따라해봤거든?

호기심에 시작한게 조금씩 진지해지더니 꽤 괜찮은 결과물이 나온거야
한참 거울을 보면서 감상에 빠졌고, 여자친구가 페미닌하게 꾸몄으면 하는 욕구를 내 스스로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며칠을 고민하다 가발부터 치마 원피스 속옷 등등 전부 주문해버렸음

처음 여자옷을 몸에 둘렀을 때 뇌가 도파민에 녹는 느낌이었음
내 이상형을 흉내낸 나는 그 순간만큼은 정신까지 여자가 되는 기분이었음
아랫배가 살짝 뻐근해서 치마를 들춰보니 쥬지가 탕후루가 되어버렸음
그 알 수없는 배덕감과 꼴림의 오묘한 조합에 여자 신음을 흉내내며 그 자리에서 인생 처음으로 삼연딸을 쳐버렸음
얼마나 흥분했으면 현타도 안오더라

정신차리고나서 생각해봤는데, 이성적으로 이 짓은 앞으로의 내 인생을 위해서 그만 두는게 맞다고 판단돼서 싹다 중고나라로 팔아버리고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근데 너희들도 알다시피 그 엄청난 도파민을 경험해보고 단숨에 끊어버린다는게 쉽지않잖아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더 가꾸고 여장에 발도 들이지 못할만큼 근육도 키우고 여자친구도 계속 만나고있어

여장남자가 좋은것도 남자가 좋은 것도 아닌데
그때의 내 모습이 생각나면 여길 가끔 들리게 된다
이래서 경험이 무섭다고 하는건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