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여장에 관심은 있었는데, 관심만 있고

스스로 너무 재능이 없어서, '아...난 여장같은거 했다가는 분명 나 자신과 여러명의 안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길거야' 하고

그냥 헛된 희망으로만 남겨두고 있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은건지, 더 늙어서 후회하기 전에 눈갱이라도 한번 해보자고 생각한건지

결국 가발사고 화장품 잔뜩 사서 여장 해버렸다.

그리고 다른 커뮤에다가 얼굴 가리고 눈만올려서 인증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던거야.

그래서 신이 나서, 며칠 뒤에 좀 더 많이 올려봤어, 자세도 여러가지 잡아보고, 화장도 살짝 바꿔보고 해서

근데 저번과는 다르게 눈이 사납다는 말만 계속 달리더라고

뭐, 저번이 운이 좋았을 뿐이고, 어짜피 본판이 쓰레기니까 욕 안먹는것만 해도 다행이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

근데 어떤새끼가 조빈닮았다고 하더라.

응, 노라조에 그 조빈.

조빈씨한테는 존나 미안한데, 물론 평소 이미지가 그래서 그렇지 나름 잘생긴 본판이라는거 인정해.

근데 여장한거잖아 나.

처음에는 무슨 악질적인 장난인줄 알고 그냥 웃어넘기면서, 그래도 조빈닮았다고하는건 좀 심하지 않냐고 했는데

존나 진지 정색빨고 진지하게 조빈닮았다고 하더라.

욕하는 투도 아니고, 비난하는 투도 아니고, 조빈 닮았다는게 정말 확고부동한 우주적 진리인것처럼.

게다가 그새끼랑 생면부지인것도 아니고, 친하진 않지만 어쨌든 몇번 말 주고받고한 사이인데.

뭐 인터넷에서 말 한두마디 주고받았다고 서로 아랫도리 벗고 좆펜싱할것도 아니지만서도

나름 이성적이고 사람답게 대화를 주고받고 하던 새끼가 갑자기 '니 여장 조빈닮음'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눈물이 핑 돌더라.

그래서 그때부터 여장할 생각 싹 사라지고 찌질찌질대고 있는데...

써놓고도 내가 뭘 씨부린건지 모르겠네.

그 커뮤에서도 옂갤러 1명 있었는데, 옂갤 와볼생각 없냐고 했었거든

근데 내가 디시에 편견같은거 있어서, 아무리 좋은 갤러리라도 다른 갤에서 유입해서 이상해질까봐

좀 활동하기가 무서웠었어.

옂갤 자주 눈팅하면서 정말 다들 착하구나 하고 생각은 하면서도, 사실 디시에 좀 트라우마 있어서.

정말 미안, 그리고 그 옂갤러가 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 걸어줘서 고마웠어.

사진으로 눈갱해서 정말 미안하고...

미안

아래 눈갱주의니까 안구 소중하면 뒤로가기 눌러

어짜피 곧 지울 글이지만

격려 정말 고마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