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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떠냐 단편 동화다

퍼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3.26 02: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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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그네가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나그네가 언덕길을 오르는데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가 수레를 끌고 있었습니다

 

"여보게, 좀 도와주게나."

 

나그네는 묵묵히 할머니의 수레를 정상까지 끌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다시 길을 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할머니가 나그네의 손에 반지 하나를 쥐여 주었습니다

 

"이 반지는 「소원을 이루는 반지」라네.

단, 한가지 소원 이룰 수 있으니 신중하게 사용하게나."

 

나그네는 신비한 반지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손가락에도 딱 맞았습니다

기분이 좋아서 고개를 들고 할머니를 찾는데

이미 할머니도 수레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그네는 다시 길을 가다 나무 그늘에서 잠시 걸음을 쉬었습니다

시원한 나무 그늘을 보고 한 남자가 나그네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저는 상인인데 이 그늘에서 같이 쉬어도 되겠습니까?"

 

나그네는 자랑을 하고 싶어서 상인과 같이 앉아서 신나게 반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상인의 반응은 시큰둥한데다 갑자기 소나기까지 내려서 나그네는 풀이 죽었습니다

 

"피곤하면 잠시 눈을 붙이세요. 짐은 제가 보고 있겠습니다."

 

상인이 제안하자 나그네는 금방 잠이 들었습니다

나그네가 잠이 들자 상인은 자신의 짐에서 나그네의 반지와 비슷한 반지를 찾았습니다

 

상인은 반지 상인이었는데 사실은 나그네의 반지에 큰 흥미가 있었습니다

나그네의 반지는 상인이 한번도 보지 못한 신기한 반지였습니다

상인은 자신의 반지와 나그네의 반지를 몰래 바꿔치기했습니다

 

날이 개고 나그네와 상인은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나그네는 반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나그네는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이 마을에는 나그네가 좋아하는 아가씨가 살고 있었습니다

「가짜 소원을 이루는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그는 그녀를 찾아갔습니다

 

"이 반지는 「소원을 이루는 반지」야. 하지만 한가지 소원 이룰 수 있어."

 

"헤에, 대단하네."

 

나그네는 반지의 힘으로 아가씨와 결혼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청혼할 용기가 없어서 반지의 힘을 쓰자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소원이 없어."

 

"뭐야, 시시하게. 나라면 소원을. 음."

 

"결혼하자."

 

"역시 소원이라면 돈? 그리고. 음. 뭐라고?"

 

"사랑합니다."

 

아가씨는 나그네의 뺨을 경쾌하게 후려치고 어이가 없다며 돌아갔습니다

나그네는 슬프고 아파서 눈물이 났습니다

하지만 용기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나그네는 끈질기게 아가씨를 따라다니며 청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가씨는 나그네가 소원은 없다면서 청혼을 한 일에 기분이 많이 상했습니다

 

"나와 결혼하는 것이 소원도 아니면서 도대체 왜 이래요."

 

"처음에는 반지의 힘으로 너와 결혼하고 싶다는 소원을 이룰려고 했어.

근데 스스로의 힘으로 청혼을 결심하니까 반지에 빌 소원이 없었어."

 

결국 이 사건으로 아가씨는 결혼을 받아들이고 나그네는 아가씨와 부부가 되었습니다

나그네는 역시 소원을 아끼기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인은 「소원을 이루는 반지」에 빌 소원을 정했습니다

많은 소원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소원은 돈으로도 해결이 가능했습니다

상인은 영원한 삶에는 관심이 없었기에 무한한 돈이라는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상인의 집에 계속 돈과 보물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상인은 빚을 청산하고 장사도 크게 확장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도둑이 들었는지 나그네는 갑자기 빈털터리가 되었습니다

아내가 너무 슬퍼하자 나그네는 「소원을 이루는 반지」 생각이 났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일인데 반지의 힘을 쓰기는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나그네는 반지를 만지작거리다 다시 시작했습니다

용기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상인은 돈을 흥청망청 쓰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열심히 장사를 했지만 어차피 무한한 돈이 있으니까 의욕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갑자기 부자가 된 상인에 대하여 수근거렸고 상인은 그런 사람들과 점점 멀어졌습니다

 

나라에 큰 도둑이 나타났다고 난리가 났지만 나그네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항상 반지를 만지작거리다 다시 시작했습니다

자식을 낳고,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아내가 아프고, 돈을 많이 벌고, 또 도둑이 들고

좋은 일, 나쁜 일, 큰 일, 작은 일

나그네는 「가짜 소원을 이루는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고민을 하다 이윽고 용기를 얻습니다

반지의 힘을 쓰기는 아깝다

스스로의 힘으로 할 수 있다

 

나라에 큰 도둑이 나타났다고 난리가 나자 상인은 의심에 사로잡혔습니다

자신을 제외한 사람은 모두 도둑으로 생각하고 항상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도둑을 경계했습니다

하지만 상인이 역으로 도둑으로 몰려서 감옥에 갇혔습니다

다들 집에 도둑이 드는데 상인의 집에는 도둑이 들지 않고 심지여 점점 돈이 쌓이니 사람들이 의심을 했습니다

감옥에서도 상인은 「소원을 이루는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혼자서 쓸쓸하게 살았습니다

 

 

 

세월은 흐르고

나그네와 아가씨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부부는 많은 일을 겪었지만 소원 한번도 빌지 않았습니다

 

"여보, 이제 「소원을 이루는 반지」에 소원을 빌어야겠어."

 

"헤에, 이제와서 무슨 바람이래요 당신."

 

"더 늦으면 소원을 빌 수가 없어. 당신 아프지 않고 오래 살게 소원을 빌어야겠어."

 

"영감, 한가지 소원 이룰 수 있지요?"

 

"그렇지."

 

"나 혼자서는 살아도 의미가 없어요. 영감님이나 쓰세요."

 

"나도 혼자서는 의미가 없는데. 곤란하네."

 

"뭐에요. 아이들에게나 주세요."

 

"옳거니. 역시 소원을 아끼기 잘했어."

 

 

 

부부는 같은 날 눈을 감았습니다

자식들은 장례식을 치루고 아버지의 반지의 처분을 고민했습니다

 

"큰오빠, 아버지의 반지 어떻게 하지?"

 

"참 소중하게 여기신 이 반지를 우리에게 주시다니."

 

"항상 그 반지를 「소원을 이루는 반지」라고 말하셨지. 형이 많이 아팠을 때도 그 반지를 만지작거리셨지."

 

"작은오빠 사고 났을 때도. 그러고 보면 진짜로 「소원을 이루는 반지」일지도."

 

"역시 이 반지는 받을 수 없어."

 

"맞어, 같이 묻어드리자 형."

 

"그래 오빠."

 

그렇게 「가짜 소원을 이루는 반지」는 부부와 함께 묻혔습니다

하지만 「진짜 소원을 이루는 반지」보다 「가짜 소원을 이루는 반지」가 많은 소원을 이룬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소원이 아니라 희망이 아닐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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