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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맄느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3.02.26 01:30:49
조회 34 추천 0 댓글 4




여름방학 중의 어느 날.
쿄야는 근처의 쇼핑몰로 외출했다. 특별히 뭔가를 살 예정은 아니었지만, 여기저기 걸어다니며 가게를 구경하던 중에-----.
문득 어떤 여자애가 말을 걸어왔다.

"저기~. 거기에 있는 건, 혹시 시노미야군 아닌가요~?"

돌아보자 산더미 같은 상자가 서 있었다.
아니. 키보다 높은 산더미 같은 상자를 안고 있는 사람-----. 여자애-----.

"메구미?"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 여자애는-----. 같은 GJ부의 부원. 같은 1학년. 같이 부장 때문에 고생하는 동지. 가장 친밀감을 느끼고 있는 여자애.-----아마츠카 메구미였다.
성을 천사라 쓰고 '아마츠카(天使)'라고 읽는 그녀는, 이름 그대로 천사 같은 여자애였다. 너무 깨끗해서 묘한 생각 따위는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이런~, 우연이네요~. 뭐라고 할까요. 이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면, 사막 한가운데서 파출소를 만난 기분이라고 할까요."

산더미 같은 상자 저편에서 메구미는 말했다. 제대로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머리보다 높이 쌓인 상자는 구두나 옷, 전부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좌우의 팔에 각각 종이봉투도 걸려 있었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는 가끔 본다. 현실세계에서는 보는 것은 처음이었ㄷ.ㅏ

"많이 샀구나."

반쯤 질려 하며 쿄야는 말했다.

"아, 네. 사버렸어요. 이런 곳에 오는 건 처음이라~. 가게가 이렇게 많아서. 무심코 너무 많이 사버려서요~."

방긋방긋 웃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처럼 웃는 얼굴로.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저기. 지금 곤란한데요..... 도와줄 수 없을까요?"

"아, 미안. 들어줄게."

자신이 이렇게 배려심이 없는 사람이었는가 하고 깜짝 놀랐다.
상자를 절반 정도-----1미터 정도 받아들자, 겨우 메구미의 얼굴이 보이게 되었다.
학교 교복을 입지 않은 그녀는 약간 신선했다.
레몬색 원피스. 장식이 없는 밀짚모자가 소박한 느낌으로 잘 어울렸다. 발에는 꽃장식이 달린 샌들, 혹은 뮬이라고 불리는 신발. 최근 여동상의 잡지를 보며 공부하고 있는 쿄야였지만, 뮬과 샌들의 차이가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뮬이라는데 500골드 걸기로 했다.

"무신경해서 미안해."

신사답게 메구미에게 먼저 사과햇다.

"엣. 아, 그런 게 아니라-----, 말이죠."

메구미는 눈을 깜빡이더니 말햇다.

"저기.... 나가는 문이 어디죠?"

"엥?"

"길을 잃고 우아아앙이랄까. 그런 느낌이라서요-."

메구미는 혀를 내밀고 말했다. 어쩐지 아까부터 메구미가 묘한 분위기였던 것은, 그녀 나름대로의 쑥스러워하는 방식이라는 걸 쿄야는 겨우 이해했다.

"으음."

쿄야는 빙글 주변을 둘러보았다. 목적지도 없이 돌아다닌 탓에, 쿄야도 자신이 어디 있는지 순간적으로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안내판은 여기저기 있었고, 그렇게 헤맬 정도는-----.

"이쪽일 거야."

앞장서서 걸었다.

"대단해. 대단해요. 시노미야 군, 언니처럼 믿음직해요."

그건 칭찬하는 건지 뭔지 굉장히 미묘했다.

"평소에는 요도가와 씨나 모리 씨가 같이 와주는데요. 오늘은 다들 바뻐서 저 혼자 와봤더니 역시나 헤매버렸어요. 만약 시노미야 군과 만나지 못했다면, 사막 같은 이 장소에서 말라 비틀어져 버렸을지도 몰라요. 흑."

"그렇게 오버할 것까진."

쿄야는 웃었다. 전부터 이야기에 나오는 '요도가와 씨'와 '모리 씨'라는 사람들이 신경 쓰였지만, 질문하는 것은 자제했다. 집사나 메이드 같은 그런 황당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부터 아마츠카 가는 어딘가 유복한 냄새가 났지만, 유복한 것에도 정도가 있다.

"앗-! 저 스톨. 괜찮을지도 몰라요."

나란히 걷고 있던 것도 잠시-----. 메구미는 통로에 늘어선 가게 중 하나로 스윽 들어갔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듯 자연스러웠다.

"이거 언니한테 어울릴 것 같나요? 어때요?"

남자애가 대답하기 힘든 것을 물었다.
결국, 출구에 도착할 때까지는 하루가 걸렸다. 메구미의 쇼핑을 도와주게 되었다. 짐꾼인 쿄야는 양손에 상자를 산처럼 들어, 앞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많이 사도, 메구미는 자신의 물건은 무엇 하나 사지 않았다. 언니인 마오의 물건이나, 이름만 아는 여동생 세이라나, 어머니나 아버지같이, 전부 남에게 주는 물건뿐이었다.
메구미랑 하루를 같이 다니며 알게 된 것이 두 가지나 있다.
그녀는 역시 천사였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굉장한 길치였다는 것이다.


너희가 키보드를 두드리는 동안
누군가는 마시로색 심포니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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