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칙은 황벽이 공부한답시고 행각하는 납자들을 질타하는 내용이다. 황벽 당시에는 마조파나 석두파, 우두파의 선승들이 각지에서 왕성하게 선도를 설하고 있었으며, 한 스승 아래 수천 수백 사람이 수행 지도를 받았다. 불법을 반 푼어치밖에 모르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자신의 견식에 만족해하는 선승들을 황벽은 어리석다고 여겼다.

황벽은 "너희는 모두 술지게미나 먹을 놈들이다. 이렇게 여기저기 쏘다닌다면 세상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살 것"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그대들처럼 안이하게 수행을 한다면 언제 '오늘'의 경계를 깨칠까 하는 말이다. '오늘'은 '바로 지금'이라는 의미이다. 대해탈의 경지이다. 대오철저의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선계가 충실한 당 시대에, 황벽은 행각하는 납자들이 자신의 본분사를 잃어버리고 이리저리 다니며 선사들을 만나 알량한 자신의 경계를 내보이려는 모습에 분개하였다. 또한 "그대들은 대당국에 선사가 없음을 알기나 하는가"라고 했다. 황벽의 눈에는 제방의 납자를 눈뜨게 할 만한 선사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선의 대종장이 무수히 배출된 시대인데도 말이다.

운수들 가운데에는 구도심에 불타는 자가 있었던 모양이다. 황벽에게 정색을 하고 질문한다. "여러 곳에서 무리를 가르치고 대중을 이끄는 이가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은 그럼 무엇입니까?"황벽은 분명히 말해주었다. "선이 없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다만 선사가 없다고 말한 것이다." 선은 천지에 있다. 유정무정이 본래 부처이다. 그런데 이를 깨닫게 해주는 스승이 단 한 사람도 안 보인다는 것이다. 들어서 깨닫는 것이 아니라 수행자 자신이 직접 깨달아야 한다. 스승은 다만 '향상기'를 접하면 '향상사'를 제시할 뿐이다. 그러니 여기저기 다니면서 백 날 물업본들 될 일이 아님을 천명한 것이다.